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욱이 수술 후 사경을 헤맬 때 나는 도욱이 오래 살기를 빌었다.
오래 살면서 고통 속에서 남을 아프게 한 죄를 깨닫고 뉘우쳤으면 했던 것이다.
그가 빨리 죽는 것은 구제받는 것이 되겠기에 그건 안 될 노릇이라고 여겼다.

 

토요일의 모임에서 도욱의 명을 꺼내놓았다. 그가 한 짓들을 대강 설명했다.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물음에 방여사는 운도 떼지 못했고 공선생은 “말년이 좋지 않겠다.”고 했다. 강박사는 “문제가 생겼다고 봅니다”라고 했다.

 

<어떤 문제?>
말이 체 끝나기도 전에 “병원에 있을 것 같습니다.”하고 강박사가 짚어냈다.
<어째서? 그렇다면 무슨 병으로?>
강박사의 명쾌한 풀이가 이어졌다.

 

“현재의 운이 축(丑) 중에 있고 시(時)가 기축(己丑)입니다. 축은 썩은 기운이라 할 수 있는데 삶의 과정이 바르게 살지 않았으니 쓰레기통 속으로 쳐 박혀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명(命)에 금(金)이 없는데도 돈이 많은 것은 공무원, 특히 경찰, 세무사, 정치가와 협잡해서 그렇게 된 것 아닙니까? 더운 때라 수(水)가 반드시 필요한데 그 수 조차 잔머리의 권모술수와 밤의 세계를 잘 엮어서 활용했으므로 큰 벌을 받을 때가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감옥엘 가야 하는데 정치권력등과 친하니 빠져나갈 것이고 결국 병원에 갇히는 신세가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와, 대단하십니다.>
내가 박수를 크게 치면서 또 물었다.
<무슨 병일까요?>
강박사는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대장암이나 위암일 것 같습니다.”
<하나만 골라내십시오>
“대장암 아닐까요?”
<왜요?>
“밤에 술 많이 마셨을 것 같고 명에 금이 없으니 대장 쪽이 약할 것 같습니다. 대장유병 극손경금(大腸有病, 克損庚金)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훌륭하십니다. 위암이지만 대장 쪽도 문제는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도욱의 명에 많은 것은 화〮토(火〮土) 기운이니 이른바 모래사막의 모래 같은 흙이 첩첩산중인 격입니다. 많은 것이 탈이 나면 중병이 됩니다. 비위가 탈 나면 고치기 어렵습니다. 없는 것이 고장 나면 당연한 것이니 고치기 쉽습니다>
 

강박사의 명쾌한 해설에 입을 딱 벌리듯 했던 공선생님이 “오늘 저녁을 제가 근사하게 모시겠습니다.”하고 선언했다. 이때 정신 나간 듯 듣고 있던 방여사가 “아닙니다. 오늘 저녁은 제가 대접하겠습니다. 부산서 오신 손님한테 처음부터 그리할 수는 없습니다. 예의가 아닐 것 같으니 이번에는 제게 양보해 주십시오.”하고 분연히 나섰다. 그러면서 물었다.
“그 양반 자식이 있습니까? 있다면 무얼하며 어떻게 지내고 있는 지요.”

 

사실은 『도욱의 명』 풀이보다 중요한 것은 잘못을 저지르고 산 도욱의 후손의 문제를 잘 살펴보고, 남의 잘못을 거울삼아 바르고 아름답게 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는 것이었다.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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