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BGM] 심장에 자유를

여러분은 어떤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시나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평안하셨는지요? 저는 8일간 미국, 캐나다를 다녀왔습니다. 귀국길에는 태풍으로 예기치 않게 일본에서 1박을 하며 새삼 자연 앞에 무기력한 인간임을 다시 한 번 느끼기도 했습니다. 번잡스럽지 않은 호젓한 여행 속에서 무디어진 사고의 틀이 조금은 말랑말랑해 졌음을 느낍니다.

가을바람과 함께 피어나는 꽃처럼 웃음꽃 만발한 날 들 되시기 바랍니다.

 

  

심장에 자유를

 

공교롭게도 9월 11일 뉴욕 행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미리 여유 있게 준비하지 못한 탓에 일본을 경유하여 콘티넨탈(Continental Airline) 비행기를 타고 뉴욕으로 출발했다. 출발하기 전까지 9.11에 대한 느낌이 별로 없었는데 일본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면서 맞닥뜨린 철저한 보안검색 속에서 왠지 모를 불안함이 느껴졌다. 단지 날짜만 같을 뿐인데도 일본인의 서툰 영어발음과 더불어 몹시 나를 불편하게 했다. 물을 샀는데 미국동전은 받지 않고 지폐만 받는다고 한다. 카드로 결제를 하며 이유를 물으니 회사규정 이라는 얘기만 한다.

 

미처 마시지 못한 물을 가방에 넣었다가 보안검색에 걸렸다. 아~~~물도 액체로구나! 일본 공항직원은 서서 다 마시라고 한다. 아니면 버리던지. (너무나 강압적인 태도에 난 물 마시다 체하는 줄 알았다.)

검색대 앞에서 사람들은 마치 이미 프로그램에 입력 되어있던 것처럼 자동으로 움직였다. 가끔 노트북을 케이스에서 꺼내라는 소리를 못 들은 사람들이 지체한 것을 빼고는 일사불란한 동작들이었다.

신발을 벗고 겉옷을 벗고 핸드폰을 꺼내고 가방을 내려놓고 통과하는 순간 요란하게 울리는 소리, 금속으로 된 머리핀이 문제였다. 

 

나이도 많고 노련해 보이는(나는 프로다! 라고 이마에 써 붙여 놓은 듯이 움직이는)승무원들이지만 우리나라 승무원들의 단아한 미소와는 비교적 거리가 멀었던 그들과의 동행이 끝나고 뉴욕에 도착했다. 뉴왁(NEWWARK)공항에서 왼손, 오른손 검지의 지문과 사진을 찍은 후에야 입국절차를 마칠 수 있었다.

 

다시 미국에서 가장 작은 주인 로드 아일랜드(Rhode Island)의 뉴포트(Newport)를 가기 위해 프로비던스(Providence)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를 약 4시간 동안 기다려야 했다.

터미널의 텔레비전에서는 엄숙하고 무거운 그들만의 의식이 비추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왠지 사람들의 표정도 어둡게 느껴졌다.

 

저녁을 먹고 터미널 여기저기를 돌아보다가 한 상점 앞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아이의 표정과 그 밑의 광고문구가 긴 여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기에 충분했다.

6개월 된 예쁜 조카가 있기에 조카의 얼굴을 저 아이에게 오버랩(overlap)시켜 보기도 하며 혼자서 히죽히죽 웃기도 했다.

 

한데 사진속의 아이와 한참 눈을 마주하다 보니 ‘나를 미치게 하는 것은, 몹시 흥분하게 하는 것은, 힘들게 했던 것은 무엇이었던가?’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바빠야만 마음이 편했고 하루 종일 일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던 많은 시간들이 떠올랐다. 이제부터 한국에 돌아가면 나의 심장에 자유를 주리라. 이 아이의 표정으로 돌아가지 않으리라. 나는 수첩을 꺼내어 들었다.

 

1. 친구들을 만나 식사를 할 때도 일에 대한 주제보다 상대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어주리라.

2. 밖에서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집에 오면 깨끗이 잊으리라.

3. 저녁 약속이나 주말에는 일과 관련된 사람이 아닌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하리라.

4. 자기소개를 할 때 ‘내가 하는 일’보다는 ‘나’에 관해 소개하리라.

5. 아무리 바빠도 가족과 함께 눈 맞춤의 시간을 많이 가지리라.

6. 일이 너무 밀려 마음이 불안하여 가족, 친구들과의 약속을 취소하지 않으리라.

7. 식사시간, 컴퓨터 앞 책상에 앉아 먹지 않고 제대로 식탁에 앉으리라 . 

 

 

 

 

 

 

 

 

 

 

 

 

 

 

 

 

오늘은 차이코프스키의 사계 중 10월 ‘가을의 노래’를 들으려 한다. 뉴욕은 일찌감치 10월이 온 듯 추적추적 비 내리는 스산한 가을의 풍경이었다. ‘사계’라는 제목을 들으면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비발디의 사계를 떠올리겠지만 이 가을 차이코프스키의 사계를 권하고 싶다. 차이코프스키는 ‘누벨리스트’ 라는 음악잡지에 1월부터 12월까지 그 달의 특색과 어울리는 시에 맞추어 피아노곡을 작곡하였다. 서정적이고 감미로운 차이코프스키의 선율과 함께

 

당신의 심장에 자유를!

 

Tchaikovsky, The Seasons, 10. October: In Autumn

 

 

2006년 올 해의 칼럼니스트 신인상 수상. 현재 에듀엔코칭연구소 대표, 에듀엔코칭집중력센터 원장,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한국라이프코치협회(KLCA)이사, 서울시 교육청 사이버교사, MBTI, STRONG, BASC, DiSC, 버츄프로젝트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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