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장난이 아니네”     심한 몸살을 앓은 필자가 자연치유를 한다고 객기를 부리다가 병을 키워 지불한 병원비에 대한 소감입니다. 초기 항생제를 거부하다가 염증을 키워 CT 촬영과 조직검사 그리고 한 달간에 걸친 진통제, 항생제라는 혹독한 대가를 치렀습니다. 몸살 치료하는 데 이러니 임종 무렵 중환자실의 엄청난 병원비는 어떠한지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극심한 불황으로 아파도 병원을 미루거나 안가는 사람이 수두룩하다고 합니다.     이제는 자신이 살던 집에서 생을 마감하고 자택에서 장례를 치루는 모습은 역사책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작년에 아버님 돌아가실 때뿐만 아니라 나이 드신 중환자 문병을 갈 때 마다 산소 호흡기에 각종 링거주사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기가 그지없었습니다. 늘 혼자서 “이건 아닌데” 하면서도 “그래야만 부모 된 도리인가 보다”라고 지나갔습니다. 자식들의 효심? 체면치레? 아니면 최선을 다해 모셨다는 자기만족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수적이고 양반 따지는 필자의 고향에서는 이제 그렇게 하지 말자고 주장하기가 더욱 어려운 실정입니다.     우리나라 한 해 사망자는 25만 명, 2035년에는 50만 까지 늘어난다고 합니다. 손명세 연세대 보건대학원장에 의하면 평생 지출하는 의료비 절반(50%)은 죽기 전 한 달 동안, 25%는 죽기 전 3일 동안에 쓴다고 합니다. 또한 가장 피하고 싶은 죽음은 중환자실에서 맞는 죽음이라고 합니다. 웰 빙에 목숨 거는 우리 국민들의 웰 다잉 순서는 선진 40개국 중 33위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죽음을 준비하는 모임 회원들은 ‘죽음의 풍경은 다채롭고 내 삶의 마지막 장면만큼은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싶다’고 외칩니다.     요즘 우리나라 신혼부부는 물론이고 재혼부부들이 부부재산 약정서를 작성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합니다. 미국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예비부부들에게 “아무리 사랑해도 혼전 계약서는 꼭 쓰라”라고 합니다. 재산분배와 인생마감 방식 결정, 어느 쪽이 더 중요한지 자문(自問)해 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급작스런 사고가 아니라면 죽음은 출생과 달리 준비할 기회가 있다는 것입니다. 단지 경제적 손실만이 아니라 생의 마감 방식을 스스로 결정해서 자신이 누릴 행복을 찾자는 것입니다.     100세 까지 사는 것을 상수(上壽)라고 합니다. 100세라면 인간수명의 최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제 상수(上壽)가 상수(常數)가 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최상의 수명을 누렸다면 주어진 목숨과 나의 권리를 스스로 거둬들이는 호사(?)를 누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죽음학(Tanatology)을 연구하는 이화여대 최화숙 교수는 삶과 죽음은 연속선상에 있기 때문에 잘 사는 사람이 잘 죽는다고 합니다. 인생 1, 2막을 잘 보냈으면 3막도 깔끔하게 마무리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리포트나 원고는 데드라인에 가서 해야 묘미가 있고 창의력이 나온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스릴을 즐기려고 마냥 미루었다가 아무것도 못하고 빵점을 맞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미루고 있는 어려운 숙제 –사전 의료의향서– 이제 더 미루어서는 안 됩니다. 세월은 멈춰주지 않습니다. 덤으로 국가 건강보험 재정 압박을 줄이는데 일조를 할 수 있으니 참으로 깔끔한 은퇴시공 종결자입니다. ⓒ강충구 20130922
국내 1호 은퇴시공 전문가로 30년간 대형 건설회사 토목부분에서 잔뼈가 자란 이 분야 베테랑 건설인이다.
그동안 VE(Value Engneering)상, 건설기술인상, 대통령표창, 건설교통부 장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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