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당 1천만원짜리 골프!!’

실로 억! 하는 소리가 납니다.

 

다름 아닌, 최근 중국의 부자들이 한국으로 골프를 치러 오면서 심하게는 ‘타당 1천만원짜리’ 골프를 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한 술 더 뜨는 것은 이들이 목숨을 건 내기 골프를 치는 게 아니라, 친선 골프에서 적당한 긴장과 재미를 위해 그 만큼의 판돈이 오간다는 것입니다.

물론, 제가 직접 눈으로 확인 해보지는 않았지만 해당 골프장의 캐디들이 그런 말을 몇 차례 하는 걸 보면 다소 과장은 되었더라도 아예 없는 말은 아닌 듯싶습니다.

그 동안의 급속한 중국경제의 성장으로 인해 축적된 부는 극소수의 부자들에게로만 집중되었고 이들이 지금 자국 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돈을 물쓰듯 쓰고 있습니다.

 

비단 중국의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전세계적으로 부자들의 수는 가속도를 붙여가며 늘어나고 있다 합니다. 인터넷 뉴스(2014.5.30일자 쿠키뉴스)를 뒤져보니, 영국계 부동산컨설팅업체 나이트프랭크의 「2014년 부자보고서(The Wealth Report 2014)」에 따르면 2013년말 기준으로 3,000만달러 이상인 자산가는 전 세계에 16만7,669명이 분포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는 10년전인 2003년 10만 5,641명과 비교하면 무려 59% 증가한 수치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닙니다. 서울대 이정전 명예교수에 따르면, 상위 1%에 해당되는 부자들의 소득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8년 6.9%였던 것이 2011년엔 11.5%로 급속히 늘어났다고 합니다. (2014.5.13일자, 이데일리)

 

이렇듯 자본주의가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빈부의 격차는 심해지고 있습니다. 노동이 돈을 버는 속도보다 돈이 돈을 버는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 자본주의,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시스템

 

오늘날 지구상 대부분의 국가가 그러하듯, 우리 역시 자본주의의 룰(rule)에 따라 생활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다른 모든 이데올로기나 경제시스템을 제치고 자본주의가 오늘날 세상을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자본주의가 우수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사유재산의 인정’과 ‘부에 대한 세습의 용인’입니다. 신분에 관계없이 악착같이 일해서 내 것을 모을 수 있고 이를 내 사랑하는 자식에게 물려줄 수도 있으니 이처럼 인간의 발전의욕을 고취시키는 제도가 또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저 역시 자본주의를 지지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 과유불급

 

하지만 과유불급은 어느 시대, 어느 체제에서도 통하는 진리라 생각됩니다. 자본주의의 탁월한 경쟁력이었던 사유재산의 인정과 부에 대한 세습이 오히려 자본주의가 발전하는데 적잖은 걸림돌이 되어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바로 돈이 돈을 버는 상황이 가속화됨에 따라 부모로부터 부를 세습 받지 못한 사람들의 발전의욕을 짓밟고 있기 때문입니다. 빈부격자의 심각화죠. 이는 자본주의의 첨병이라고 불리는 IMF(국제통화기금)에서 조차 그 위기를 경고했을 정도입니다.

 

 

♠ 소득 재분배는 자본주의의 새로운 경쟁력

 

미국의 헨리포드는 자동차를 팔아 돈을 벌자 이를 자신의 회사 노동자에게 상당부분 배분했습니다. 주변의 부자들은 그의 이러한 행동을 질타했고, 심지어 당시엔 빨갱이라고까지 그를 매도했습니다. 하지만 주머니가 두둑해진 노동자들이 돈을 모아 포드 자동차를 구매하면서 결국 헨리포드는 더 많은 자동차를 팔 수 있게 되었답니다. 그는 고단수의 사업가이자 자본가였던 거죠.

 

부자들이 소득을 재분배하면 이 돈이 다시 소비를 유발시키고 다시금 생산에 박차를 가하며 선순환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소득의 재분배에 우리사회는 아직까지 인색한 듯싶습니다. 세계가치관조사기관(World Value Survey)이 최근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2010~2014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67.2%가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소득 재분배에 반대하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합니다. (2014.5.13일자, 이데일리)

 

혹자는 말합니다. 아직은 성장을 논할 때이고 좀더 잘 살게 되면 그때 분배를 논하자고 말입니다.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우리나라는 아프리카의 나라들 보다 가난했던 나라입니다. 90년대 초반 한일 대학생 교류로 일본에 갔던 저는 당시 일본의 엄청 발달되어 있던 생활수준에 적지 않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생활수준 면에서 일본과 별다른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살만큼 살게 되었고 성장할 만큼 성장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반에서 꼴등하던 학생이 전교 15등 안에 들면 잘 한 것 아닙니까? 이제는 분배에 대해 논의해도 충분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서 헨리포드의 사례처럼 소득의 재분배는 설령 부자들이 부를 급격하게 성장시키지 못할지는 몰라도, 자본주의를 더욱 오래 지속해 줄 수 있어, 부자들이 그들의 부를 대를 이어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최고의 방법임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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