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말하면 잔소리겠지만, 우리나라 가계 소비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하나 꼽으라면, ‘교육비’가 바로 그것일 겁니다.

 

GDP 대비 공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율 중 민간이 부담하는 부분은 2013년 현재, OECD 국가 평균의 3배에 달해, 2001년 이래 13년간

연속 1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다 사교육비까지 포함할

경우 민간 부담은 OECD 국가 평균 대비 무려 5배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반면, 정부가 부담하는 부분은 OECD

국가 평균에 비해 고작 1.3%포인트 높은 수준에 그쳤다고 합니다.

 

또한 2013년 5월, 통계청과 금융투자업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혼 자녀를 2명 이상

둔 가계의 전체 소비지출 가운데 교육비 지출 비중이 16.9%로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이는 기초적인 지출인 식료품과 음료(주류

제외) 지출 비중인 13%보다도 더 많은 수치입니다.

특히 결혼하지 않은 2명 이상의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경우, 자녀가 아예 없거나 자녀를 모두 출가시킨 가계보다 교육비 지출 비중이 6.8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

과거 60년대, 70년대

가난한 한국이 현재 모습으로 발전하기까지 가장 큰 역할을 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엄청난 교육열이었습니다. 당시

부모세대는 굶더라도 소를 팔아서까지 자식을 대학에 보냈습니다. 이렇게 해서 축적된 우수한 인적자원이

오늘날 경제적 발전과 정치적 민주화의 바탕이 된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교육열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 지도 모릅니다. 기초적인 생계비보다 더 많은 지출을 하는 자녀들의 교육비. 정작

자신들의 노후자금은 한푼 모아놓지 않더라도 자녀들 학원은 보내고, 심지어 빚을 내어서라도 해외 조기유학을

보내는 오늘날 부모의 소비행태는 과거 60, 70년대 우리 부모님들의 모습과 전혀 다를 바 없습니다.

 

§§

하지만 ‘과거의 성공신화가 현재의 발전에 발목을 잡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과연 오늘날의 이러한 교육열과 사교육비 지출이 과거 교육열과 같은 효과를 가져다 줄까요? 현재 자녀들에게 투자하는 이러한 사교육이 정말 우리 국가 경쟁력을 증대시키고 우리 국민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까요?

 

제 생각에는 현재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치열한 과잉 경쟁에 희생되고, 부모들은 부모들대로 엄청난 과잉 소비에 희생되고 있는 마이너스 게임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나친 소비와 경쟁에 노출된 아이들, 부모의 결정에 의해 수동적인

교육을 받고 자란 아이들이 역경과 시련을 이겨낼 마음공부를 하지 못한 채, 우리 다음 시대의 주력 세대로

커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로마제국이 왜 망했고, 몽골제국이 왜 망했을까요?

나라에 운이 다해서? 아니면 다른 강한 세력이 나타나서?

 

제 생각엔 로마제국을 세우고 몽골제국을 세운 세대는 진취적이고 창의적이며 개척정신이 뛰어났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이 힘과 부를 거머쥐고 나서, 정작 그들의 자식들을 잘

키우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풍요와 낭비, 그리고 쓸데없는

과잉 경쟁으로 그들의 아이들은 나약하고, 수동적이며, 비겁하게

변해버린 것입니다.

 

즉, 그들이 망한 것은 그들의 아이들을 잘못 키웠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아이들이 더 이상 로마제국이나 몽골제국의 용사들이 아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꽤 오랫동안 일본을 방문해 왔습니다.

나약하고, 과잉 자의식에 빠져 허덕이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우리라면 ‘이게 웬 기회냐’며
덥석 잡을 해외 파견의 기회를 서로가 기피하는 일본의 직장인 모습을 보게 됩니다.

10대, 20대뿐만 아니라, 30대 심지어 40대에서도 ‘히키코모리’가 양산되는 일본의 사회를 보게 됩니다.

우리보다는 빨리 진행되었을 뿐, 그들 역시 70년대, 80년대 풍요와 그에 따르는 심한 경쟁에서 커온 아이들이었던

것입니다.

 

§§§§

지금이라도 자녀들의 교육에 투자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현재 방식으로 자녀들을 나약하게 만들고, 과잉 자의식을

심어주는 엉터리 교육에 돈을 낭비하지 말자는 뜻입니다.

과잉 풍요와 과잉 경쟁이 심한 사회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결국은 새로운 시대를 발전시킬 동량이 되질 못할 것입니다. 여기엔 우리도 예외일 순 없을 테니 말입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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