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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이퍼링 : 풀린 달러 줄이면, 우리는?

갑오년 정초부터 금융시장이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다름아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전략, 이른바 테이퍼링 때문입니다.

 

얼마 전에는 테이퍼링 규모가 200억 달러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해서 더욱 분위기가 험악했습니다.

물론, FRB(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당분간은 100억달러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하지만, 어찌되었건 매 회의 때 마다 100억 달러씩 시장에 풀린 달러가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이 여파로 아르헨티나와 터키가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가 누굽니까? 2001년 디폴트를 선언하며 국가부도 사태를 겪었던 나라죠. 이번에도 자국 통화인 페소화 가치가 11.7% 급락을 하면서 2002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터키 역시 주가 하락, 통화 절하, CDS 및 국채금리 상승 등 악재란 악재는 모두 겪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칠레, 페루, 우크라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베네수엘라,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등 왠만한 신흥국들이 죄다 위기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습니다.

 

이웃의 고통에 가슴은 아프지만, 그 보다는 우리나라는 어찌될까에 신경이 온통 쏠리는 게 인지상정인 듯싶습니다.

 

뉴스를 뒤져보면 의견은 반반입니다.

 

우선, 우리나라의 경우는 펀드멘탈이 좋아서 다른 신흥국과 달리 별반 문제가 없을 것이고, 오히려 이참에 돈이 우리 쪽으로 더 몰릴 것이란 의견입니다.

이번 신흥국 위기가 오히려 우리에겐 기회란 이야기인 셈이죠.

 

그도 그럴 것이 아르헨티나의 경우, 외환보유액이 370억 달러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1년 안에 상환해야 할 단기외채 규모는 338억 달러라고 합니다. 당장 빚만 갚아도 파산에 이르는 상황입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외환보유액이 3,464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 일뿐더러 단기외채 비중도 27%에 불과합니다. 즉, 체력이 튼튼하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와 반대되는 의견도 무시를 못합니다.

 

우리나라는 가계부채 1,000조 시대에 접어들었고, 최근 계속되는 환율하락으로 수출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신흥국의 위기가 우리에게로 전이되면 이게 뇌관이 되어 엄청난 혼란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테이퍼링에 따른 신흥국의 위기가 우리에게 오히려 기회가 될지 아니면 우리 역시 엄청난 위기상황으로 내몰릴지…

어느 쪽이 정답인지 알 수 없어 답답할 따름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방향이 잡힐 때까지 사태의 추이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경거망동하거나 허장성세 하기보다는 사태의 추이를 살피는 정중동의 자세가 필요할 듯 합니다.

 

주식투자에 목돈을 집어 넣으려 하거나, 내 집 마련을 위해 거액의 대출을 받으려고 고민하는 분이라면 더욱더 그러합니다.

 

어느 방향으로 기울지 모르는 혼란의 상황이라면 갈피가 잡힐 때까지 충분히 사태의 추이를 살피는 것도 현명한 의사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요즘 같이 갈피 잡기가 더욱 어려운 시기라면 돌다리를 충분히 두들기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 후, 기회를 잡아야죠.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깨어 있어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갑오경장이 일어난 지 120년이 지난 2014년 갑오년. 모든 분들이 현명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려, 가내 두루 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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