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2일, 한국은행 금통위에서는 기준(정책)금리를 0.25%(25bp)인하했습니다.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생활 물가만 본다면 정부는 금리를 인상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하지만 산재한 문제는 물가상승만이 아닌데 있습니다. 세계 경제의 불안감과 이에 절대적 영향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 구조상, 향후 경기둔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체할 수 없는 가계부채도 쉽사리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대선도 코 앞인데 자고로 경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집권당은 권력을 빼앗길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이러다 보니 정부는 아예 금리를 내려버렸습니다. 단기적인 해결책이 필요했나 봅니다.

 

당연히 시장은 이에 반응했습니다.

 

이미 국고채 3년물의 금리는 기준금리(6월 기준, 3.25%) 이하로 역전된 상태였습니다. 그러다 이번 금리인하 조치로 국고채 3년물 금리(7월20일 기준, 2.88%)뿐만 아니라, 급기야 국고채 5년물의 금리(7월20일 기준, 2.98%)까지도 기준금리(7월 기준, 3.00%) 이하로 떨어진 것입니다. 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금리 역전현상. 이것이 바로 금번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반응입니다.

 

모름지기 장기금리는 단기금리보다 높아야 합니다.

 

따라서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높아야 하는 게 정상입니다.

 

그럼 역전현상이 벌어졌을까요?

 

말할 것도 없이, 이는 국고채 금리가 인하된 기준금리보다 더 떨어졌기 때문이죠.

 

그럼 국고채 금리가 떨어졌을까요?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국고채를 더 많이 매수했기 때문입니다. 채권을 매수하니 채권가격은 올라가고 반대로 채권의 시장금리는 떨어진 것이죠.

 

그럼 사람들은 채권을 많이 매수했을까요?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기존에 발행된 채권에서 지급하는 쿠폰금리(고정금리)는 상대적으로 매력적이게 됩니다. 왜냐하면 가만히 고정되어 있는 쿠폰금리임에도 불구하고 주위의 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아진 효과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금리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렇게 상대적으로 높은 쿠폰금리를 지급하는 기존의 채권을 더 사들이게 되겠죠. 그럼 채권가격은 더 올라가고 채권의 시장금리는 더 떨어지게 되는 거죠.






그런데 이것도 정도껏 해야 합니다. 그 기준은 적어도 기준(정책)금리 수준이상은 되어야 합니다. 그 수준보다 국고채 금리가 낮아질 정도로 더 많은 국고채를 매수할 필요는 없을 테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투자자들이 금리 역전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국고채를 매입했다는 것은 기준금리가 앞으로 차례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어차피 한 두 차례 기준금리를 더 내릴 것이니 기존에 발행된 국고채의 쿠폰금리는 상대적으로 더 높아질 것이고 따라서 돈 냄새를 잘 맞는 시장의 투자자들이 이를 미리 선점하기 위해 대거 국고채에 몰리고 있다는 거죠.

 

시장의 움직임은 무시를 못합니다. 따라서 향후 정부가 금리를 또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 이는 물가상승 문제보다 경기침체나 가계대출 문제가 우리경제에 치명적이라고 정부가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있겠죠.

 

하지만 이런 식으로 계속 금리를 내리게 되면 물가는 더욱더 상승할 것입니다. 아울러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제로(0) 금리가 아니라 아예 마이너스(-) 금리가 되어, 더 이상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없어져 버렸을 때, 그때 가서 정부는 또 어떤 정책을 펴낼지 심히 우려가 됩니다.

 

절대로 일본의 전철은 밟지 말아야 할 텐데 말입니다. 

  

[추신] : 이전에도 칼럼에서 몇 차례 설명드렸지만, 채권(국고채)의 ‘시장금리’와 ‘쿠폰금리’를 헷갈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쿠폰금리는 발행된 채권에 부여되는 고정금리입니다. 이는 고정금리 대출과 비교해 이해하면 훨씬 쉽습니다.
 

고정금리 대출을 받으러 은행에 가면 대출금리를 정해줍니다. 물론, 대출 받는 시점에서 정해지는 대출금리는 시장금리(대출의 시장금리)에 맞춰 정해줍니다. 하지만 일단 대출금리를 정해서 대출을 받고 나면 시장금리가 어떻게 변하든 만기까지는 정해진 고정금리로 이자를 내야 하겠죠.

 

그런데 시장금리가 떨어지게 되면 기존에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손해입니다. 반대로 기존에 고정금리로 대출을 해준 은행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이득이 됩니다. 채권투자자들은 대출에 있어서 이자를 받는 은행입장과 같다고 보면 됩니다. 이때의 대출의 고정금리가 채권에서는 쿠폰금리인 셈이죠.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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