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인천시는 2014년 9월 19일 개막하는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특별교통대책을 수립, 시행에 돌입했다. 그럼에도 턱없이 부족한 대중교통 연결망 구축과 함께 대회 기간 인천 전역에서 예정된 차량 2부제 의무시행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AG 기간 인천을 방문하는 관람객은 모두 222만8천여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루 평균 5만~19만 명 수준이다. 시는 관람객의 원활한 수송을 위해 현재 건설 중인 인천도시철도 2호선을 인천AG 개막 전 개통을 목표로 추진했지만 심각한 시 재정난 속에 개통을 2016년 이후로 연기하면서 대중교통망 부족에 따른 혼잡은 이미 예견돼 왔다.

상황이 이렇자 시는 일선 경기장과 기존 지하철 역사를 연계하는 셔틀버스 운영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6만 명 이상 관람객들이 모여들 것으로 예상되는 서구 아시아드주경기장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수도권매립지 및 주변 공터 6곳에 모두 1만3천여 면의 임시주차장을 운영하고, 주차장과 인접한 지하철역(검암·작전·동인천·동암역)에 350대의 셔틀버스를 운행키로 했다.

또 경기장별로 교통대책을 위한 근무인력을 파견하고 임시주차장 운영 및 셔틀버스 운영 등 전반적인 교통 상황 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문제는 셔틀버스 통행이 원활히 이뤄지겠느냐는 점이다. 개·폐회식은 물론 경기 당일 선수단 차량 및 대회 관련 차량들이 몰려드는 혼잡 속에 시간당 600~700여 대로 예측되는 셔틀버스 운행이 원활히 이뤄질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사례2)
4대강 사업 이후 녹조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그러자 환경부는 몇 가지 임시대책을 내놨다. 보에 가둬놓은 물을 방류해서 씻겨내려가게하면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고 또, 조류제거선으로 녹조를 걷어내는 것도 상당히 효과적일 것이라고 홍보했다. 지난 6월 말에도 녹조때문에 1100만톤을 추가 방류했는데,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에서 녹조 때문에 흘려보낸 물이 1억톤 정도다. 돈으로 계산하면 223억원에 다다른다. 그런데 4년 전 총리실 산하 연구기관은 추가 방류의 부작용을 지적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방류로 조류를 통제하면 하천과 이어진 연안의 적조 발생 잠재력을 키운다고 지적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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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두 사례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우리가 내리는 의사결정의 상당수는 완벽하지도 정확하지도 않은 채 인식의 바탕을 두고 문제가 생기면 임시방편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결국 문제의 근본 원인은 해결하지 못하고 임시방편용 비용만 증가시킨다.


여기에 적합한 이야기 하나를 소개한다. 미국 자동차회사 경영자들이 단체로 일본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저 유명한 일본 자동차회사의 조립 라인을 견학하기 위해서이다. 라인의 마지막 공정은 자동차 문짝을 경첩으로 조립하는 일이다. 이는 미국과 동일하다. 그런데 한 가지 공정이 빠져있었다.


미국 공장에는 노동자가 고무망치를 들고 문과 차체가 완벽히 맞아 들어가게끔 두드리는 공정이 들어 있다. 하지만 여기선 그 공정이 보이지 않았다. 미국의 경영자들은 당황했다. 그리고 이렇게 물었다. "문과 차체를 정확히 맞춰 넣는 일은 언제 합니까?"


안내하던 일본인이 씩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설계 과정에서 완벽하게 맞춥니다."


일본 자동차 공장에서는 작업 후에 다시 결함을 조사하고 여러 데이터를 모아 그에 대한 최상의 해결책을 찾아내는 일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처음부터 원하는 결과가 나오도록 설계한 다음 제작했다. 만약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처음 설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미국 자동차든 일본 자동차든 생산 라인을 다 통과하고 나면 문과 차체는 꼭 들어맞아 보인다. 결과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물론 일본 공장은 고무망치도, 두드리는 작업을 할 노동자도 추가로 필요하지 않으니 그 자체로도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설계 단계부터 완벽히 맞춰진 일본 자동차의 문이 더 견고하며 설령 사고가 나도 내구성이 훨씬 좋다. 더 두꺼운 강판을 쓰거나 다른 부속을 넣은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잘 들어맞게 조치한 것만으로 말이다.


고무망치는 개인과 조직의 일상생활에서 자주 등장하는 도구다. 당초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고무망치가 등장하여 단기 전술을 구사한다. 설계부터 견고했는지 여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당장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고무망치를 두드린다. 형식적 야근, 땜빵식 휴일 근무, 비상 근무 등이 열심히 일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 고무망치를 두드리기 위한 일련의 행동들이다.


그리고 리더는 이렇게 얘기한다. "생산성 향상과 성과를 높이라"고...


제대로 된 조직은 고무망치를 두드리는 일이 많지 않다. 인풋과 아웃풋, 원인과 결과, 모두에 집중한다. 인풋에만 형식적 결과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고무망치만 두드려서 원하는 결과를 얻기란 쉽지 않다. 설사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또 동일한 문제가 발생한다. 인천AG의 교통대책과 4대강 사업의 해결을 위해서는 고무망치만 두드려서는 안된다. 


오늘, 당신의 하루는 고무망치를 두드리는 일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는 않는가?

by. 정인호 VC경영연구소 대표 (ijeong13@naver.com) / www.vcm.or.kr 
      블로그 http://blog.naver.com/ijeong13/220108895461


정인호는 경영학박사 겸 경영평론가다. 주요 저서로는 『협상의 심리학』, 『다음은 없다』, 『HRD 컨설팅 인사이트』, 『소크라테스와 협상하라』, 『당신도 몰랐던 행동심리학』, 『화가의 통찰법』등이 있으며 협상전문가, HR 컨설턴트, 강연자, 칼럼니스트, 경영자, 전문 멘토, 작가로 활동 중이다.
http://www.ggl.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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