소비자의 고정관념 속에 답이 있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많은 지식과 경험을 축적해 나간다. 이러한 학습과정 속에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많은 고정관념을 갖게 된다. 사실 인간은 고정관념 덩어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한번 자리를 잡으면 쉽게 바뀌지 않고 이 고정관념에 따라 행동한다는 점이다. 아래 대화를 한번 보자.

 

직장인 A: “요즘 새로운 여자친구를 사귀고 있어. 이화여대 영문과를 나왔고 셋째 딸이야”
직장인 B: “와 정말! 셋째 딸이면 아주 예쁘겠고 영어도 아주 잘하겠네. 그리고 이대를 나왔으니 얼마나 세련됐겠어!”

 

영문과 나오면 모두 영어를 잘할까? 셋째 딸은 다 예쁜가? 이대 출신은 모두 세련됐나? 아마도 사실인 경우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더 많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직장인 B처럼 생각하고 직장인 A를 부러워하지 않을까?

 

제품/서비스 구매 시에도 우리는 고정관념에 따라 태도를 형성하고 행동을 하게 된다. 몇 가지 사례를 함께 보자.

 

- “싼게 비지떡이야! 사면 후회할 걸.”
(너무 싸게 팔면 품질에 의심을 산다. 그리고 고가 시장이 늘 있는 것이 이러한 이유이다.)

 

- “먼저 나왔잖아. 그래서 다른 것보다 좋아!”
(시장의 선점이 이래서 중요하다. 김치냉장고 시장에서 삼성이나 엘지가 딤채의 아성을 못 깨는 이유이다.)

 

- “제품은 괜찮은 것 같은데 못 보던 브랜드네. 살까 말까?”
(처음 나온 브랜드가 오래된 브랜드를 따라 잡기 어려운 이유이다. 알려져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할 때도 많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고정관념들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사실이든 아니든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소비자들이 어떠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여 그 것을 마케팅이나 브랜드 전략 수립 시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때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소비자의 고정관념을 바꾸려고 시도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바보 같은 짓이 막대한 광고 예산을 투여해서 소비자의 인식을 바뀌려는 시도 일 것이다. 아래 몇 가지 사례를 보자. 

 

- “통화품질은 SK Telecom이 최고지”
(사실, 통화품질은 SKT, KTF, LGT 모두 비슷하다. 그러나 소비자의 고정관념 때문에 KTF나 LGT는 ‘통화품질’에서 SKT보다 우위를 가질 수 없다.)

 

- “피자를 배달시키려면 도미노피자에 전화해야지.”
(사실, 피자헛이나 Mr. Pizza도 배달은 한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피자를 배달시킬 때는 도미노 피자를 생각한다.)

 

- “네이버는 지식까지 검색해준데.”
(사실, 다음, 야후, 엠파스 등도 검색 포탈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네이버가 제일 훌륭한 검색서비스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Mr. Pizza가 도미노 피자보다 더 빠르다고 하면 소비자들이 믿을까? 그렇지 않다. 그래서 Mr. Pizza는 소비자들에게 “기름기 뺀 수타 피자”라는 고정관념을 갖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아주 잘하는 마케팅이다.

 

KTF나 LGT도 Mr. Pizza처럼 SKT에 대한 소비자의 고정관념을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다른 고정관념을 갖게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다음, 야후, 엠파스 등도 이미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네이버=지식검색”이란 고정관념을 깰 수가 없다. 이 브랜드들은 네이버와 전혀 다른 고정관념을 만들어 소비자들이 갖도록 해야 한다.

 

< 이 종진, 브랜드퍼블릭 및 brandcareer.com 대표>

 
컨설팅 외에 Brand Management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전국 대학이나 기업 등에서 브랜드전략 강의에 열정을 쏟고 있다. 또한 브랜드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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