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원망(?)해선 안돼

그림1글 김의경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올 하반기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할 심산인듯싶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물 건너 간 게 아니냐 했던 ‘9월 기준금리 인상설’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이후로 미국은 기준금리를 0~0.25%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렇듯 낮은 금리를 수반한 양적완화 정책으로 달러가 시중에 마구 뿌려진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 미국 금리인상 → 미국으로 달러가 유입됨

 

전 세계에 투자되어 있던 상당부분의 달러가 미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동안 싼 달러이자로 돈을 빌려 신흥국 등에 투자를 했던 투자자들은 이를 회수해서 돈을 갚으려 할 것입니다. 달러의 대출금리 역시 올라갈 것이니 말입니다.

 

또한 미국의 금리가 낮아 투자를 꺼려하던 투자자들도 다시금 높아진 금리 덕을 보기 위해 달러를 들고 미국으로 들어가려 할 것입니다. 신흥국 등 다른 나라에 투자했던 자산을 처분해서라도 말입니다.

 

 

♠ 자본유출, 한국도 예외 아닐 듯

 

여기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겠죠. 우리나라 증권시장에서 채권이나 주식 등에 투자되었던 돈들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돈들이 빠져나간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요?

 

일단 외국 투자자들이 채권이나 주식을 팝니다. 이때 채권가격, 주식가격이 떨어지겠죠. ‘팔자’가 많으면 가격은 떨어지는 법.

 

채권이나 주식을 팔면 돈이 생기는데 이 돈은 어디까지나 원화입니다. 그렇다면 이를 달러로 다시 바꾸어야 미국으로 들고 들어갈 수 있겠죠.

 

그럼 외환시장에서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게 됩니다. 여기서도 원화의 ‘팔자’가 증가했으니 원화의 가격은 떨어질 것입니다.

 

 

♠ 자본유출 막기 위해, 우리도 금리 인상해야 하는데…

 

채권이나 주식의 가격이 떨어지고 원화의 가격마저 떨어지는 것을 우리나라 정부가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유출되는 자본을 지켜야 하니까요.

 

그럼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도 금리를 올렸으니 미국으로 빼나가지 말라’고 말이죠.

 

과거의 사례를 보더라도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6개월이나 1년 뒤면 우리나라도 금리를 따라 올리곤 했습니다.

 

 

♠ 금리 인상은 우리 가계에 부담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무려 1,130조5천억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GDP인 약1,689조1,100억원에 거의 육박하고 있는 수준입니다.

 

증가한 속도도 장난이 아닙니다. 작년 같은 기간의 가계신용 잔액이 1,035조9천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무려 94조원이 늘어난 것입니다. 사상 최대의 수치입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무서운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자본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한국 금리를 따라 올려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가계부채에 따른 이자금액 또한 늘어나게 됩니다.

 

만약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인상해도 가계의 이자부담액은 연간 1조7,500억원 ~ 2조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천문학적 숫자가 가계의 부담으로 돌아오면 가계는 지갑을 또 닫게 될 것이며, 이는 내수시장뿐만 아니라 우리경제 전반에 타격을 줄 것이 뻔합니다.

 

우리도 기준금리를 올릴 것인지 말 것인지, 실로 우리경제의 딜레마가 아닐 수 없습니다.

 

 

♠ 미국 금리인상, 미국을 원망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가 반성해야

 

그래도 미국은 착한(?) 것 같습니다.

 

갑작스레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신호를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미국을 우리는 결코 원망(?)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다만 이렇듯 지속적인 신호를 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을 늘리고 부동산과 주식의 투자규모를 더욱 늘여온 우리 자신들이 문제라면 문제인 듯싶습니다.

 

증권회사에서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등이 있음.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