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양치기 소년의 변명 – 저축은행 영업정지

양치기 소년이 있었습니다.

 

“늑대가 왔어요! 늑대가 왔어요!”

 

워낙 잦은 그의 거짓말에 아무도 동조해 주지 않았습니다. 이번엔 진짜 늑대가 나타났는데도 말입니다.

 

늑대의 습격으로 양떼를 모두 잃은 양치기 소년은 사람들에게 화풀이를 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평소에 늑대가 오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워낙 늑대가 온다고 거짓말을 하니까 이번에도 거짓말인 줄 알고 가만 있지 않았냐’며 오히려 야단을 쳤습니다.

 

이에 더욱 화가 난 양치기 소년이 이렇게 둘러댑니다.

“당신들은 재난대비훈련도 모르나요? 항상 늑대가 나타날 위험에 살고 있는데, 수시로 ‘늑대가 왔어요!’ 라고 해줘야 훈련이 되니까 그랬던 거죠.”

 

양치기 소년의 변명에는 일견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그 동안 분명 양치기 소년은 거짓말을 했고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반복되는 거짓말에 사람들은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 게 인지상정인 듯 합니다.

 

◆ 취지야 어찌되었던 간에 반복되는 거짓말은 아무도 믿지 않는다

 

2011년 1월 초, 정부는 삼화저축은행에 대해 영업정지를 발표합니다. 저축은행에 예금을 해놓았던 많은 사람들이 불안에 떨었습니다.

 

이에 정부는 ‘추가적인 저축은행의 영업정지는 없을 것’이라며 불안에 떠는 사람들을 안심시켰습니다.

 

하지만 2011년 2월 중순 다시금 정부는 저축은행에 대한 영업정지를 발표합니다. 이번에는 부산저축은행과 그 계열 저축은행들이 중심이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정부는 ‘더 이상 추가적인 저축은행의 영업정지는 없을 것’이라며 사람들을 안심시켰습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 후에도 몇 건의 저축은행 영업정지가 있었고 급기야 2011년 9월 들어 업계2위의 토마토 이외에 제일, 프라임 등 무려 7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합니다.

 

이번에도 정부는 ‘더 이상 추가적인 저축은행의 영업정지는 없을 것’이라며 김석동 금감위 위원장께서 정상영업중인 모 저축은행에서 2,000만원 예금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불안해하며 ‘더 이상 영업정지는 없을 것’이라는 정부의 말을 믿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그럼 정부는 왜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말을 반복해왔을까요? 아마도 이런 이유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아니, 그렇다고 부실 저축은행을 영업정지 하면서 ‘다음에 또 다른 저축은행이 영업정지 될지도 모른다’ 라고 하면 불안해서 어느 누가 저축은행에 돈을 맡기겠습니까? 그럼 건실한 저축은행도 예금이 빠져나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을 텐데 정부가 이를 조장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이러한 정부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거짓말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사람들이 믿지 않게 됩니다. 그 취지가 어찌되었던 간에 말이죠. 그래서 ‘더 이상… 없을 것’이란 정부의 이야기를 더 이상 믿지 않고 영업정지 되지 않은 저축은행인데도 불구하고 예금을 찾겠다고 우르르 몰리는 사람들을 질책하거나 막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부실 저축은행의 영업정지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왕 하는 부실 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처리였다면 찔끔 찔금 할게 아니라 가급적 한꺼번에 처리를 했더라면 좋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더 이상… 없을 것’이란 말을 남발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참고] 다음은 지난 2011년 1월 31일 KTV 한국정책방송 케이블방송에서 방송한 내용입니다.

 

부실 저축은행 일괄 영업정지 검토 안해”

 

금융위원회는 “금융당국이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에 이어 조만간 부실 저축은행들에 대해 영업정지 조치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31일자 파이낸셜뉴스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금융위는 “부실 저축은행들에 대해 한꺼번에 영업정지 조치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한 사실이 없으며, 이 같은 발언을 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 같은 보도는 저축은행 영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보도에 신중을 기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출처: 2011.1.31일자 KTV 한국정책방송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ch520 www.ktv.go.kr )

증권회사에서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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