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학입학 전형은 기네스북에 올려도 손색없을 만큼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속 타는 학부모들이 허리가 휘어지는 사교육비도 모자라 시간당 30~40만원의 고액으로 입시 전문가한테 입시 전형 컨설팅을 받기도 합니다. 정책 당국에서는 제도를 못 바꾸는지 의지가 없는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음이 단지 필자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 이번 새 정부에서 입시 제도를 단순하고 알기 쉽게 고친다고 하니 일말의 기대를 해 보겠습니다. 한국의 대입전형 제도만큼 아직도 정착을 못한 제도가 또 있습니다. 바로 공공(公共)공사 입찰제도입니다.

 

 우리나라 공공(公共)공사 입찰제도는 방식에 따라 분류하면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우리가 익숙하게 들어온 <최저가 낙찰제> 그리고 <적격심사 입찰>과 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인 <Turn Key (이하 T.K 방식) 방식> 이 있습니다.

 

 최저가 낙찰제는 말 그대로 가장 낮은 금액을 제시한 업체를 심사하여 낙찰자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예산을 다루는 기획재정부에서 가장 선호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적격심사입찰은 선진국에서 선호하는 최적(最適)가격 낙찰제와 유사한 방식으로 예정(豫定)가격에 근접한 업체를 낙찰 시키는 방식입니다. T.K 입찰 방식은 <Turn Key>라는 말대로 한 업체가 설계- 시공을 함께하여 열쇠를 넘긴다는 것으로 입찰시 각자 다른 설계. 공사비를 제시하여 가장 점수가 높은 업체가 공사를 수주하는 방식입니다.

 

 T.K 입찰을 살펴보면, 취지는 설계를 더 잘 해보자는 즉 기술력 향상 목적으로 시작이 되었습니다. 최근에 건설되는 미려한 교량과 휘황찬란한 공공청사 등은 T.K 제도 하에서 낙찰 받기 위해 경쟁적으로 나온 건설업체들의 작품들이라 보시면 됩니다. T.K가 건설사에 문제는 낙찰이 되면 다행이지만 떨어지면 수십억의 설계비를 날릴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시공자가 설계-시공을 하기 때문에 공사 중 예외 조항(발주처 요구 등)을 제외하고는 < 절대로 설계변경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사실, 건설현장 만큼 변화무쌍 한 곳이 없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 지질(地質), 지형(地形), 지장물 조사 그리고 민원사항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으면 회사는 수십억, 수백억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게 되며 최악의 경우 회사가 파산 할 수 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은퇴시공도 매한가지입니다. 소홀히 하면 설계-시공 모두를 일괄 책임져야 하는 T.K 방식과 똑같은 결과를 초래 한다는 것입니다. 공사 전에 기본조사를 꼼꼼히 확인해야 하듯이 자신의 자산구조, 소득 여부, 각종 연금과 보험 현황을 꼼꼼히 챙겨야 합니다. 공사 중 돌발 민원 등으로 인한 공사 중단은 공기 뿐 만 아니라 금전적 손실을 초래 하듯이 자녀 교육, 결혼 비용 뿐 만 아니라 뜻하지 않는 사고나 갑작스런 건강악화나 사망 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합니다. T.K 입찰 방식이 Key를 돌리기까지 전적으로 시공사 책임이듯이 당신의 <은퇴시공>도 처음부터 끝 까지 당신 책임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러나 살아가면서 간혹 틈새와 또 다른 기회가 있는 것이 또한 세상사입니다. 설계 변경이 안 되는 T.K 현장에서도 틈새를 찾아 설계변경을 잘 해서 이윤을 남겨오는 현장 소장이나 책임자도 간혹 있습니다. 50-60이 되었는데도 은퇴설계나 시공이 부실하다면 원인을 찾아보고 지금이라도 설계변경을 하십시오. <가장 늦었다고 생각 했을 때 가 가장 빠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강충구20130312
국내 1호 은퇴시공 전문가로 30년간 대형 건설회사 토목부분에서 잔뼈가 자란 이 분야 베테랑 건설인이다.
그동안 VE(Value Engneering)상, 건설기술인상, 대통령표창, 건설교통부 장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