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규제를 완화하면 주택가격이 오를까?

상가나 오피스텔, 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이 아닌 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주택만을 놓고 이야기해보겠습니다.

 

2013년에 아파트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허용되었습니다. 또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폐지되고 취득세도 영구 인하되는 등 다양한 규제완화 조치가 작년 말 국회를 통화했습니다.

 

벌써부터 이러한 조치로 인해 주택시장이 회복되고 있다는 기사가 하나 둘씩 눈에 띄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한달 동안의 생애최초주택 구입자는 2만6천여명으로 작년 월평균보다 5배 이상 급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아파트 전세값이 매매가의 70%에 육박하여 이 참에 집을 사야겠다는 이른바 매매 전환의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완화 조치가 나오면 의례 ‘부동산시장 낙관론’ 운운하는 기사가 나오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장의 분위기가 시원치 않게 되면 ‘여전히 규제가 부동산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더 광범위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것이 그 동안의 신문기사의 논조였습니다.

 

따라서 규제완화 조치가 나온 직후의 시장상황만으로 정말 주택시장이 살아나고 있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생각됩니다.

 

게다가 전세값이 매매가의 70% 육박도 그러합니다. 이 비율이 60%를 넘으면 매매전환 임계점이라고 떠들던 때가 불과 얼마 전입니다. 그런데 이를 훌쩍 넘어선 지금, 70%가 다시 임계점이 될 거란 말은 어디서 근거한 것인지 의아합니다.

 

그렇다면 정말 이런 규제완화 조치를 원동력으로 하여 앞으로 주택시장에 봄바람이 솔솔 불 것인가를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 생각에 주택가격이 오르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살 사람이 많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럼, 살 사람은 어떻게 하면 많아지느냐

(1)사고 싶은 사람이 많아지고 (2)살 수 있는 능력(구매력)이 있는 사람이 많아져야 합니다.

 

사고 싶은 것으로 따진다면야 전세값이 이렇게 오르는데 이 참에 사야지 하는 마음을 먹는 사람이 충분히 많을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살 수 있는 능력, 즉 구매력이 있는 사람으로 따진다면 그 결과는 그리 시원찮을 것 같습니다.

 

물론, 주택가격이 오르면 하우스푸어 입장에서는 손해보지 않고 집을 팔아 빚을 청산할 수 있으니 가계부채 문제와 더불어 하우스푸어 문제도 일거에 해결할 수 있을 듯 보입니다. 하지만 오른 주택가격을 지불하고 누군가가 집을 사줘야 하는데 그런 사람이 과연 빚 하나 내지 않고 척척 집을 사줄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만약 그들 또한 빚을 내어 집을 사야 한다면 그들이 또다시 하우스푸어가 되고 그들이 또 다시 가계부채 문제를 야기시키는 꼴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악순환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금 주택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지겠죠.

 

우리나라는 이미 가계빚 1천조원 시대에 돌입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얼마 전 뉴스를 보니 작년 11월 한 달 동안 가계대출이 5조원이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는 7개월 연속 사상최대치를 경신한 숫자라고 하며, 이중 절반 이상인 2조8천억원이 주택담보대출로 인한 증가분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정부의 부동산 대책 등으로 주택매매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가계부채 증가폭이 확대되었다는 것이죠.

 

게다가 작년 11월의 가계대출 증가분에는 마이너스통장대출과 예적금담보대출 등 기타대출분 2조2천억원도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집은커녕 다른 용도로 급전을 끌어다 써야 하는 사람들도 엄청 많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한술 더 떠서, 최근에는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상황이 이를 진데 빚을 내어 주택을 사도록 만드는 지금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며 또한 얼마나 계속 약발을 받을지 의문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혹시 지금 치솟는 전세값이 부담스러워 꼭 집을 사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

하지만 빚내서 사야 한다면 깊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빚의 규모가 정말 3~5년 내 원금과 이자를 충분히 갚을 수 있는 규모라면 또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어떻게든 갚을 수 있겠지’ 라고 생각되는 금액이라면 부디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아 참! 결론을 안 내렸군요.

규제를 완화하면 주택가격이 오를까요?

지금과 같은 경제 상황에서 빚내서 집을 살 수밖에 없다면, 아무리 규제를 완화해도 주택가격은 결국은 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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