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습

입력 2013-01-02 10:20 수정 2013-01-13 08:41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각 언론의 인사란이 참 분주합니다. 공무원과 각 기업의 승진소식 때문입니다. 꽃집들이 반짝 호황을 누리는 때이기도 하지요. 특히 지인이 근무하는 회사라면 더 꼼꼼하게 살펴보곤 합니다. 여기에는 불문율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승진자 명단은 있지만 퇴직자는 없다는 것입니다. <승진자>에게는 환희의 연말이지만 <퇴직자> 에게는 암흑과 공포> 그 자체입니다. 천당과 지옥입니다.

 

 지난 한 해 우리 경제는 참으로 힘든 한 해였습니다. 특히 건설업종은 더욱 더 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00대 건설기업 중 20 여 개 사가 워크아웃 내지는 법정관리 중입니다. 그 여파는 당장 주변에도 불똥이 튀었습니다. 동료들이 대책 없이  떠나야 모습을 말없이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이들은 대다수가 3대 백수시대의 무거운 짐을 진 50대들입니다. 노령의 부모를 모시는 마지막 세대이며, 청년 백수인 자녀를 건사(乾飼)해야 하고, 본인도 퇴직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더욱 안타까운 일은 퇴직 후의 인생 2막이 준비가 너무나 안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경제적 문제, 시간 활용의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문제의 심각성은 무엇보다도 <퇴직을 받아들이는 심리적 대비>가 전혀 안되어 있다는 데 있습니다.

 

 동료로서 선배로서 위로라도 몇 마디 건 내고 싶은데 휴대폰은 며칠째 꺼져 있습니다. 아내와 자녀들에게 차마 말을 못해서 평상시 복장으로 무작정 나왔다고 합니다. 울분과 분노를 삼키지 못해 몇 날을 술로 지세기도 합니다. 아직 대학생 아이가 두 명이나 있다고 하소연도 합니다. 밤마다 불면증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물론 남의 일만은 결코 아닙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준비 없이 맞는 바람은 미풍(微風)에도 흔들립니다. 사람과의 이별과 직장에서 퇴직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심리적 균형 감각을 가지고 현실적이고 객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해주어야 충격이 덜합니다. 조금이라도 시간 있을 때 <충분히 준비> 하는 것이 최고의 <퇴직 연습> 입니다. 최선을 다한 사랑은 후회의 굴을 파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 각박한 세상 탓만 하지 마시고 시간이 있을 때마다 퇴직연습을 생각해야 합니다. 이젠 퇴직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강충구 20130101

 

 
국내 1호 은퇴시공 전문가로 30년간 대형 건설회사 토목부분에서 잔뼈가 자란 이 분야 베테랑 건설인이다.
그동안 VE(Value Engneering)상, 건설기술인상, 대통령표창, 건설교통부 장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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