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날뛰는 전세값, 다 이유가 있네!

집값은 빠지는 데 전세값은 끝을 모르고 오르고 있습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7월30일에서 8월5일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04% 하락하며 5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낸 반면, 전세가격은 0.12% 상승하며 50주 연속 올랐다고 합니다.

 

전세값이 집값의 60%이상을 육박하면 다시금 집값이 올라간다는 부동산 업계의 속설은 이제 ‘택도 없는’ 소리가 되었습니다.

 

“전세값이 이렇게 올랐으니 차라리 집을 사는 게 낫겠어!”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모름지기 집을 사게 되면 집값만 달랑 내는 게 아닙니다. 추가적인 여러 비용이 따라 붙게 됩니다.

 

우선, 구입시점에 취득세, 등록세가 붙게 되고 교육세, 인지대 등도 추가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매년 재산세를 내야 하며, 건강보험료도 올라갑니다.

 

하지만 전세의 경우는 다릅니다. 전세보증금을 내면 추가적인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또한 전세보증금은 잠시 맡겨놓은 돈이지 법적으로는 자신의 돈이니 2년 후 전세기간이 끝나면 고스란히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집값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요즘 같은 분위기에선 아무리 전세값이 오른다고 해도 선뜻 집을 살 수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전세값은 왜 이리 천정부지로 올라갈까요?

 

결론은 저금리’ 때문입니다.

 

그 동안 하우스푸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그래서 금리를 올리면 하우스푸어가 지고 있는 빚에 대한 이자부담이 늘어나 엄청난 문제가 일어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금리를 쉽게 올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금리 기조의 유지가 여론의 암묵적인 옹호를 받았습니다. (물론, 저금리 기조가 오로지 하우스푸어를 위해서만은 아니었지만 이 부분도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불똥이 전세 세입자들에게 튄 것입니다.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받아 은행에 넣어두어 봤자, 금리가 낮으니 수익성이 맞질 않았던 거죠. 그렇다고 2년 후면 내어주어야 하는 전세보증금을 고수익·고위험의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집주인들도 먹고 살아야 하는데….. 은행에 넣어둔 전세보증금으로는 연2% 수준의 금리가 고작입니다. 그러다 보니 전세를 월세(또는 반전세)로 바꾸게 되었고 자연스레 전세 공급이 줄어들어 전세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

이는 ‘월세전환율’이 점점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주인의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이 늘어나고 있는 것에서 잘 알 수 있습니다.

 

‘월세전환율’이란 전세를 월세로 바꿀 때 얼마의 이자율이 적용되는 가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보죠. 원래 전세값이 1억원인 아파트가 있습니다. 집주인은 이를 보증금 5천만원에 나머지 5천만원은 매달 50만원씩 월세를 받고자 합니다. 이 경우 기존 전세 1억원짜리 아파트는 보증금 5천만원에 매달 월세전환율 1%(→매달50만원/나머지5천만원)의 아파트로 바뀌게 됩니다. 이를 1년 기준으로 하면 총 600만원의 월세를 받게 되고 연 이자율로 따지면 12%가 되는 거죠.

 

만약 시중의 금리보다 월세전환율이 더 높다면 집주인은 굳이 1억원을 받아 은행에 넣어두기 보다는 5천만원 보증금에 매달 월세를 받는 쪽을 선호하게 될 것입니다.

 

아시아경제(2013.07.17) 기사에 따르면,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서울지역의 전월세 자료가 공개된 2010년 10월부터 2013년 1월까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0년 10월 6.7%였던 월세전환율은 2013년 1월 6.33%로 0.3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렇듯 월세전환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월세의 공급이 늘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락했다는 6.33%도 최근 시중의 은행금리보다 훨씬 높습니다. 따라서 집주인은 계속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월세는 늘고, 전세 공급은 줄어들어 전세값 폭등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

단순화엔 비약이 따르긴 하지만 굳이 이를 단순화 해보면 이렇습니다.

 

「하우스푸어의 주택담보대출 부담을 줄이기 위해 →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었고 → 전세보증금을 받는 집주인의 은행이자 수익이 줄어 들었고 → 집주인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게 되었고 → 월세전환율은 하락했지만(월세 공급증가) → 전세 공급은 줄어들게 되고 → 전세가 부족하니 전세값은 오르게 되었다」

 

다시 말해 빚내서 집을 샀던 하우스푸어를 위해 유지되었던 저금리 기조가 전세값 급등으로 이어져, 전세 세입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결론입니다. 그 동안 분수를 지키느라 큰 빚 안내고 집을 사지 않은 전세세입자 입장에선 억울하겠지만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하우스푸어’를 위한답시고 ‘렌트푸어’를 양산해 낸 꼴이죠.

그리고 상당히 씁쓸하지만, 우리는 또 한번, 정부 정책에서 자주 보아왔던 ‘풍선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랍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