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세고 말 안 듣는 후배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입력 2015-09-15 10:25 수정 2015-09-15 15:54
언제였는지는 기억하기 어려운데, 당시에는 내가 부장으로서 본부의 수장 역할을 하던 시기였다.

어느 날, 차분하고 일 잘하는 김 과장이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상담을 요청했다. 그래서, 방문도 닫고(?) 은밀한 분위기를 조성한 후에 고민을 들어보았다.

“부장님, 박대리가 정말 고민입니다. 일도 못하면서 매일 뺀질 거리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말을 옮기고, 지시한 일 중에서 제대로 마무리 한 경우가 없습니다. 가르쳐 주려 해도 듣지 않고, 책임감도 없고, 사고만 치고… 이제는 더 이상 참기가 어렵습니다.”

김과장의 표정과 말투 그리고 간혹 나오는 한숨에서, 그가 가지고 있는 분노를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야기를 마친 후, 잠시의 침묵이 흐른 후에, 나의 생각을 이야기 해주었다.

먼저.
무슨 일이든 결과만 보면 김과장의 말이 맞겠지만, 왜 그렇게 되었을까를 생각해 보는 것이 먼저이다. 확신하건데, 곰곰히 생각해 보면 어떤 형태로든 김과장의 잘못이 있을 것이다. 가벼워 보였다거나, 박대리가 섭섭한 것이 있었다거나…. 다른 사람을 탓하기 전에 자신을 박대리의 입장에서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 것!

다음으로,
발생한 일은 모아서 생각하면 답을 구할 수 없고,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 이것을 Divide and Conquer라고 하는데, 최적의 의사결정에만 쓰는 것이 아니고, 김과장의 고민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일 못하고 뺀질 거니는 것(=일에 대한 것)과 말을 옮기는 것(=생활에 대한 것)을 분리해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당연히, 일을 제대로 마무리 못하는 것은 일에 대한 것에 포함될 것이다.

회사이니까, 생활에 대한 것은 특별한 조치를 취할 수 없다. 다만, 세월이 가면 보답(?)을 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일에 대한 것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 김과장이 조치(=훈계, 야단치기… )를 취하면 앞으로 박대리와 매일 봐야 하는데 계속 일을 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조직 상, 윗사람인 내가 박대리에게 훈계하고 조심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이다. 이를 위하여 앞으로 김과장이 박대리에게 지시하는 모든 일은 메일로 하고 나를 참고로 넣어주기 바란다. 아마도, 그것 만으로도 50%는 해결될 것이고, 해결이 되지 않으면 내가 메일에 남아있는 것을 근거로 박대리를 가이드 할 것이다. 그래도 안되면 ?.. 다음 스텝은 정해져 있고, 김과장이 관여할 것이 아니지.

중요한 것은, 남에게 무언가 불편한 것을 시키고자 할 때(=박대리에게 일 시키기), 꼭 내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지. 일은 일로 풀어야지. 그래서 조직이 있고, 품의서에 도장을 받는 것이지.

마지막으로,
“이제 더 이상 참기가 어렵습니다”라는 말은 자기 도피적인 생각이므로, 앞으로는 사용하지 말기 바란다. 그 말을 듣는 사람은 당신을 약하고 어린 사람으로 판단해 버릴 테니까….

사회 생활을 하면서 “더 이상 참기 어려운” 경우는 없다. 왜냐하면, 생계와 인생이 걸려있으니까. 대신 어찌하면 이것을 견디고 극복할 지를 생각할 것. 그리고 “더 이상 참기 어려운” 경우는 내인생의 발전을 위해 이것을 계속하면 안된 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한정 된다는 것을 기억할 것.

 

김과장에게 이야기하면서, 내가 34살 때는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문득, 막무가내로 뛰어다니던, 의욕 많고 고집 센 막내를, 참고 바라보며 기다려 주시던 선배님들이 생각난다. 그분들의 사랑과 도움으로 지금의 내가 있음을 잊지 않고 기억합니다 …..

사랑합니다.
조민호/중원대학교 교수, 컴퓨터공학박사
24년간 외국기업, 벤처기업, 개인사업, 국내대기업 등에서 사회생활을 했다.
그리고,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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