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잡스법(JOBS Act)’이라고 불리는 중소기업(신생벤처기업) 육성법에 대해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을 한지도 몇 주가 지났습니다.

 

잡스법이라고 해서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에 관한 법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사실은 이 법의 명칭인 ‘Jump start Our Business Stratup Act’의 이니셜을 따서 부르는 것이랍니다.

 

미국 중소기업과 신생벤처기업들의 투자자금 유치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주고, 또한 이들이 주식시장에 상장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고자 이 법을 제정한 것이죠.

 

이를 통해 중소기업이 활성화되면 고용도 확대되고 미국 경제의 뿌리가 튼튼해 질 수 있다는 게 이법의 설립 취지라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전체 기업 가운데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99%에 달하며 이들이 미국의 고용의 50% 이상을 담당하고 있으니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일 겁니다.

 

 

중소기업에 자금이 모여야, 고용이 증가하고 나라가 산다

 

‘잡스법’의 주요 골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중소기업(신생벤처기업)에 대해서;

 

인터넷을 통해 소액투자자를 모으는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허용

   →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비상장회사라는 점에서 이들이 자금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겠죠. 잡스법은 이들 중소기업들에 한해 연간 100만달러까지는 인터넷 등을 통해서 대중들로부터 별다른 제한 없이 자금을 모집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것이죠. 북적북적 대중들을 모아서 펀딩을 받는다는 의미에서 이를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이라고 합니다.

 

비상장기업의 주주수를 500명에서 최대 2,000명으로 확대

   → 미국의 경우 기존법에는 비상장기업의 주주수는 최대 500명이 넘지 않도록 제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앞서 말한 대중들을 상대로 자금을 모을 수 없으니 이번 잡스법을 통해 그 한도를 최대 2,000명으로 늘린 겁니다. 따라서 잡스법에 의하면 주주 2,000명 이하의 기업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하지 않아도 됩니다.

 

IPO 절차와 규정을 대폭 간소화

   → 아울러 이들 비상장 중소기업들이 주식시장에 상장(IPO)함에 있어서도 여러 규정들이 대폭 간소화됩니다. 연간 매출 10억달러 이하 기업들에 대해 상장유지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엄격한 회계규정의 적용면제 기간을 기존의 상장 후 2년에서 5년까지 늘여주며, 상장을 주선하는 투자은행들이 직접 해당 기업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할 수 없었던 것을 작성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반 규정들이 간소화 됩니다.

 

 그야 말로 미국의 경제의 풀뿌리인 중소기업과 신생벤처기업에 대한 파격적인 혜택이 아닐 수 없는데요. 따라서 벌써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잡스법이 도입되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목소리도 조심스레 들립니다.

 

 

소액투자자들을 제대로 보호할 있을까?

 

하지만 미국 내에서도 이러한 잡스법을 마냥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닌 듯 합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규제완화가 자칫 잘못하면 월스트리트 투자은행들의 새로운 먹을 거리로 악용될 수도 있으며, 아울러 중소기업과 신생벤처기업에 투자한 소액투자자들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상장을 주선하는 투자은행이 해당 기업의 내용을 실제와는 다르게 좋게 평가한 보고서를 발간하면 이 정보만을 믿고 투자한 소액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을 것이며, 기존 상장한 기업과의 형평성 문제도 간과할 수는 없을 겁니다.

 

게다가 ‘크라우드 펀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자금조달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과연 ‘High Risk High Return’을 표방하는 신생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인터넷을 통해 일반 대중들이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이는 또 다른 버블의 온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름지기 제도란 칼과 같습니다.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유용한 도구가 될 수도 있고 무서운 흉기가 될 수도 있겠죠.

 

어떤 제도이든 이를 운영하는 사람들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질 겁니다. 미국의 잡스법도 이러한 원칙에선 예외일 순 없을 겁니다.

 

설령 몇 년 후 미국에서 이 법이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과연 우리나라에 도입해서도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위의 원칙은 그대로 적용될 것입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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