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져도 괜찮아 - 가족, 친구, 고객.

가족.

이겨야 사는 대상도 있고 져주어야 사는 대상도 있다. 가족과 친구와 고객에게는 져도 좋다. 가족에게 지는 게 가족사랑이며, 친구에게 지는 게 의리이며, 고객에게 지는 것은 정도(正道)다. 세상이 어지러운 것은 사랑할 대상마저 이기려고 싸우기 때문이다. 가족(家族)에게 지는 것은 행복이며 평화다. 싸울 대상과 싸워야 싸움이 성립하고, 싸울 대상이 아닌데 싸우면 서로가 상처를 입고, 사랑할 대상을 사랑해야 축복을 받는다. 부부 관계는 서로가 져줄수록 도타운 정(情)이 생기고, 혈연관계는 서로가 양보하고 질수록 평화롭다. 싸움은 상대를 소유하고 지배하려고 하기에 생긴다. 민주(民主)가 경제를 지배하려고 하면 성장이 멈추고, 사랑을 지배하면 남이 되고, 가족을 이기려고 하면 갈등이 생긴다. 혈연과 사랑으로 맺은 인연은 지배하지 않아도 이미 남이 아닌 운명 공동체다. 꽃은 사랑이 끝나면 져주기에 열매가 된다. 잠룡(潛龍)은 땅에 있을 때 기운이 세고, 사랑은 멋지게 져줄 때 거룩하며, 공덕은 보이지 않게 베풀 때 인성이 빛난다. 가족 관계에 조건 없는 사랑의 다리를 놓아 싸움을 소멸시키자.

 

친구.

친구는 이해하고 허물도 덮어주는 조건 없는 관계다. 친구에게 지는 게 사랑이며 의리다. 친구를 이기려고 하면 바로 멀어진다. 친구는 인기와 대결로 유지할 수 없다. 친구 사이에는 좋은 말보다 진솔이 더 필요하고, 체면과 형식보다는 내실과 절제가 필요하다. 친구 사이에 인기경쟁이 개입하면 오래가지 못한다. 친구는 자기를 닮은 멋진 자기를 하나 더 만드는 것이기에 인기보다도 내실을 보고 선택해야 한다. 인기는 비 그친 뒤의 무지개처럼 아름답게 보이지만 실체가 없다. 전쟁과 인기와 허세의 본질은 속임수이며, 인기 정책은 언 발에 오줌 누기다. 일시적인 인기에 목숨을 걸면 허무하고, 표를 의식한 인기정책은 국력을 소모한다. 인기보다 중요한 것은 내실과 실속이다. 인기(人氣)를 보고 사귄 친구는 금방 싫증이 나고, 인기(人器)를 보고 사귄 친구는 정감이 간다. 진정한 친구사이라면 갈등이 생겨도 멋지게 져주자. 친구 관계에는 조건 없는 의리의 다리를 놓아 좋은 관계를 유지하자.

 

고객.

리더에게 부하는 고객이며, 정치인에게 국민은 소중한 고객이다. 전쟁과 논쟁은 빨리 이겨야 살기에 속전속결이 필요하고, 인간관계는 져주는 게 이기는 것이기에 고객에게는 때로는 겸손하게 져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전쟁에서 지면 목숨을 내놓아야 하고, 논쟁에서 지면 명성을 내려놓아야 하지만, 고객에게 지면 승자가 된다. 우리는 몸속의 병균하나도 이기지 못하여 때로는 배를 잡고 뒹굴기도 하는 아주 약한 존재지만, 선한 가치를 찾고 가치를 실현할 때는 위대한 존재다. 고객과 부하에게 생각이 다르다고 핀잔을 주지 말고, 같은 사실을 다르게 해석한다고 흥분하지도 말며, 저마다의 삶의 공식이 있으니 옳다, 틀렸다고 간섭하지 말자. 화와 분노는 처음에는 이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진다. 승자는 겉으로 져주면서 안으로 이긴다. 국가 생존이 걸린 전쟁과 자기 싸움은 반드시 이겨야 살고, 나머지 싸움은 져주자. 가족과 친구에게는 져주어야 서로 승자가 되고, 자기만의 승리를 주장하는 이에게는 져주면서 승리를 챙기자. 아무리 화가 나도 돌아갈 다리는 불태우지 말고, 사랑으로 관계의 다리를 연결하소서!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