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다시 기본으로!!! 종자돈을 만들자

<두 친구의 꿈> 머리말에서

 

“적금으로 500만원을 모았습니다. 이를 두 배로 만들 수 있는 좋은 투자처는 없을까요?”

“투자가치가 높고 실한 종목 좀 추천해 주세요.”

“아내는 지금 집을 사자고 합니다. 앞으로 부동산가격이 어떻게 될까요?”

 

필자는 금융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재테크 전문가는 아니다. 왜냐하면 필자가 종사하는 분야는 개인들을 상대로 금융상품을 팔거나 주식중개를 하거나 재무설계를 하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다. 필자는 과거 종금사에서 국제금융, 기업금융 업무를 했으며 창업투자회사에서 벤처투자 업무를 했다. 그리고 지금은 벤처기업들을 상대로 투자를 유치해주고 회사인수를 컨설팅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즉 지금껏 계속 개인이 아닌 기업을 상대로 한 금융업을 했다.

 

다시 말해 필자는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거나 은행이나 보험사의 금융상품에 가입해야 한다거나 아니면 주식투자를 해야 한다고 사람들을 설득시키거나 심할 경우 현혹시킬 하등의 이유가 없으며 또한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다.

 

2000년 닷컴 열풍의 끝자락일 때 필자는 종금사에서 옮겨 한국경제신문사의 자회사인 한경닷컴의 인터넷금융사업부에서 잠시 일을 한 적이 있다. 이때 취미로 회사의 사내게시판에 금융과 경제에 대해 쉽게 설명하는 글을 연재했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반응이 좋아 한경닷컴의 칼럼기고를 하게 되었고 이를 인연으로 몇 권의 책을 썼다.

 

필자의 칼럼이나 책의 주된 내용은 재테크에 대한 방법이나 금융상품의 소개가 아니었다.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봤지만 누구에게 물어보기는 부끄럽고 그렇다고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지도 않은 경제나 금융에 대한 지식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에 대한 글을 쓴다는 이유로 필자에게는 위와 같이 종종 재테크에 대한 질문의 메일이나 댓글이 올라오곤 한다. 필자로서는 이러한 메일이나 댓글에 답변을 달기가 난처하기 짝이 없다. 왜냐하면 필자도 그에 대한 정답을 잘 모를뿐더러 직업적으로 어떠한 이해관계도 없기 때문에 굳이 아는 척을 하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필자는 재테크 비슷한 책을 쓰게 되었다. 지난 2008년과 앞으로의 2009년이 필자가 종금사에서 호된 경험을 했던 1997년부터 몇 년간의 외환위기와 IMF 구제금융시기와 너무나도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비슷한 시기를 다시 겪으면서 필자는 잠시 잊었던 사람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는 바로 필자가 종금사를 다닐 당시 친하게 지냈던 또래 직원이었다.

 

당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을 지내면서 보여줬던 그 직원의 행동이 10년이 훌쩍 지난 후에야 비로소 필자에게 많은 감명과 영감을 주었던 것이다. 필자는 감히 단언하건 데 그가 보여 주었던 행동이야 말로 재테크에서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결코 우리가 생각하는 주식의 달인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부동산의 귀재도 아니었다. 수많은 정보를 핸들링(handling)하면서 투자의 기회를 포착해 과감한 배팅을 하는 승부사의 기질을 가진 사람도 아니었다. 솔직히 1997년 말의 외환위기로 지옥 끝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다시금 상승해 무려 500%이상 올랐을 때도 그 흔한 주식투자 한번 하지 않았던 우둔하고 곰 같은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큰 돈을 모았던 이유는 전혀 다른데 있었다.

 

그 직원은 아주 천천히 차곡차곡 돈을 모아나갔으며 그것도 오랜 기간 쉬지 않고 계속했다. 어떠한 환경의 변화에도 변함없이 말이다. 하지만 필자가 더욱더 놀란 것은 그의 그러한 행동이 결코 인내와 절제의 결과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는 그 자체를 마치 취미나 레저처럼 즐겼던 것이다. 그것이 그의 태생적 기질인지 아니면 마인드 컨트롤의 결과였는지에 대해서 필자가 알 길은 없지만 말이다.

 

2007년까지 몇 년 동안 우리에겐 재테크 광풍이 불었었다. 저축의 시대는 한물가고 투자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각종 언론과 여러 금융기관의 재무상담사 들이 떠들어 댔다. 마치 무슨 가요프로그램이나 연예프로그램을 보듯 인기에 따라 우르르 몰려들며 말이다. 하지만 그 후 우리의 손에 남은 것이라곤 반에 반토막이 난 중국펀드와 절반에 가깝게 날아가버린 대출받아 장만한 아파트 밖에 없다. 광풍의 끝은 참으로 비참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은 아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할수록 필자의 머리 속엔 지난 과거 속의 그 직원의 얼굴이 떠 오른 것이다. 재테크라는 게임의 법칙이 적용하는 한 토끼와의 경주에서 거북이가 이길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것을 그 직원의 행동에서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가 가끔 받는 독자들의 재테크관련 메일 중에는 이미 시기를 놓쳤거나 아무런 준비도 안되어 있거나 너무나 눈이 높아서 제대로 된 부를 축적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의문스러운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한 안타까운 마음에서 필자는 10년도 훨씬 지난 경험을 이야기로 꾸며봤다. 비록 1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여전히 이 이야기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교훈은 퇴색되거나 변질되지 않았음을 확신하면서 말이다.

 

2009년 초 김의경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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