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과 최고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 하늘로 향하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으로 탄생한 것이 사막지대에 새워진 거대한 타워 <버즈 두바이> 입니다. 버즈 두바이는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재정적으로 도움을 받은 아랍에미레이트 대통령 이름을 본 따 < 부르즈 할리파 (Burj Khalifa) >로 명명되어 개장을 했습니다. 버즈 두바이는 세계 최고층 타워로 높이 828m이며 163층에 연면적 50만㎡로 강남 코엑스 몰의 4배, 잠실운동장의 56배로 정말 엄청난 규모입니다.

 

 아랍에미레이트(U.E)가 아무리 석유부국이라지만 사막지대에 세계 최고층 건축물을 세우겠다는 발상 자체가 참으로 놀라울 따름입니다. 우리가 바람 부는 날 등산을 갈 때 높은 산에 올라가면 꼭대기는 산 아래보다 바람의 세기가 훨씬 강하다는 것을 경험 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건축물도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바람이 세기가 강하며 많이 흔들리게 됩니다. 800m가 넘는 버즈 두바이는 초속 40~50m 바람일 경우 115cm 까지 흔들린다고 합니다. 휘어지지 않게 설계와 시공을 했다면 건물이 부러질 수 있다는 애기입니다.

 

 건축물 시공 시 배관공사에 사용하는 자재 중에 <프렉시(Flexible)관> 이란 게 있습니다. 외관이 주름이 져있고 필요한 각도로 자유자재로 구부려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배관공사에서 일반적으로 관이 꺾이는 부분에는 곡관(曲管)을 별도로 사용하든지 아니면 절단해서 용접을 하는 등 별도의 비용과 시간이 소요됩니다. 여기에 비교하면 곡관이나 절단 용접이 필요 없는 프렉시블관은 참으로 편리한 셈입니다. 즉 유연성을 가미하면 훨씬 유용하고 경제적이라는 얘기입니다.

 
 필자가 80년대 중반에 상사로 모시다가 호주로 이민을 가신 분이 있습니다. 그는 80년대 중반 그 당시 몇 안 되는 기술사 였습니다. 더욱이 유창한 영어 실력, 토목 전문 분야에 막힘없는 기술력을 갖춘 데다 바둑, 사진 촬영 등 다양한 취미 물론 부하들을 끔찍이 아껴주시는 자상한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분 인생 사전에는 <아부>라는 단어가 없었으며 발주처, 본사 임원들에게도 참으로 <강성(强性)> 이라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었습니다. 결국 강한 성품과 상급자와 마찰로 회사에 사직을 했는데 참으로 아까운 인재를 놓쳤다는 아쉬움이 아직까지 남아 있습니다.

 

 결국 버즈 두바이 꼭대기가 휘어지게 설계하고 시공한 이유는 건물에 유연성을 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은퇴시공도 매한가지입니다. 유연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계속되는 저금리로 은퇴자산을 은행과 저위험 상품만 고집할 수 없습니다.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 될 전망에서 집을 꼭 소유하고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유연한 사고(思考)가 요구됩니다.

 

 이제 은퇴시공도 과거의 틀을 깨고 다양성과 창조성 그리고 유연성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이 또한 짧은 현역 긴 노후시대의 생존법이기도 합니다.ⓒ강충구20130611
국내 1호 은퇴시공 전문가로 30년간 대형 건설회사 토목부분에서 잔뼈가 자란 이 분야 베테랑 건설인이다.
그동안 VE(Value Engneering)상, 건설기술인상, 대통령표창, 건설교통부 장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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