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에서 ‘바보, 멍청이, 못난 사람’ 등을 총칭해서 <찌질> 이라고 일컫는다고 한다. 또는 ‘못 노는 애, 옷 못 입고 공부 못하는 애, 소심한 애, 공부는 중간 정도하고 소심하고 착한 애, 노는 척 하는 애’ 등 같은 내용도 올라와 있다. 원래의 뜻은 ‘애들하고 잘 어울려 놀지 못하는 아이 등을 가르치는 말’이라고 한다. 초등학교 시절, ‘코 찌찔이’ 라고 놀려댔던 유난히 까만 떼가 많은 한 친구의 얼굴이 생각이 난다. 코를 닦으라고 해도 그 당시 좋은 휴지가 없어 신문지 같은 것을 쓰니까 닦아도 그 친구는 여전히 찔찔이였다.

 

 퇴직한 선배들은 퇴직 후 제일 고민되고 부담되는 것이 있다면 바로 결혼식, 장례식 축.부의금이라고 한다. 남의 속을 아는지 퇴직하고 나면 경조사가 더 많아진다 (심적으로도 그렇게 느껴질 것이다). 이는 자녀 혼사와 부모 사망이 많이 일어나는 연령대에 퇴직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퇴직하니까 경조금이 참으로 큰 금액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좀 <찌질>하지만 현역 때보다 액수를 대체로 반으로 줄인다고 한다.

 

 이처럼 찌질 해진 그는 모임에 가면 늘 좌중을 리드하고 밥값, 술값을 척척 잘도 내었다. 그러다 보니 늘 인기가 있고 따르는 후배도 많았다. 그러나 은퇴 후 2~3년을 지내보니 저금리 시대에 현금 까먹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던 가락도 있고 <찌질>하게 모른 척 하기도 그래 “어이, 내가 반 만 낼께!” 라고 하더니 최근엔 “자, 회비들 빨리 내자고!” 라고 선창한다. 아마 이제야 터특한 것같다. ‘찌질하게 굴어야 오래 간다‘는 것을.

 

 <찌질>하게 사는 방법으로 좀 비겁(卑怯)하게 사는 것도 한 방편이다. <나 보다 더 훌륭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언제든 주변에 있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이후 나는 비겁해 지기로 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두루 들은 다음 그걸 종합하고 은근슬쩍 거기에 내 생각을 조금 버무려 마치 내 것인 양 꺼내 놓는 짓, 즉 비겁 전략이다. 우리 모두 조금만 비겁해지자. 그러면 세상은 뜻 밖에 훨씬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다> -(조선일보 최재천의 자연과 문화 中)-
 

 은퇴 후 30년을 살아야 하는 장수(長壽)리스크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사회생활도<찌질>하지만 ‘가늘고 길게’ 가는 게 생존의 비법(秘法)이 아닐까. 가정에서도 지출은 찌질 하게, 아내에게는 비겁해지면 평화가 찾아 올 것이다. 굵고 짧게 살다 가신 故 강재구 소령, 가수 김광석, 애플의 스티브 잡스 등 영웅들에게는 죄송스럽다. 그러나 범인(凡人)들은 어쩔 수 없지 않는가. 좀 <찌질 하게 살면 어때! >        ⓒ강충구20140127

 
국내 1호 은퇴시공 전문가로 30년간 대형 건설회사 토목부분에서 잔뼈가 자란 이 분야 베테랑 건설인이다.
그동안 VE(Value Engneering)상, 건설기술인상, 대통령표창, 건설교통부 장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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