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초, 미국 대형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발표되었고요. 여기서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10개 은행은 향후 6개월 안에 총 746억달러의 자본금 확충이 필요하다는 선에서 마무리 되면서 은행관련 주가가 오랐습니다.

 

이는 스트레스 테스트의 결과, 미국 은행들의 재무건전성이 당초의 엄청난 우려와는 달리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었기 때문인데요. 이로써 글로벌 금융시장 역시 다소 안정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울러 이번에는 유럽 은행들도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특히 서유럽 은행들의 경우 그 동안 동유럽에 상당부분 대출을 해준 상황에서 동유럽의 경제상황이 악화되었기 때문에 이들 은행들의 재무건전성도 테스트를 받아 봐야 한다는 겁니다.

 

그럼 과연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란 어떤 걸까요?

 

핸드폰 힌지(hinge)를 만드는 업체에선 샘플을 추출하여 수십~수백만번씩 폴더를 폈다 접었다 하는 테스트를 합니다. 핸드폰 키패드를 만드는 업체 역시 마찬가지죠. 수십~수백만번씩 키패드를 눌러서 작동에 문제가 없는지 테스트를 하죠.

 

이렇듯 대상물에 엄청난 과부하(stress)를 주더라도 그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 지 여부를 검사(test)하는 것을 바로 스트레스 테스트라고 하죠.

 

이를 은행에도 적용한 것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은행들의 대출자산에 문제가 있어 파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마냥 우려할 게 아니라, 일정한 조건으로 과부하를 주어 정말 파산할 것인지 아닌지를 직접 테스트 해보자는 것이죠.

 

물론, 핸드폰 키패드 샘플을 고르듯이 특정 은행을 골라서 실제로 집중적인 과부하를 주어 진짜 파산을 시켜서는 안되겠죠.^^; 따라서 여기선 컴퓨터를 이용한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겁니다.

 

그럼 은행에 있어서의 과부하(stress)랄 무엇일까요?

 

자! 은행도 주식회사이니, [자산=부채+자본] 이라는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죠. 그런데 은행이 일반 기업과 다른 점은 ‘대출이 자산’이고 ‘예금이 부채’라는 겁니다.

 

이러한 대출자산에는 여러 종류가 있겠죠. 단기대출(1년 미만), 장기대출(1년 이상), 가계 대출, 기업대출, 그리고 신용대출, 담보대출 등…

 

각 은행마다 이들 대출자산의 구조나 금액이 다를 것이고요. 또 각 은행마다 부채의 종류나 금액 그리고 자본(자기자본)의 크기도 다를 것입니다.

 

따라서 각 해당은행의 이러한 다양한 재무구조를 컴퓨터에 입력을 합니다. 그리고 미래에 일어날 경기 변동에 대한 사항을 입력해서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거죠.

 

예를 들어 유가가 얼마 올랐을 때 기업이 얼마나 망하면 기업대출 부실이 얼마나 되나? 경제성장률이 얼마까지 빠지면? 주택가격이 얼마 하락하여 주택담보대출에 부실이 생기면? 환율, 금리, 물가 등 실로 다양한 경기 변수의 변화의 예상치를 집어넣어 해당 은행에 ‘과부하(stress)’를 가하는 거죠.
 

그리하여 이러한 상황에서 대출 부실이 생기더라도 은행의 자본으로 이를 커버할 수 있느냐? 다시 말해 은행이 파산하지 않고 버텨낼 수 있느냐? 만약에 그게 어렵다면 얼마의 추가 자금이 수혈되어야 하느냐? 를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하는 것이 바로 ‘스트레스 테스트’입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이후 일반인에게 알려지게 된 ‘BIS자기자본비율’도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알아보는 척도입니다. 하지만 이는 정상적인 경제상황하에서 효과를 발휘하지만 이번 미국의 금융위기 같은 아주 극단적인 혼돈 상황에서는 은행의 건전성을 알아보는 데 어느 정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이번에 은행들에게 스트레스 테스트를 해서 이들의 자산건전성을 알아본 것입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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