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란 해수면보다 높은 땅을 말합니다.

 

아무리 넓고 윤택한 ‘땅’이라 해도 ‘해수면’보다 낮다면 그곳은 사람들이 집을 짓고 터전을 일구며 살 수 있는 육지가 아닙니다.

 

해수면이 어제는 육지였던 땅보다 높아지면 사람들은 이를 침수라고 합니다. 게다가 그 높이의 정도나 속도가 엄청나게 커지면 이를 해일(쓰나미)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우리는 기억합니다.

지난 여름 폭우로 인한 강남일대의 침수나 지난 3월 일본 대지진에 의한 쓰나미를 말이죠. 많은 재산과 생명을 앗아갔던 것을 말입니다.

 

이렇듯 육지는 해수면보다 무조건 높아야 우리의 삶이 편안해 집니다.

 

경제에서도 침수나 해일 같은 일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 경우 우리는 상당한 재산과 심지어 생명을 잃게 되고 도탄에 빠지게 되죠.

 

 

◆ 예금금리(땅)와 물가상승률(해수면)

 

예금금리보다 물가상승률이 높아지게 되면 우리 경제에 침수현상이 일어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의 그래프가 바로 그것입니다.

 

2011년 1월~3월 사이를 보면 (A)영역에서 정기예금 평균금리보다 물가상승률이 더 높습니다. 해수면이 땅의 높이 보다 높아져 이미 침수가 일어난 거죠. 참고로 3월 물가상승률은 4.7%인데 반해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4.24%입니다.

 

침수현상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군요. 6월~7월 사이도 마찬가지입니다. (B)영역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때도 정기예금 평균금리에 비해 물가상승률이 높았습니다.

 

이런 침수현상은 서민들로 하여금 안정적인 저축생활에 회의를 느끼게 합니다. 아무리 알뜰살뜰 모아서 예금을 해 봤자 물가상승률이 더 높아져 돈 가치가 떨어졌기에 오히려 손해니까 말입니다.

 

 

◆ 경제성장률(땅)과 물가상승률(해수면)

 



위의 그래프를 보시죠. 2009년 3분기~2010년 4분기까지는 괜찮습니다. 아직은 경제성장률(땅)이 물가상승률(해수면)보다 높으니까요. 하지만 2011년 1분기 들어 서서히 침수현상이 일어납니다. 그래프의 (C)영역에서 알 수 있듯이 성장률 4.2%인데 물가상승률은 4.5% 입니다. 그러다 2분기 들어서는 성장률이 3.4%인데 반해 물가상승률은 4.2% 입니다. 완연한 침수현상입니다.

 

솔직히 물가가 다소 상승하더라도 경제성장률이 그보다 더 상승하게 될 경우 그 나라 경제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렇듯 물가상승률이 경제성장률을 역전하는 침수상황이라면 문제가 심각하죠. 서민들의 구매력은 떨어지는데 돈 벌이는 더욱 시원찮아 지기 때문입니다.

 

 

◆ 문제는 물가상승

 

사람들은 직접 눈으로 보지 않는 것은 믿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말도 항상 맞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위의 그래프에서 보듯이 분명 최근 우리 경제의 상황은 침수현상 그 자체입니다. 땅이 해수면에 잠겨서 더 이상 육지로서의 구실을 못하는 상황이 뻔히 보입니다.

 

그렇다면 해수면의 높이를 낮추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정부는 쉽사리 해수면의 높이를 낮추지 못합니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이번에도 금리를 동결시켰습니다. 3개월째 동결입니다.
 

물가를 잡기 위한 가장 근원적인 방안인 금리인상을 이번에도 못했습니다. 금리인상을 하기엔 아직 대외여건이 해결되지 못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김중수 한은 총재는 “4% 물가를 못 지킬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김총재의 말대로 정말 대외여건은 어수선합니다. 게다가 국내 상황도 금리를 올리기엔 만만치 않습니다. 가계부채 부실이나 저축은행 부실문제 말입니다.

 

그러는 사이 물가는 점점 더 상승합니다. 8월엔 5%대에 진입했습니다. 해수면이 점점 더 올라가 우리경제가 침수되고 있는데도 어쩔 도리가 없나 봅니다. 참으로 갑갑합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