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아쇠를 당긴다는 것은 무시무시한 일입니다. 한 방에 나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지금 건설업계가 방아쇠 하나에 떨고 있는 게 바로 그 이유입니다.

 

회사채나 ABS 또는 ABCP(→ ABCP란?-이전 칼럼 [우리가 키운 또 하나의 괴물 ABCP]참조) 를 발행하여 돈을 빌릴 때

계약서 상에 특별하게 넣는 단서 조항을 일반적으로 ‘trigger 조항’이라고 합니다.

방아쇠(trigger)를 말하는 거죠.

 

“단, OO할 경우는 OO해야 한다.”

이러한 단서 조항은 모든 계약조항에 우선하기에 기존의 채권자-채무자를 한 방에 날려 버릴 수 있기 때문에 방아쇠(trigger)라 부르는 것 같습니다.

 

그 동안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를 하면서 발행한 ABS나 ABCP의 경우, 건설사 들은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낮추게 되면 만기 전에 ABS, ABCP의 원리금을 조기 상환해야 한다는 trigger 조항이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건설사 들의 신용사항이 좋지 않아지자 신용평가사들이 일제히 이들의 평가등급을 낮추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럼 만기와는 상관없이 trigger 조항에 의해 모든 대출금액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벌벌 떨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다른 사례도 있습니다.

 

모 건설사의 경우는 기존에 발행한 회사채 계약서 상에 ‘trigger 조항’이 있다고 합니다. 그 내용은 해당 건설사의 부채비율(=부채총계/자본총계)이 500%를 넘어설 경우 만기 전에 회사채의 원리금을 즉시 상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건설경기 부진으로 이 건설사의 부채비율이 500%선에 육박하고 있으니 이 역시 한방에 날아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특히나 trigger 조항이 있는 회사채는 200억원 수준이지만 다른 회사채 계약서 상에는 ‘단 한 건의 기한이익 상실(Event of Default)이 발생해도 모든 원리금을 갚아야 한다’고 되어 있으므로 이렇게 따지면 무려 550억원에 이르는 거액을 한꺼번에 상환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답니다.

 

정말 방아쇠 때문에 건설사가 벌벌 떨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건설사의 위험이 비단 건설사만의 문제일까요? 아닙니다. 그 파급효과가 어쩌면 우리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2010년 우리는 불안한 거죠.

 

과연 건설사를 향한 방아쇠가 당겨질까요?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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