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김치본드 투자제한을 발표했습니다. 은행, 투신, 보험, 증권사 등 모든 채권투자자들이 김치본드에 투자하는 것을 제한하겠다는 것인데요.

 

이번 투자제한 조치는 기업들이 발행하는 김치본드가 금융시장을 왜곡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김치본드를 사는 사람을 못 사게 만들어 기업들의 발행을 자연스레 줄이겠다는 거죠.




▒ 김치본드? 아리랑본드?

 

‘김치본드’란 우리나라에서 달러 등 외화를 조달할 목적으로 발행되는 채권을 말하죠. 이때 발행자가 국내기업이든 외국기업이든 상관은 없습니다.

 

참고로 ‘아리랑본드’도 있는데요. 이는 우리나라에서 원화를 조달할 목적으로 발행되는 채권을 말하죠. 물론 이때의 발행자는 반드시 외국인이어야 하겠죠. 국내 기업이 원화를 조달하려고 우리나라에서 채권을 발행하는 경우라면 그냥 일반적인 ‘채권(Bonds)’일 테니까 말이죠.

 

결론적으로 둘 다 국내에서 발행되는 채권이지만 김치본드는 (발행자가 국내, 외국 상관없이) 액면금액이 ‘1천만 달러’ 등 외화로 표시되어 있는 것이고, 아리랑본드는 ‘100억 원’ 등 원화로 표시되어 있으면서 발행자가 외국인으로 되어 있는 거죠.


 

 

▒ 한국에서 외화를 조달하기에 편하다

 

김치본드는 우리나라 기업이 국내에서 편리하게 달러를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달러가 필요한 기업들에게는 요긴한 자금조달 수단이 되고 있죠. 해외에 투자를 하거나 수입물품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김치본드 발행을 한번쯤 고려해볼 필요가 있겠죠.

 

 

▒ 낮은 달러금리로 조달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굳이 달러가 필요 없는 기업들도 김치본드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달러자금의 금리가 원화자금 금리보다 낮기 때문에 일반 채권을 발행하여 원화를 조달하는 것보다 김치본드를 발행하여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달러를 빌린 후 이를 곧바로 원화로 바꾸는 게 더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 ‘단기외채 증가’와 ‘원화 강세’

 

이렇게 조달한 달러를 원화로 원활히 바꾸기 위해선 은행과 계약을 해야겠죠. 현재 조달된 달러를 팔아 원화를 사고, 나중에 김치본드를 상환할 때 반대로 원화를 팔아 그만큼의 달러를 사는 계약이죠. (현재시점에서 달러를 팔고, 미래시점에서 달러를 사는 거래를 ‘Sell & Buy 선물환거래’라고 합니다)

 

은행의 입장에선 이 거래에서 수수료를 받아서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만, 한가지 고민거리는 만약 현재의 환율과 상환시점의 환율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거죠. 즉, 환율변동 위험 말이죠.

 

그래서 은행은 달러를 빌려서 매도를 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환율 위험을 헤지(hedge)하게 되죠.

 

따라서 김치본드 발행규모가 늘어날수록

은행이 달러 차입 규모와 이를 매도하는 규모가 늘어나게 되고

 

증가하는 달러 차입 규모로 인해 우리나라의 단기 외채가 증가하게 되고요.

매도하는 달러 규모의 증가로 인해 달러값(=환율)은 떨어지고 반대로 원화는 강세가 됩니다.

 

다시 말해 김치본드의 발행 증가는 ‘단기외채 증가’, ‘원화 강세’로 이어져 시장 왜곡이 일어나게 되는 거죠.

 

급기야 이를 막기 위해 한국은행이 나선 거죠.
 

한국은행에 따르면 앞으로는(7월 25일부터) 국내 금융회사가 김치본드에 투자할 때는 반드시 해당 증권신고서에 기재되어 있는 투자금의 사용 목적을 확인하고 원화로 곧바로 환전해서 국내에서 사용할 목적인 경우에는 투자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 국내 채권금리 상승 요인

 

물론, 금융시장에선 이러한 한국은행의 조치는 ‘단기외채 증가’와 ‘원화 강세’를 막는 데는 일조하겠지만 또 다른 문제점을 만들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김치본드 발행규모는 줄어들겠지만, 대신 은행으로부터의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이 증가하게 될 것이고 그럼 은행채나 CD 또는 회사채의 금리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거죠.

 

이렇듯 100% 완벽한 해결책은 없는 게 세상이치인 듯싶습니다. 어느 한쪽을 막으면 어느 한쪽이 무너지니 말입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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