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것들에 대한 반문

입력 2016-01-16 14:28 수정 2016-01-16 14:28
당연한 것들에 대한 반문(反問)

우리의 관념들 중에 너무나 당연해서 두 번 거론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많은 부분이 유교적 교육에 기반 하는 것이고 다른 많은 것들은 대부분이 같은 상황을 통해 얻은 일종의 경험 같은 것이다. 이런 것들은 ‘당연하지. 그건 그래!’ 라고 인식되는 범주 안에 있다. 예의로 센스로 때로는 지혜로움으로 칭송받는 것들이다. 사람들은 그런 범주(範疇)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그런 범주 속에 있는 자신을 특별한 사람이라고 구별 짓는다. 이런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바넘효과(Barnum effect)라고 한다.

그것은 일종의 교양으로 예의로 도덕으로 통념으로 공기처럼 그렇게 우리의 삶에 녹아 있다. 그것을 소멸 시키거나 분리하려는 시도는 불안을 가져오고 무엇인가 많이 잘 못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그것은 우리를 지금 우리이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하게 하고 잘 보존 되어야 하는 어떤 것으로 남아 있게 한다. 개인이 갖는 ‘그 어떤 가치’가 그 사람을 그 사람이게 한다. 그런 가치가 맞는 사람들은 서로 만나고 싶어 하고 뭔가를 함께 도모하고 싶게 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주는 당연성에는 오류가 있다. ‘당연한 것들’의 범주에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닐 수 있고 아니어도 된다.’는 것이다. 왜? 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해서 그것에 대해 반박하겠다는 생각조차 못 했던 것들에 대한 되물음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현대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우울감에 빠져있다. 현대인의 우울은 심각한 문제다”라는 문제의식에 대한 ‘반문’ 같은 거다. 문제는 현대인이 우울감에 빠져 있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우울할 수밖에 없는 현재 상황이 문제인 것이다. 우울한 상황인데 우울하지 않으면 그것이 더 큰 문제다. 그것은 공감능력의 부재(不在)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소통이 안 된다. 공감하지 못한 다는 것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거나 아는 것이 없는 것이다. 그것이 더 큰 정신장애다. 우울해서 우울한 것은 정신이 건강하다는 증거다. “고부간의 갈등은 정말 심각한 문제다.”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문제다. 고부가 갈등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갈등할 수밖에 없는 문제요인은 너무나 많다. 그렇게 많은 문제를 안고도 갈등하지 않으면 그것이 문제다. 서로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너무나 이기적이어서 타인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결과다. 갈등해야 된다. 갈등해야 조율되고 그 과정에서 합의를 하든 다른 어떤 행동을 결정짓든 하는 것이다. 갈등하지 않으면 그것이 문제가 있는 것이다. 갈등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문제인 것이다.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부정적인 것의 많은 것들’이 갖는 진정한 의미는 ‘긍정’이다. 부정되지 않으면 긍정되어야 하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부정되기 때문에 긍정의 의미를 찾는 빌미가 되는 것이다. 우리가 경험하는 많은 문제들에 대해 아무리 심각하다고 외쳐도 그것이 ‘사회문제화’ 되지 않으면 그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다. 조직 내의 갈등도 갈등으로 드러나 주는 것이 좋다. 드러나지 않고 수면 아래 감추어져 야금야금 분열을 조장하는 것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 ‘드러남’을 원망하거나 드러나서 괴로워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좀 불편할 뿐이다. 드러나야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오미경사람연구소(구.정신분석연구소.사람과삶) 대표로 집단상담 및 개인심리상담치료가 및 작가로 노인문제, 가정폭력문제, 성희롱 및 성폭력 상담과 교육. 인성교육 및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남자요리99]의 작가로 남자의 심리를 예리하게 파헤친 책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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