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1인당 국민소득 최대치의 숫자놀음

자랑스런 낭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2만4천달러를 넘어 건국이래 최대치를 기록하게 될 것이고 합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높으면 부자나라, 선진국이란 인식을 가지고 있는 우리로서는 이보다 자랑스런 소식이 있을 수

없으니까요.

 

그런데 1인당 국민소득이 사상 최대치가 된 원인을 따져보니 뭔가 석연찮은

부분이 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은 일반적으로

GDP(국내총생산)를 인구수로 나눈 금액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금액을 일반적으로 달러로 표시한다는 것입니다.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증가한 이유는 (1)GDP가 증가한 것과 (2)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환율에

의한 숫자놀음”

우선, GDP는 그 나라의 경제규모를 보여주는 것이므로 이게 증가했다는

건 분명 우리경제가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좋은 일이죠.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하락해서 1인당 국민소득이 증가한 것은 그야말로

숫자놀음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 할 수 있죠. 같은 100억을

벌었어도 1달러에 1200원일 때는 840만달러 정도가 되지만 환율이 하락해 1달러에 1000원이 되면 1000만달러가 되기 때문이죠.

 

실제로 지난 해 1인당 국민소득을 계산할 때는 1달러에 1102원을 적용했지만 올해는 연평균 환율인 1달러에 1095원을 적용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의 증가는 우리나라 경제규모의 증가도 분명

있지만 환율하락에 따른 계산상의 증가도 상당부분 무시할 수 없다는 거죠.

 

참고로 자료를 찾아 보니, LG경제연구원의 이근태 연구위원에 따르면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의 증가에는 GDP 효과가 3.3%, 환율하락 효과가 2.9%라고 합니다. 환율하락으로 인한 효과가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죠.

 

“N분의

1에 의한 숫자놀음”

하지만 다시 한번 말하지만, GDP의 증가는 분명 우리나라 경제규모가

작년에 비해 증가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니 뿌듯합니다.

 

다만 한가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나라의 경제규모가 증가한 만큼, 국민 개개인의 경제규모도 증가했느냐는 것이죠.

 

1인당 국민소득은 어디까지나 나라 전체의 GDP를 인구수로 단순하게 나눈 것입니다. 여기엔 어떠한 가중치도 반영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모든 국민의 소득이 똑같이 증가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세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럼 한 나라의 소득증가, 경제규모 증가를 전국민들이 얼마만큼 향유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어떤 지표를 봐야 할까요?

 

‘소득분배 지표’란 게

있습니다. 고소득층부터 저소득층까지를 5등분으로 나누어 그

양끝 계층의 가처분소득이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가를 보는 것인데요. 올해 9월

기준으로 고소득층의 가처분소득이 저소득층에 비해 5.05배로 작년의

4.98배보다 증가했습니다. 또한 가계 부채를 보면 고소득층의 부채는 줄어든 반면, 저소득층은 올해 3월말 기준으로 무려 24.6%나 늘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단순하게 ‘N분의 1’로

계산한 1인당 국민소득의 사상 최대치 증가가 전국민 개개인에게 해당되는 건 아니란 것이죠. 전체 경제규모는 늘었지만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득격차는 더 커졌다는 의미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최근 들어 발표되는 1인당 국민소득 증가나 경상수지의

흑자라는 멋진 성적표에 시큰둥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반 평균 성적이 올랐지만 정작 자신의 성적은 오르지 않았을 때의 씁쓸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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