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봄날의 풋풋함을 만끽하고 계신가요? 신선한 봄나물과 함께 잃었던 미각도 되찾으시기를 바랍니다. 지난 주말 저는 20년간 라디오방송을 하고 계신분과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 분은 하루를 마감하며 잠자리에 누웠을 때, ‘난 오늘 행복했나?’를 항상 생각하신다고 합니다. 삶을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기를, 자신의 일에 감사하며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기를 당부하셨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오늘 칼럼은 특별한 선물이 함께 합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

 

사람들은 나를 누구라고 하는가?

 

며칠 전 아이의 바이올린을 수리할 일이 생겼다. 바이올린 소리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음색을 변화시킬 수도 있는 사운드포스트(soundpost_바깥쪽의 판과 안쪽의 판을 연결하여 공명하게 만들어주는 혼주魂柱)가 날씨 탓인지 쓰러져 버린 것이다. 흔히 피아노는 ‘악기의 왕’, 바이올린은 ‘악기의 여왕’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바이올린은 피아노와 달리 예민한 구석이 많은 악기다. 악기 수리를 하시던 분은 오래된 악기인데도 참 관리를 잘했다고 하며 소리를 조정해 주셨다.

 

그 후 우연히 접하게 된 재일 한국인 바이올린 장인의 휴먼스토리를 담은 [천상의 바이올린]책을 읽게 되었다. ‘정신병자’에서 ‘동양의 스트라디바리’로 불리며, 전 세계에 다섯 명 밖에 없는 ‘무감사 마스터메이커’라는 최고의 명예를 얻은 그의 지나온 삶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1. 진 보이


진창현 선생은 경북김천 고향에서 여섯 살 때, 떠돌이 약장수의 바이올린에서 첫사랑 같은 만남을 가졌고, 초등학교 4학년 때 자신의 집에 하숙생으로 들어온 일본인 교사를 통해 바이올린을 배우게 되었다. 그 후 일제 강점기 시절, 가난을 벗어나고자 열네 살에 홀로 일본으로 건너가 야간중학교를 졸업했다. 조센징이라는 이유로 갖은 장벽에 부딪히며 린타쿠(인력거) 모는 일을 하며 ‘진 보이’로 불리었다. 린타쿠를 운전하는 동료들 중에서도 가장 친절하게 통역을 해주어 미군 병사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게 되었고, 그렇게 모은 돈으로 메이지대학에 영문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주경야독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교사자격증은 땄으나 담당교수의 말은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일본인이 아니기에 교사자격증은 휴지조각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졸업을 1년 앞두고 선생은 자신에게 적합한 일을 찾지 못해 방황과 고민 속에서 밤을 지새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강당에서 ‘바이올린의 신비’에 대한 강연을 듣게 되면서 한 줄기 빛을 발견하게 되었다. 300년 전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명기 스트라디바리우스의 기술을 재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말에 오히려 벼락같은 자극을 받게 된 것이다. 교사로서, 바이올린 연주가로서의 꿈이 좌절된 시점에 바이올린 제작은 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 청춘을 걸어 볼 가치가 있다는 도전의식이 생겼던 것이다.

 

2. 정신병자


바이올린을 제작하겠다는 결심이 서자, 그는 즉시 장인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단지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다. 오야마의 노인에게 처음 거절당한 이후로 스즈키 바이올린 공장에서도 결국 거절을 당했다. 모든 길이 막혀버린 듯 암담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의 손으로 바이올린을 완성하게 될 날을 생각하며 일단 공장 근처에 있는 토목공사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공장 직원들과 친분을 유지하며, 그들의 집을 방문하여 바이올린 제작에 관한 정보를 얻으면서 바이올린을 만들기 위한 재료와 도구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바이올린을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했던 선생은 산 속에 나무기둥을 세워 오두막집을 만들었다. 그런 생활 속에서 제 1호 바이올린이 완성되었다. 그 이후 제 2호, 제 3호 바이올린을 계속 만들어내며 마치 자식이 태어난 것처럼 감격스러웠고, 앞으로 틀림없이 좋은 바이올린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공장과 떨어진 판잣집에 혼자 살면서 바이올린을 만들다보니 어쩔 수 없이 바이올린 소리가 마을로 새어나가게 되었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은 선생을 정신병자 취급하기 시작했다. 좁은 마을에서 소문이 금방 퍼져나가 마을사람들은 길에서 만나면 눈을 흘깃거리거나 비웃었다. 심지어 아이들은 정신병자가 살고 있어 무섭다며 도망 다니기도 했다. 정신병자 취급을 받을 때 마다 선생의 고독감과 슬픔, 고통을 잊게 해 준 것도 결국 바이올린 소리였다고 한다. 
 
