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 없는 약속, QE3와 FIAT money

입력 2011-08-28 17:24 수정 2011-08-28 17:24

[1] 잭슨홀

 

잭슨홀에서 거행된 마술쇼에서는 결국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난 8월 26일(미국 현지시간) 밴 버냉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경기부양책에 대해 뭔가를 꺼내지 않겠느냐는 예상과는 달리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초 예상되었던 ‘QE3’를 포함한 경기부양카드를 꺼냈다면 당장에는 효과가 있었겠지만 결국에는 사람들에게 ‘이런 정책까지 펴다니 아! 정말 미국의 상태는 심각하구나’ 라는 우려감을 줄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치 왕이 병중에 있는데 병을 치료하기 위해 의원이 왕의 처소에 자주 드나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작 의원이 들락날락 하는 회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백성들은 ‘왕이 정말 중병에 걸린 게 분명하구나’ 라고 불안감을 가질 수 있는 이치와 같다고 하겠죠.

 

사람들의 불안심리야말로 경제의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버냉키도 고심 끝에 이번 잭슨홀 컨퍼런스 연설에서는 구체적인 정책수단을 지칭하는 단어 자체조차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2] QE3

 

여기서 당초 기대되었던 QE3란 바로 ‘Quantitative Easing 3rd ‘의 약자로 우리말로 ‘3차 양적완화정책’을 의미합니다.

 

QE는 미국 FRB의 주요 정책 중의 하나로써

금리인하정책에 한계가 있을 때 아예 달러를 시중에 뿌려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을 말합니다.

 

2010년 8월 이후 전세계의 증시가 상승무드를 탔던 가장 주요했던 정책 중의 하나가 바로 QE2 즉, 2차 양적완화정책이었고요. 따라서 만약 이번 잭슨홀 연설에서 다시금 양적완화정책을 시행한다고 했다면 그게 QE3 즉, 3차 양적완화정책이 되는 거죠.

 

어쨌거나 이러한 양적완화정책은 시중에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시키겠다는 의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부채질을 할 수 있다는 문제점도 가지고 있기에, 이른바 ‘야누스의 얼굴’이 될 수도 있답니다.

 

[3] FIAT money

 

이러한 양적완화정책이 가능하고 따라서 고질적인 인플레이션이 상존하는 이유는

현재의 자본주의 제도가 독특한 약속을 하고 있다는 데 기인합니다.

 

어찌 보면 정말 터무니 없는 약속인데요.

각국 정부가(미국정부를 포함하여) 종이돈을 찍어내는 시스템이 바로 그것이죠.

 

사실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아울러 무한정 찍어 낼 수 있는 (물론, 종이와 잉크가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는다는 가정하에서 말이죠.) 바로 그 종이돈 말이죠.

 

이러한 어처구니 없는 약속에서 기인한 돈을 우리는

 

FIAT money 라고 한답니다.

 

단지 정부의 규정과 법에 의해서만 가치가 인정되는 화폐. 우리말로는 불환화폐’라고 하며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원화, 달러화, 엔화 등이 바로 그것이죠. 다시 말해 이 돈을 가져다 주면 절대적인 가치가 있는 금이나 쌀을 정해진 양만큼 준다거나 하는 게 아닌 화폐. 결론적으로 아무것과도 바꿔주지 않는 화폐라는 의미죠.

 

금본위 화폐 시절만 해도 화폐는 절대적인 가치를 지녔었죠. 아무리 종이돈이라 해도 이걸 들고 중앙은행(정부)으로 찾아가면 정해진 양의 금을 받을 수 있었죠. 따라서 바꿔줄 수 있을 만큼의 금을 보유하지 못한 정부는 마음대로 돈을 찍어낼 수가 없었던 거죠.

 

하지만 ‘브레튼우즈체제’가 무너진 이후 모든 화폐는 FIAT money로 바뀌게 됩니다.

 

원한다면 무한정 돈을 찍어낼 수 있게 된 거죠. 이러한 환경 때문에 우리의 경제는 기하급수적으로 비대해졌고 중앙은행이 손쉽게 통화량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기에 경기조절도 원활하게 할 수가 있었죠. 이를테면 양적완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 등이 바로 그것이죠.

 

하지만 FIAT money라는 약속은 걸핏하면 무작정 돈을 찍어내서 경제문제를 풀어보려는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듭니다.

 

더 많은 돈을 풀어 경기를 회복해 보려는 정부와 정치가들 그리고 이들에게 표를 찍어주는 대다수의 국민들… 이 시대의 유흥의 대가를 결국은 다음세대가 고스란히 짊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추신: 흥미로운 동영상 하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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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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