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할배 !!

입력 2013-09-25 16:01 수정 2013-09-26 14:09
    청우의 김양수 회장님과 분당 새마을연수원 앞 작은 회집에서
몇 잔을 걸치는데 소낙비가 마구 쏟아졌다. 비를 핑계로 한 병 더 시켰다.
그러면서 불쑥 김 회장님께 물어봤다. “형님, <꽃보다 할배> 봤어요?”
“음...봤지!!”“재밌죠?”
“...어?..그거...다들 재밌다는데...나는 <할배>들이 너무 힘들어보여서...” ---요즘 <기자>는 일본에서 근무하느라 ‘한국TV’를 제때 보지
못했는데, 잠시 서울에 들리니까 식사자리에서 <꽃보다 할배>를 모르면
대화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꽃보다 할배> 프로그램 전체를 하루에
화끈하게 다 본 뒤 들떠서 이렇게 물어봤는데,
김 회장님께서 퉁명스럽게 응답하시니 김이 쏵 빠졌다.  하긴, 회장님께서 언제 뭐 하나 그냥 맞장구를 쳐준 적이 있었던가...?
그의 반응을 듣는 순간, 더 이상 <꽃보다 할배>를
상위에 올려놓을 생각이 전혀 없어졌다.  그때였다. 회장님께서 느닷없이 <한마디>를 툭!!! 던졌다. “그래도 <꽃보다 할배>에서 마음에 드는 건 <생명수(소주)>를
금기시하지 않는 거였지...케이블TV여서 그런가?” ---사실 나도 <술> 얘기를 하고 싶어서 <꽃보다 할배>를 ‘안주’로
올렸는데, 갑자기 시큰둥하게 나오시니까 관두려고 생각하던 차였는데...
회장님께서 이렇게 <똑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줄이야!!!
이때부터 우리의 얘기는 봇물이 터지고 말았다.  “아니, 저는 <신구>나 <백일섭>이 그렇게 마셔댔는데도 70살은 넘게
살고 있다는 사실에 자신감을 얻었는데요..!!!?”
“하긴 그래!!!, <신구>도 술 실력이 여전한 모양이야..!!!”                               * ---그래서 <이날>은 눈치를 보지 않고 과감하게 술얘기를 꺼냈다.  “형님, 우리 그동안 술은 정말 미련 없이 마신 거죠...?”하지만 회장님의 반응은 또 날카로운 부메랑처럼 확 되돌아왔다. “자네가 그렇게 마시고도 아직 살아 있는 게 신통한 거지....”   맞는 말씀이었다. 내가 김 회장님을 처음 만난 건 25년전의 일...
서울 화곡동에 있는 기계공장에 취재를 갔는데, 공장 마당에 앉아
수처리기계를 개발하던 그가 공장을 보여주고 있는데... 어찌나
성품이 소탈하시던지... 느닷없이 이렇게 말했다. “사장님, 저 목이 말라 죽겠는데요...시원한 캔 맥주 한 개만 ^ ^...!!!” 상황을 금방 눈치를 챈 사장(당시엔 사장이었음)님께서
“이것보세요, 이 기자님!!...지금 <취재>하러 오신 것 아닙니까...??”
라며 씨익 웃었다.  “사장님, 제겐 <취재>가 취할 취(醉)자에 있을 재(在)자 입니다!!”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그날 <取材>는 정말 <醉在>가 되었고...
그 한마디 때문에 만난 첫날부터 우리는 형제의 <義>를 맺었고...
다음날 새벽, 그를 댁에 까지 모셔다 드렸다.
그리곤 일주일간 몸을 회복하지 못해 죽을 고생을 했다.                              *   그날로부터 우리는 참 많은 <해외출장>을 함께 다녔다.
갈 때마다 김 회장님은 <이순재>였고, 나는 <백일섭>이었다.
김 회장님과 함께 가장 많이 출장을 간곳이 <카자흐스탄>이었는데,
두 사람은 알마티에 있는 국립 카자흐스탄경제대학교 대학원을 함께
등록해 같이 공부하기도 했다.  그때 내 바지주머니에서 반병짜리 플라스틱소주병이 삐져나오면
그는 한심하다는 듯... 담배를 꺼내 물었고...담배를 못 피는 나는
병뚜껑에 ‘생명수’를 살짝 따라 마셨다.    기계공학이 전공인 그가 <경제학>강의를 들어야 하니
나보다는 아무래도 힘들었을 것이다. 결국 우리는 <보드카표 소주>로
 시간을 보내며 강의를 들어야 했다.
아마 <그것!!>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결코!!! 졸업장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    그런데 정말 이상한 건...왜? 해외에 나갔을 때 맨정신에는
<백일섭>인데... 한잔 쫙!! 들이키면 <이서진>이 되는 건지...??
그건 정말,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이유를 알 길이 없다!!! 실제 <꽃보다 할배>에서도 <할배>들이 한 잔 드시고 나면
영어를 술술하기도 하고, 어떤 땐 중국어까지...?!!!
김양수 회장님도 마찬가지다... 한잔 하시고 나면 그 타고난
<카리스마>로 <만국어>를 구사해낸다.                             *    어쨌든!!... 이번에 <꽃보다 할배>를 보다가 <진정으로!!!>
느낀 게 하나 있다.
그건...해외에 나갈 땐 <신구>처럼 <생명수>를 꼭 챙겨가야 한다 것이다. 
 한잔만  하면 그저 <만국어>로 통용할 수 있으니까...  (...확실히 해외에 나갔을 땐 <한잔>할수록 잘~ 풀리고,
국내에선 <주량>을 줄일수록 좋~다는 것이 결론..!!!)  그래서, 김양수 회장님도 국내에선 <딱 1병만?!> 드시면
무슨 일이 있어도 곧 바로 댁으로 GO!!! 하신다.
대학 4학년 2학기 때 지하철역에서 난생 처음 '한국경제신문'을 샀는데, 거기에 난 '기자모집'이란 걸 본 게 팔자를 완전히 바꿔버렸습니다.
그로부터 '기자'란 꼬리표를 떼지 못한 채...오히려 '중소기업전문'이란 딱지를 하나 더 붙여서....어언간 36년이란 세월을 흘려보내고...그 산전수전 이전구투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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