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하 하 호 호 예술단

50대 초반쯤 되는 끼가 넘치는 여성 한 분이 단상에 올랐다. 그녀는 분위기를 확 휘어잡는 카리스마도 대단했지만 나근나근한 분위기로 이끌어 가는 솜씨 또한 일품 이였다. 지난 3월 초 보슬비가 내리는 주말 저녁 남산유스호스텔에서 있었던 얼굴경영학과 신입생 환영회 정경(情景)이였다. 하 하 호 호 따라하라 한다. 우리 모두 그렇게 따라했다. 기(氣)가 약하다고 더 목청을 높이란다. 하! 하! 호! 호!

연지곤지 예쁘게 찍고 화사함을 뽐내던 철쭉이 어느새 하나 둘 꽃들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 한 달, 여의도에 있는 회사 앞마당 공원은 그야말로 예쁜이들의 향연 이였다. 누가 말 했던가 ‘꽃은 지기 때문에 아름다운 거라고’ 요즘 조선. 해운업의 구조조정으로 수 만 명의 근로자가 황량한 거리로 내 몰릴 거라는 우울한 보도가 연일 나온다. 지난 주초에 참 사람 좋다는 소리 듣던 사촌 매형이 뇌졸중으로 갑자기 쓰러져 문병을 다녀왔는데 오는 내내 마음이 찹찹하고 무거웠다.

두 달 전에 들었던 그녀의 외침소리가 다시 들리는 것 같다. 하 하 호 호를 빡세게 외치라는. 거기서 그녀가 내 놓은 명함을 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웃음치료사, 사회복지사, 스포츠스태킹코치 그리고 〈하 하 호 호 예술단장〉 참 멋지게 지은 이름이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게다가 ‘하 하’는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호 호’는 위장을 단련시키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부연설명까지 해준다.

웃음과 이웃사촌격인 유머는 무한히 좋은 기분 없이는 생각할 수 없다고 헤겔은 말했다. 인간이 유머정신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아무리 두려워도 삶의 무의미를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삶도 내가 원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없으면 절대 행복해 질 수 없을 것 이다. 노을이 지는 것처럼 사라지고 말 것들에 대한 미련을 두지 말자. 우리도 썰렁 유머인들 어떠랴!

누구든 은퇴하면 또 다른 삶의 지평, 가치를 만나게 된다. 인생 3막은 기회의 시기이며 내적. 외적 삶을 탐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천천히 가고, 작게 가지고, 심플하게 ‘각도’ 조정을 하자. 각도 조정에 필요한 감초가 웃음과 유머가 아닐까. 그렇지 않은 인생은 지난 총선에서처럼 한 방에 훅 갈 수도 있음을 명심하자. 멋진 은퇴시공을 위해서 다시 한 번 외쳐보자. 하! 하! 호! 호! ⓒ강충구 20160503

국내 1호 은퇴시공 전문가이다. 우리나라 토목분야 '강 마당발'로 불린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토목학은 물론 환경공학, 얼굴경영학, 시니어 비즈니스학 등을 공부한 소위 융합형 전문 경영인이다. 30년간 대형 건설회사 토목부분에서 잔뼈가 자란 이 분야 베테랑 건설인이다. 그동안 VE(Value Engneering)상, 건설기술인상, 대통령표창, 건설교통부 장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