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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장하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교수의 『23 things they don’t tell you about Capitalism(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이라는 책이 요즘 화제입니다.

 

그는 이 책에서 여태껏 우리가 상식처럼 여겨오던

‘자본주의 = 자유시장&자유무역’

에 대한 등식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자유시장이나 자유무역에 대한 무조건적 신봉은 틀렸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자유시장이나 자유무역 자체에 무슨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이들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그의 주장입니다.

 

모든 국가는 그 사회와 국가의 이익을 위해 시장과 무역에 규제를 만들어 놓기 때문에 자유시장이나 자유무역이란 애초에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마치 존재하는 것인양 생각하며 신봉하고 있으니 이는 마치 미신과 같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그들이 말하지 않은 자본주의’에 대한 진실 중 첫 번째로 그가 언급한 것입니다.

 

게다가 그는 가난한 나라는 그 나라의 가난한 국민들 때문에 가난한 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오히려 그 가난한 나라의 부유층이 부자나라의 부유층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그의 논리 중에는 약간의 오류가 있기는 합니다.

 

우리는 중고등학교 국민윤리 시간에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습니다.

“자유란 방종이 아니다. 자유란 법과 제도 속에서 책임지는 행동을 하는 것이며, 법과 제도를 전혀 무시하고 제 마음대로 하는 행동은 방종에 지나지 않는다.”

 

법과 규제가 있는 사회라고 해서 자유가 없는 사회라고 할 수 없듯이

법과 규제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그 시장이 자유시장이 아니라고 할 수 없겠죠.

 

그런 관점으로 본다면 장하준 교수의 첫 번째 비판의 대상은 자유시장이 아니라 ‘방종’시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꼭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우리 사회에서 이 책이 베스트 셀러가 된 것에 대해서도 흐뭇합니다.

 

왜냐하면 이제 우리사회도 아무런 의심 없이 믿고 있던 그 무엇에 대해

‘혹시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에 귀를 기울이는 여유와 사고의 폭이 생겨나고 있는 것 같아서입니다.

 

90년대 초반 세계화를 내세우던 김영삼 정부 때부터 주입식으로 익혀왔던 자유무역과 자유시장에 대한 종교적 믿음을 한번쯤 의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건 아닌지 싶어서 입니다.

 

장하준 교수 역시 ‘나는 자본주의자이다’라고 합니다.

 

다만, 자본주의가 완전경쟁을 지향하는 시장만능주의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게 그의 지론입니다.

 

이점에서 그의 전작인 『나쁜 사마리아인』과 같은 맥락입니다.

 

물론, 저 개인적으로는 『나쁜 사마리아인』이 더 재미있었습니다만, 이 책도 역시 흥미롭습니다.

 

아울러 이 책이 우리나라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는 이유에 대해서도 생각해 봅니다.

 

아마도 그 동안 맹목적으로 믿고 따라 했던 시장개방, 세계화가 우리에게 득보다 실을 더 많이 안겨주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과 반성이 우리 주변에서 스멀스멀 피어 오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모쪼록 이 해가 다 가기 전에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제대로 된 자본주의를 한번 해보고 싶다면 말입니다.

증권회사에서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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