3. 동양의 스트라디바리 & 무감사 마스터메이커


정신병자라는 오해도 벗어나고, 결혼도 했지만 여전히 바이올린 제작과 판매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 동안 제작한 40개 바이올린의 판로를 위해 도쿄로 상경을 했는데 그 일이 선생에게 또 다른 삶의 전환점이 되었다. 일본 바이올린계의 3대 거장 중 한 명인 시노자키 선생을 만나게 되면서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또한 선생이 과거 창고에서 제작한 3000엔짜리 바이올린으로 동경예대에 합격한 학생이 나타난 것이었다. 이것은 그의 바이올린 품질이 유명 메이커 바이올린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반증이었던 것이다. 1970년대에는 ‘동양의 스트라디바리’라는 제목의 기사가 미국 잡지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실리게 되면서 바이올린 가격과 함께 그의 명성 또한 높아져 갔다.

 

사랑하는 어머니를 떠나보낸 지 10개월 후, 선생은 1976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제 2회 ‘국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제작자 콩쿠르’에서 여섯 가지 부문 중 무려 다섯 가지 부문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룩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8년 후, 미국의 바이올린 제작자협회에서 전 세계에 다섯 명밖에 없는 ‘마스터메이커’란 칭호를 수여받으며 세계에 우뚝 서게 된 것이다.
 
선생은 일본생활에서 힘들고 우울할 때면 ‘하와이’라는 음악다방에 가서 커피 한 잔을 시켜 놓고 문을 닫을 때까지 진을 치고 앉아 있었다고 한다. 그 당시 커피를 마신다는 것이 그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사치였으나 바이올린 곡을 듣고 싶은 마음이 그의 발걸음을 옮기게 했던 것이다. 당시에 그가 즐겨 듣던 사라사테의 ‘치고이네르바이젠’,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슬픔’,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중에서 마스네의 곡을 골라 보았다. 이 타이스의 명상곡은 오페라 타이스의 제2막 제1장과 제2장 사이에 연주되는 간주곡이다.

 

자신의 꿈을 향해 일관되게 한 길로 매진해온 선생의 사물에 대한 호기심과 집념을 많은 사람들이 나누었으면 한다. 아직 자신의 적성과 꿈을 발견하지 못한 청소년과 그들의 부모, 내가 가고 있는 길에 대한 혼란과 좌절, 가로막힘을 경험한 이들에게 이 곡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진창현 명장의 메시지를 전한다. 나는 사람들에게 누구라고, 무어라고 불리고 싶은가?

 

“아무리 결과가 보이지 않는 희망일지라도 정열을 가지고 진지하게 도전하여 끈기 있게 지속한다면 언젠가 반드시 길이 열린다.”


J. Massenet, Meditation from Tha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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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선물 1. “천상의 바이올린” 출간기념 무료강연회 초대

 

■ 주제 : “역경을 희망으로 바꾼 명장의 도전과 성취” (강사 진창현)

■ 일시 : 2007. 3. 22 (목) 오후 7시 30분

■ 장소 : 여의도 전경련회관 3층 국제회의실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2번 출구 5분 거리)

■ 신청 : www.iamceo.net

 

특별한 선물 2. "천상의 바이올린" 저자 친필사인도서 증정이벤트
 

이 칼럼의 덧글을 통해 진창현 선생님께 보내는 응원의 메세지를 남겨주신 분 중에서 10분을 추첨하여 진창현 선생님의 친필 사인이 담긴 "천상의 바이올린"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성공 오케스트라' 회원님들의 많은 참여 부탁 드립니다. (덧글 마감은 25일이고, 발표는 26일에 하겠습니다. 당첨자(한경닷컴 필명) : 그이름님, 별별나라님 ,sooki님, rainlee님, 김명란님 ,우아송님, 소백산맥님, Chopin님, 카페님, 파랑파랑님  / 후원 에이지21)
2006년 올 해의 칼럼니스트 신인상 수상. 현재 에듀엔코칭연구소 대표, 에듀엔코칭집중력센터 원장,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한국라이프코치협회(KLCA)이사, 서울시 교육청 사이버교사, MBTI, STRONG, BASC, DiSC, 버츄프로젝트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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