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적인 근로자가 연소득을 얼마간 모아야 집 한 채를 살 수 있을까요? 이를 알아보기 위해 만들어진 지표가 바로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입니다. 이 지표는 특정 지역에 살고 있는 근로자의 가구당 연소득에 대비해서 해당지역 주택의 가격이 몇 배가 되느냐를 계산한 것인데요. 계산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 PIR(배) = 해당지역 평균 주택가격 ÷ 해당지역 근로자 가구 평균 연소득

 

다시 말해 PIR이 10배라는 의미는 ‘연소득×10배’ 한 금액이 집값과 같다는 의미죠. 따라서 이 경우, 평균적인 근로자가 번 돈을 한 푼도 소비하지 않고 10년을 모아야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러한 PIR은 해당 지역 주택가격이 거품인지 아닌 지의 여부를 가늠하는데도 사용됩니다.

 

예를 들면, A지역 집값이 1억원이고 B지역 집값이 5천만원이라고 할 때 얼핏 보아서는 A지역 집값이 두 배나 비싸 보입니다. 하지만 A지역 거주자의 평균 연소득은 무려 1,000만원(PIR=10배)이고 B지역 거주자의 평균 연소득은 겨우 100만원(PIR=50배)이라면 오히려 B지역 집값에 엄청난 거품이 끼었다고 볼 수 있겠죠.

 

어차피 주택이란 게 해당 지역에 사는 가족 구성원들의 소득으로 구매를 하는 것이니까 그 가격이 적정한지 아니면 거품인지를 평가하려면 연소득을 기준으로 주택가격이 몇 배나 되는지를 비교해 보는 게 타당하다는 겁니다.

 

그럼 실제 우리나라의 PIR이 얼마인지 한번 살펴봅시다. 얼마 전 국토연구원에서 발표한 <2008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 중 PIR에 대한 그래프입니다.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


                                <출처: 국토해양부, 국토연구원>

 

도쿄의 경우 2007년에는 9.9배로 상당히 높은 수치였다고 하나 2008년에는 9.1배로 하락한 상태입니다. 뉴욕의 경우에도 2007년 3/4분기는 9.3배이지만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주택가격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2008년 말의 PIR은 대략 9.3배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반면 2008년 서울의 PIR을 봅시다. 무려 9.7배입니다. 이는 주택가격이 비싸기로 유명한 도쿄나 뉴욕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입니다.

 

그럼 여기서 ‘서울의 PIR=9.7배’라는 숫자의 의미를 다시 한번 곱씹어 봅시다. 서울에 사는 평균 근로자가 수입을 한 푼도 쓰지 않는다면 대략 9년 8개월이 걸려야 평균적인 규모의 집을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소비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은 얼토당토아니한 말이겠죠. 일반적으로 소득대비 70%정도 소비를 하고 30%를 저축한다고 가정해보죠. 그럼 계산상으로 30년이 넘습니다. 30대 초반의 직장인이 대출하나 끼지 않고 내 집 마련을 하려면 60세가 넘어야 가능하다는 이야기죠. 정말 해도 너무합니다. 그런 점에서 PIR 지표는 서울 주택가격에 분명 거품이 끼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물론, PIR에도 한계점은 있습니다. 일전의 칼럼 (수도권 집값 오르는 게 어찌 보면 당연? )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과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과반수가 몰려 사는 기형적인 인구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지역의 주택보급률이 100%가 채 안됩니다. 이를 PIR이 표시해 줄 수는 없습니다.

 

아울러 PIR 수치는 ‘평균’ 소득과 ‘평균’ 주택가격이라는 데 그 한계가 있습니다. 어차피 평균은 실질을 적잖게 왜곡시키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평균적인 직장인이 서울에 집을 장만하는데 한푼도 쓰지 않고도 9년이 넘는다는 것은 너무 심합니다.

 

이 기간을 줄이기 위해 거액의 대출을 받으면 대출 원리금 갚느라 허리가 휩니다.

 

그래서 아예 집 장만을 포기하고 전세를 살면 전세가격이 언제 오를지 몰라 불안합니다.

 

정말 가정을 일구고 행복하게 사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주택가격인 것 같습니다. 정부가 발벗고 나서서 주택가격을 안정화 시켜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우리 일반 서민들이 집 한 채 사려고 모든 행복을 뒤로만 미루어 둘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