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려도 괜찮아 - 정확성, 신중성, 진정성.

입력 2016-02-18 09:42 수정 2016-02-18 09:42
정확성.

빠름 세상에 느려도 좋은 게 있다. 정확성과 신중성과 진정성이다. 정확과 신중은 느림의 표본이며 진정(眞正)은 느림 관찰의 결과다. 느려도 정확한 판단이 생존에 유리하고, 답답해도 신중함이 실수를 막으며, 진리와 진정성은 늦게 알수록 감동적이다. 사이트 개방과 자장면 배달은 빠를수록 좋지만 진실과 희소식은 느려도 좋다. 아무리 빠른 정보라도 오보와 오진이라면 치명적이고, 겨울철의 보드블록 교체처럼 빨리 빨리 공사는 낭비를 초래한다. 괴력난신(怪力亂神) 문제(괴이하고 어지러운 잡사)는 관심을 끌지만 그 정확성은 알 수가 없기에 삼가고, 빨리 끝내려는 적당주의와 대충처리와 서두름은 이제 배격하자. 역사는 최초 승리자보다 마지막 승리자를 기억한다. 역사는 최종 승자가 쓰기 때문이다. 누가 성급하게 요구한다고 바로 답변하지도 말고, 아무리 내가 급해도 성급한 결정을 요구하지도 말자. 우리는 한 뿌리 후손이며 너와 나는 한 마음임을 늦게라도 깨우쳐 영생하고, 빨리 아는 것보다 정확하게 알아서 온전한 기쁨을 누리자.

 

신중성.

주변이 온통 함정이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고 했다. 결정이 늦더라도 신중하게 온전한 마음을 찾고 표현하자. 괴이하고 어지러운 마음이 몸집을 차지하면 몸집이 아무리 반듯하고 화려해도 남에게 환대받지 못한다. 몸집에 담는 마음에 따라 심신의 품격이 달라지고, 마음은 한 번 결정하면 바꾸기 어렵기에 천천히 다지면서 선택하자. 다수에게 영향을 주고 상황이 유동적이라면 상황을 예의주시해서 신중하게 결정하고,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는 너와 나는 동등하다는 한 마음이 흐트러지기 쉽기에 자신이 마지막 선택자라고 생각하고 처신하자. 신중하려면 자기기분에 취하지 말고, 상대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살피고 접근하며, 정확하지 않은 말은 삼가자. 감정이 선행된 문제와 생각이 달라서 뒤틀린 문제와 자명하지 못한 일이라면 지켜보고, 진실을 알 수 없는 개인문제와 결과를 추측할 수 없는 문제라면 침묵하자. 자기 믿음으로 고통을 분해하고, 내면으로 들어가 신중하게 대화하고 온전하게 무르익으면 결심하자.

 

진정성.

진리와 진정성은 바로 알지 못한다. 넝쿨이 시든 뒤에 잘 익은 호박이 드러나듯 진정성은 뒤늦게 드러나 울림을 준다. 선악이 혼재된 세상에 진정성은 일정 기간 지켜보아야 알 수 있다. 참된 성품과 품격은 말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선거철이 되면 자기의 진정성을 믿어달라고 호소하는 열사(?)들이 많지만 진정성은 금방 들통이 난다. 태풍이 불어야 어느 밧줄이 견고한지를 알 수 있고, 힘든 일이 생기면 누가 성실하고 진정성이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진정성이 없는 제안은 똥 막대기 위에 금칠이며, 진정성이 없는 주장과 위로는 다 소음이다. 진정성과 존재다움은 일정 기간을 함께 겪어야 비로소 알 수 있다. 태양의 밝고 뜨거운 진정성은 태양이 지고 난 뒤에 드러나고, 리더의 진정성은 구성원이 힘이 들 때 드러난다. 친구가 물에 빠졌을 때 진정성이 있다면 위험한 손을 내밀어 함께 빠지는 게 아니라 스스로 헤엄쳐서 나오게 하는 방법부터 찾아야 한다. 너와 나는 다르지 않다는 한 마음과 진심과 진정성으로 사물과 사람을 상대하소서!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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