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한국은행 밖을 나가야 돈이다

[궁금해요?]

 

안녕하세요. 6개월전부터 선생님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을 정말 재미있게 읽고 있는 24살의 대학생 OOO이라고 합니다. (중략)

 

제가 궁금한 것은 인플레이션입니다. 요즘 08년도 금융위기때 각국 정부에서 찍어낸 엄청난 양의 통화덕분에? 인플레이션이 심각하잖아요? 선생님께선 이런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선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하셨고 금리상승 없는 나머지 정책만으로는 앙꼬없는 찐빵???에 비유를 하셨던데ㅋ이해가 정말 잘 갔습니다.

 

제가 혼자서 곰곰이 생각을 해봐도 금리를 올리면 시중에 풀린 돈이 은행으로 유입될테고 기업들은 대출받는 게 줄어들테고 개인들은 빚 갚느라 소비가 줄어드니까 전체적으로 경기 위축이 돼서 물가상승을 확실하게 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다음부터가 제가 정말로 궁금해하는 부분인데요ㅋ 만약 금리를 올려서 유동성을 감소시키고 그런 이유로 물가상승을 막았다면 그건 일시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시중에 풀린 돈을 어느 정도 없애버리지 않는 이상 그 돈은 시중에서 돌지 않아서 물가상승을 억제시켰을 뿐이지 각국 정부에서 찍어낸 엄청난 양의 돈은 어딘가에 계속해서 있는 것이니까 실질적으로 인플레이션은 계속되는 것 아닌지요? 어차피 이런 심각한 금융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계속해서 돈은 더 찍어낼 것 같은데 그러면 결국 통화가치는 계속해서 하락하는 것이 진리인지요? (중략)

 

시간이 되신다면 저의 궁금증 좀 꼭 해결해주세요. ㅋ 너무 영양가 없는 질문인지 모르겠으나 요즘 경제상식에 관심을 가진 뒤로 궁금한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앞으로도 선생님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 빠지지 않고 읽을 겁니다. ㅋ 좋은 글 많이많이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답변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보내주신 메일 잘 보았습니다. 우선 저의 칼럼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OOO 학생의 질문의 요지를

 

“금리를 올리면 사람들이 은행에 예금을 많이 하게 되어 시장(시중)에 풀린 돈이 줄어들므로

인플레이션이 줄어들 것 같지만 어차피 발행된 돈은 그대로 있는 것이니

이 발행된 돈을 없애버리지 않는 이상은 이러한 인플레이션 정책은 일시적인 것 아니냐?”

 

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까?  

 

이에 대해 답변드리겠습니다.

 

일반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한국은행의 금통위가 정책금리를 올린다는 것이며 이게 단기금리(콜, CD금리 등)에 영향을 미치고 다시금 장기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또한 경제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그렇다면 한은은 정책금리를 어떻게 올릴까요?

 

“오늘 부터 2.5%에서 3%로 하노라!” 하면

 

정책금리가 “예 알겠습니다.” 하고 스스로 올라갈까요?

 

아닙니다. 정책금리란 게 말귀를 알아 듣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될 리가 있겠습니까?

 

한은 금통위에서 정책금리를 2.5%에서 3%로 올리겠다고 정하면

 

우선 한은은 시중은행에게 이야기 합니다. 한은이 가지고 있던 안전한 국공채(정책금리 조절용)를 시중은행이 사도록 하는 겁니다.

 

모름지기 채권의 가격과 채권의 시장금리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이죠.

 

한은이 시중은행에 국공채를 마구 팔아제끼니까 국공채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정책금리)는 오르게 됩니다.

 

얼마까지 오르도록 한은은 국공채를 팔까요? 0.5%포인트가 오를 때까지 파는 거죠. 그래야 2.5%가 3%로 오르니까요.

 

이렇게 금리를 조절하는 겁니다.

 

자 그럼 시중은행의 입장에서 보겠습니다.

 

한은이 팔아제끼는 국공채를 시중은행은 삽니다. 그럼 그 반대급부로 돈을 지급하게 되는 거죠. 이렇게 해서 한은으로 돈이 들어옵니다.

 

우리가 통화량을 계산할 때, 또는 시중(시장)에 풀린 돈을 계산할 때 시장(시중)의 경계선은 바로 한국은행입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한국은행 안에 있는 돈은 돈이 아니란 겁니다.

 

한은의 산하기관 조폐공사에서 찍어낸 돈은 그냥 인쇄물입니다. 또한 한은으로 다시 들어온 돈 역시 그냥 인쇄물입니다. 돈으로써의 생명은 사라진 뒤입니다.

 

한국은행의 밖을 나가야 그때부터 비로소 다시금 돈이 되는 겁니다.



자! 그러므로 OOO 학생이 질문한 것처럼 ‘금리가 올라 시중에 풀렸던 돈을 사람들이 은행에 예금한다고 해서 돈이 없어지는 건 아니지 않느냐’는 것은 약간의 오해가 있는 듯합니다.

 

즉, 금리를 올리면 일반 서민이나 회사 수준에서 예금을 더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게 아닌 거죠.

 

은행에서 한은으로 돈이 들어오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죠. 그럼 은행은 돈이 줄어들고 이 때문에 금융기관사이의 콜금리, CD금리가 올라가고(돈이 귀해졌으니) 다시금 일반회사, 개인으로 이어지는 겁니다.

 

아울러 한은으로 들어온 돈은 없어진 거나 다름 없습니다. 이 돈을 없애기 위해 굳이 불 태울 필요가 없습니다. 한은으로 돈이 들어온 이상 이미 돈의 가치가 상실되기 때문입니다. (통화량에 포함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시중에 화폐가 부족해지면 한국은행은 창고에 쌓아두었던 돈을 다시금 시중에 풀 수도 있고 이건 낡았으니 태워버리고 새로 찍어서 풀 수도 있겠죠.

 

풀 때는 반대로 하겠죠. 시중은행이 가지고 있는 국공채(예전에 한은이 팔았던)를 다시 사줍니다. 물론 국공채를 샀으니 한은은 돈을 시중은행으로 지불하겠죠. 그럼 시중에는 다시 돈이 늘어나는 겁니다. 돈이 생명을 갖기 시작하는 거죠. 당연히 국공채를 마구 사주었으니 가격은 올라가겠고 반대로 금리는 떨어지는 거죠.

 

결론은 정부(한은 금통위)가 금리를 올려서 시중에 돈이 줄어들면 어차피 발행된 돈이 그대로 있는게 아니라 없어지는 겁니다. 그게 한국은행의 힘인 거죠.

도움 되셨길 바랍니다.^^

증권회사에서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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