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로금리와 ‘힘의 역학’

입력 2011-08-21 16:28 수정 2011-08-21 16:28

지난 8월 초 미국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통화정책결정기구임)에서 최소 2013년 중반까지는

사실상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참고로 ‘제로금리’는 0%에 가까운 금리이며, 이렇게 되면 일반적으로 물가상승률보다 금리가 낮게 됩니다. 따라서 실질금리는 그야말로 마이너스(-)가 되는 거죠. 미국의 경우 기준금리를 2008년 12월 0~0.25%로 낮춘 이후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해 왔었죠. 그런데 이번 FOMC 발표는 이 금리를 향후 2년간 손대지 않고 그대로 두겠다는 겁니다. 참고로 연준(연방준비제도)이 지난 6월 예상한 미국의 올해 물가상승률은 2.5%에 달합니다. 이는 미국의 안정적인 성장과 고용을 위한 물가수준인 2%보다 높은 것입니다.)

 

FOMC의 무려 2년간의 금리동결 조치는 앞으로의 미국 경제가 몇 분기 동안은 회복둔화 양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으로 봐도 무방할 듯싶습니다. 그 동안 아니라고 아니라고 우겨댔지만(?) 사실상 ‘더블딥’을 인정했다고 봐야죠.

 

뉴욕타임즈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미국 경제가 내리막일 것이라는 전망은 이제 상식이 되었다”고 논평했습니다. 경제가 내리막이라는 것은 사람들의 월급봉투가 갈수록 가벼워지며 더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잡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저금리 기조의 유지는 또한 미국의 물가상승을 부채질 할 것입니다. 낮은 금리는 미국 달러의 가치를 하락시키고 미국의 수입물가부터 올릴 테니 말입니다.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라는 먹구름이 미국 상공 위에 드리워지는 순간입니다. 그렇습니다. 스테그플레이션(stagflation)의 조짐입니다.

 

물론,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 사람들은 은행에 돈을 맡겨두기보다는 오히려 소비를 늘리게 되고 이는 내수경기 활성화로 이어져 경기를 살리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전 인터넷 서핑을 하다 우연히 접한 글을 보니 이번 미국의 제로금리 유지 정책은 우리나라에도 저금리 기조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이란 내용이 있더군요. (물론 저는 이 의견에 전혀 동의하지 않지만 말입니다.^^;)

 

우리가 사는 현실세계에는 이른바 ‘힘의 역학’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끌어올리는 힘이 내리누르는 힘보다 세면 올라가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내려가게 됩니다.

 

다시 말해 무언가가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것은 올라가는 힘만 존재하거나 내려가는 힘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두 가지 상반된 힘이 존재하나 그 중 어느 것이 더 강하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는 겁니다.

 

이러한 힘의 역학은 경제나 증권시장에도 그대로 존재합니다.

 

요즘 주가가 폭락하고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어있다 보니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의 향방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때,

올라가는 힘에 대한 이야기만 듣다 보면 다시 오를 것 같고

내려가는 힘에 대한 이야기만 듣다 보면 영원히 추락할 것만 같습니다.

 

두 이야기 모두, 결과는 상반되나 듣고 보면 모두 일리 있는 이야기겠죠.

 

이럴 때일수록 두 힘에 대한 이야기에 제각각 현혹되지 말고

이러한 두 힘 중 어느 쪽이 더 강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각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힘의 종류가 아니라 그 힘들의 세기를 가늠해 볼 줄 아는 시각이

이 어려운 시기에 당신을 지켜줄 것입니다.

 

지금 당신은 어떤 쪽 힘이 더 세다고 생각하십니까?

 

추신: 아직은 변동성이 너무 커서 힘들의 세기를 잘 모르겠다면 관망하십시오. 섣불리 앞장서는 것만큼 미련한 일도 없으니까요.  -..-;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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