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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지급결제서비스가 은행과 같아졌다.

증권사에 증권계좌(증권위탁계좌)나 CMA계좌를 하나쯤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얼마 전 “지급결제서비스 시행안내”라는 이메일을 받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2009년 8월 4일부터 증권사 계좌의 지급결제 서비스가 변경되었기 때문에 이를 고객들에게 알리기 위해 보낸 메일입니다. 증권사는 은행과 다르기 때문에 과거에는 현금자동인출이나 계좌이체가 원칙적으로는 불가능했었죠. 하지만 이제부터 그게 가능해졌다는 겁니다.

 

“아니, 그건 몇 년 전부터 가능해졌잖아. 증권카드로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찾을 수도 있고, 지정은행으로 송금하면 바로 증권계좌에 입금이 되던데 뭘.”

 

라고 반문하시는 분도 있겠군요.

 

하지만 예전에 저의 칼럼에서도 소개한 바 있지만 이는 몇 년 전부터 증권사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증권사에서 ‘은행가상계좌’를 만들어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증권사 입장에서는 해당 거래은행에 가상계좌 유지를 위한 수수료 등의 추가 비용을 지급해야 했고 (결국은 이게 다시 고객의 부담으로 이어지겠죠.) 또한 현금인출기 인출서비스나 타행이체서비스에서 시간 제약도 있었습니다. 일반 은행 현금카드와 달리 증권카드로는 오후 4시 이후로는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 했거든요. 따라서 여전히 사람들은 증권카드(CMA카드를 포함)는 은행 현금카드보다 불편하다는 인식을 가질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8월 4일부터는 은행 현금카드와 똑같아진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본시장법에 의해 은행처럼 ‘소액지급결제’가 가능해졌기 때문이죠.

 

‘소액지급결제’라고 하면 작은 금액을 지급할 때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습니다. 영어로는 ‘retail payment’라고 하는데요. 금융에서 개인이나 일반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을 retail banking(소매금융)이라고 하고요. 대기업 같은 큰 규모를 대상으로 하는 영업을 wholesale banking(도매금융)이라고 하거든요.

 

‘소액지급결제도’에서도 retail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듯이 금융기관이 개인이나 일반기업을 대상으로 어음수표 결제나 급여, 지로, 공과금 등의 자동이체, 현금인출기, 인터넷뱅킹과 같은 지급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하죠. 다만 이러한 지급서비스에서 오고 가는 돈은 금융기관의 관점에서 볼 때 소액이므로 소액지급결제제도 라고 부르는 것이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소액지급결제는 은행이나 우체국, 상호저축은행 등 예금과 대출이 가능한 금융기관 정도만이 가능했습니다. 참고로 소액지급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금융결제원의 참가기관이 되어 소액지급결제망을 사용해야 가능합니다. 물론, 여기엔 증권사는 당연히 빠져 있었죠. 따라서 증권사가 월급통장용으로 만든 CMA카드로 현금인출기 사용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부득이 은행가상계좌가 필요했던 거고요.

 

하지만 이제는 금융결제원의 소액지급결제망에 참가가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이번 소액지급결제 가능으로 인해 어떤 부분이 달라졌을까요?

 

1) 과거처럼 은행가상계좌번호가 아닌 증권계좌번호로 직접 이체가 가능하게 되었죠.

2) 증권카드로 현금인출기를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죠. (과거, 오후 4시까지 → 변경, 오전7시~오후11:30까지 가능)

3) 증권계좌로 지로납부가 가능해졌죠. (일반 지로요금이나 KT, 한국전력,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의 지로요금 납부를 인터넷으로도 납부할 수가 있고요. 지로 자동이체 등록도 가능해졌습니다.)

4) 증권계좌로 인터넷 쇼핑몰 결제도 가능해졌습니다.

 

이렇듯 이제는 은행계좌와 같은 지급결제서비스를 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 시행초기라 일부에선 인터넷 쇼핑몰 결제나 카드대금 및 통신요금 이체가 안 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다 증권사에 월급통장의 고객을 점점 빼앗기고 있는 은행들의 견제도 만만찮습니다.

 

하지만 이 제도가 정착되면 고객들은 훨씬 편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은행들과의 경쟁도 고객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일 가능성이 큽니다. 증권사와 은행이 고객에게 더 점수를 따려고 서로가 경쟁한다는 것은 우리 고객들에게야 좋은 일일 테니까요.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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