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말(言), 화살 그리고 세월

마를린 몬로가 기타 연주를 하며 주제가를 부른 영화 ‘돌아오지 않는 강(River of No Return)’이 있다. 가사를 보면 < 사랑은 그 강을 항해하는 여행자, 이리저리 휩쓸리다 영원히 폭풍의 바다로 사라지지요. 강물이 날 부르는 소리로 들을 수 있어요. 돌아오지 않을 거야, 돌아오지 않을 거야. ~ 중략> ‘돌아오지 않는 강’은 절대로 무사히 건널 수 없고 또 돌아올 수도 없는 전설로 인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돌아오지 않는 강’처럼 흘러간 물도 되돌릴 수 없다. 그래서 명리학에서 수(水 : 壬, 癸)를 윤하(潤下)라 한다. 그런데 건설현장에서는 불가피하게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물의 자연낙하를 가끔 되돌리기도 한다. 필요시 펌프의 압(壓)을 이용(Pumping)해서 강제로 물의 방향을 바꾸어 역류(逆流)시킨다. 서울 명소가 된 청계천 물의 흐름도 사실은 펌프를 이용해 흐름을 반대로 바꾸어 놓은 것인데, 자연의 섭리를 깨트리는 행위가 아닐까.

 

또 한해가 쓰나미처럼 지나갔다. 어제와 똑 같은 색깔의 태양이건만 을미년이 아니고 병신년으로 이름을 갈았다. 이제는 사라진 2015년 을미년은 다시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60년 후, 그러니까 2075년 을미년이 있지만 2015년 을미년은 이제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강’일 뿐이다. 병신(丙申)생인 필자도 올해가 지나가면 120세를 살지 않는 이상, 내 생에 이제 병신년은 영원히 없을 것이라 생각하니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인생에서 돌아오지 않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입 밖에 나온 말, 시위를 떠난 화살, 그리고 흘러간 세월이 그것이다. 여기에 네 다섯 가지도 있는데, 혹자는 놓쳐버린 기회, 돌아가신 부모님이라고도 한다. 잘 나가다 한 치의 혀 때문에 낙마한 공무원이 가끔 언론에 보도 된 적이었었고 하룻밤의 술자리 실언으로 큰 프로젝트를 허무하게 허공으로 날린 지인도 있었다. 이 또한 ‘입 밖으로 쏟아낸 말’ 때문이 아니겠는가.

 

지난 달 말에도 예외 없이 많은 지인들이 현역에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나섰다. 모 건설사에서 인정받던 동기도 본부장 승진을 눈앞에 두고 탈락해 연말부로 돌아올 수 없는 길에 첫 발을 내디뎠다. 한 회사에서만 30 여년을 억척같이 일만 한 친구라 아쉬움은 더 컸으리라. 친구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비우고 인생 2막을 살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새해에 우리 모두 말(言), 화살 그리고 세월을 잘 다스려 은퇴시공에 차질이 없어야겠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말하기를 우리가 할 일은 ‘아주 적은 이유’를 하나하나 소중하게 단련하는 것 뿐 이라고 하였다. 2016년 새해, 건투를 빈다! ⓒ강충구20160106

국내 1호 은퇴시공 전문가이다. 우리나라 토목분야 '강 마당발'로 불린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토목학은 물론 환경공학, 얼굴경영학, 시니어 비즈니스학 등을 공부한 소위 융합형 전문 경영인이다. 30년간 대형 건설회사 토목부분에서 잔뼈가 자란 이 분야 베테랑 건설인이다. 그동안 VE(Value Engneering)상, 건설기술인상, 대통령표창, 건설교통부 장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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