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당신은 고객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 ?

입력 2007-11-16 09:30 수정 2007-11-20 10:41
무덥던 지난 여름 외국계 보험회사와 두 달간의 프로젝트가 있었다. 번잡한 시내로 아침 일찍 출근하다 보면 여러 군데에서 토스트를 파는 포장마차를 만날 수 있는데 유난히 북적대는 한 포장마차가 아침마다 눈길을 사로잡았다. ‘값이 싼가? 토스트 맛이 별 차이가 없을 텐데, 양이 푸짐한가? ‘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도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하곤 했다.

 

프로젝트가 끝나 가던 어느 날, 저녁 미팅이 있는데 식사할 시간이 없어 토스트를 사러 들렸다. 여전히 사람은 많았고 미리 배달이 예약된 토스트까지 있어 10여분을 기다리면서 알 수 있었다. 아! 왜 그 곳에 그렇게 사람이 끊이지 않는지 말이다.

 

사람이 느끼는 만족감에는 행복(happiness)과 기쁨(joy) 두 가지가 있다고 미국 링키지 컨설팅 최고경영자(CEO)는 필 하킨스(Phil Harkins)가 얘기했는데, 사장님의 일에 대한 만족감과 성취감이 자신은 물론이고 손님들에게도 행복과 기쁨을 나누어주고 계셨다.

 

1.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무엇이 그렇게 죄송한지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서있는 손님들에게 밝은 미소를 띠며 사장님은 연거푸 죄송하다 하신다. 맛있는 토스트를 먹기 위해 기꺼운 마음으로 기다리는 손님들의 모습에는 한 치의 불만도 없어 보였다. 앞에 마련된 통에서 잔돈도 직접 챙기고, 종류별로 준비되어 있는 우유도 알아서 꺼내 먹고 모르는 사람끼리도 정겹게 얘기하며 말이다.사장님은 직장인들의 금 같은 시간에 자신의 토스트를 먹기 위해 기다리는 것이 감사하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하다는 것이다.

 

2. 세 장 드릴까요?

사장님은 기본적으로 부드러운 우유식빵과 고소한 옥수수빵의 두 종류를 사용하며, 싼 빵은 사용하지 않고 계란도 다른 집보다 알이 굵은 것을 사용한다고 하셨다. 이상하다! 옆의 남자 손님의 빵은 왜 이리 두터울까? 샌드위치도 곱빼기가 있을까? 아하! 처음에는 눈치채지 못했었는데 어떤 이의 토스트는 두 장, 또 다른 이는 세 장이었다. 사장님은 손님들의 얼굴을 보고(특히 젊은 남자분들) 배고파 보이면 식빵을 한 장 더 붙여 두툼하게 구워 같은 가격에 판매하고 계셨다. 내 자식도 다른데 가면 사먹을 텐데 모두들 자식 같은 마음이라며 사랑의 덤을 나누고 계셨다. 

 

3. 감사합니다. 아가씨~~

뜨끈하게 구워진 토스트를 손님에게 건네며 사장님은 연방 “감사합니다. 아가씨~~~” 하며 따뜻한 눈길을 보내는 것이다. (여성들에게는 거의 아가씨라 호칭을 하는 센스에 모두들 기분이 좋은 듯싶었다.) 한 번 기억을 더듬어 보자. 우리가 무엇을 살 때, 돈을 건네고 물건을 받으며 눈을 마주친 기억이 얼마나 되는지를 말이다. 특히 회사에서 서류를 건네거나 받을 때 서로 눈을 마주치는가? 요즘 신문에 게재되어 있는 정치인들의 사진을 보면 두 사람이 악수를 하면서도 눈을 마주하기는커녕 카메라를 응시하는 우스운 상황을 종종 보게 된다. 한 번의 진실된 눈맞춤이 건성으로 스쳐가는 스킨십보다 우리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 줄 때도 있는 것이다. 

 

4. 치즈샌드위치와 어묵은 옆 집으로 가세요.

한 사람이라도 더 손님으로 붙잡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텐데도 사장님은 그렇지 않았다. 옆에 두 집이 팔고 있으니 그리로 가시라고 손님을 보내셨다. 내가 잘하는 것 한 가지만을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면 좋고, 똑같은 메뉴로 서로 손님을 나누는 것보다 서로 좋지 않으냐고 되물으셨다.

 

5. 손님에게 감사하지요.

이렇게 많은 가게들 중에서 내 가게를 찾아 주시는 것 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며 환한 미소를 지으시던 사장님의 토스트가 이렇게 서늘한 바람이 부니 더 생각난다. 오랜 시간 한 곳에서 장사를 하다 보니 명절이면 손님들이 선물도 챙겨주고, 연말이면 카드도 받으신다고 한다. 기억에 남는 손님들은 연말에 “올 한 해도 맛있는 토스트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는 내용의 편지를 건네주신 교수님. 일본에서 일 때문에 오시는 아주머니는 ‘추운 날씨에 신체 건강하게 잘 지내세요.” 라고 카드와 함께 조그만 지갑을 챙겨주셨다고 한다.

 

20년을 한 곳에서 쉬지 않고 장사하고 계시는 토스트 사장님과의 짧은 만남에서 진정한 고객감동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일요일마다 쉬지만 평일에는 지금껏 딱 하루 딸의 대학졸업식에만 [금일휴업]을 하셨단다. 자신의 토스트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말이다.

 

이 가을과 어울리는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4번의 2악장을 들어보면 피아노와 현악기가 대화를 하는 듯한 잔잔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샘처럼 한없이 솟아나는 그의 악상의 풍부함 속에서 손님들에게 행복과 기쁨을 넘치도록 나누어 주시던 사장님의 손길이 느껴진다.  





Mozart, Piano Concerto No. 24 in C minor, KV 491 2nd mov.




2006년 올 해의 칼럼니스트 신인상 수상. 현재 에듀엔코칭연구소 대표, 에듀엔코칭집중력센터 원장,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한국라이프코치협회(KLCA)이사, 서울시 교육청 사이버교사, MBTI, STRONG, BASC, DiSC, 버츄프로젝트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보험설계사·택배기사 등 노동3권 보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특수형태 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통해 권익을 보호받을 것 259명 36%
  • 4대 보험 적용 등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되레 줄 수도 우려 455명 64%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