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부자들은 금리에 민감하다

돈을 벌려거든 부자의 줄에 서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부자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투자처에 투자를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겠죠. 그래서 사람들은 오마하의 현인인 워렌 버핏(Warren Buffett)과의 한끼 식사를 위해 그렇게도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러한 부자들은 금리에 상당히 민감합니다. 다시 말해 부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투자처는 금리의 변동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죠.

 

저의 지인 중에도 부자 아버지를 둔 후배가 있습니다. 후배의 아버지는 상당한 자산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70을 훌쩍 넘긴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자기관리로 여전히 정정하십니다.

 

따라서 아직도 그 집안에서 이빨에 날이 서있는 호랑이죠. 21세기 자본주의 대한민국에서 아버지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엄청난 경제력을 가지고 계신 아버지들은 여전히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필자는 그 후배의 아버지를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

 

그런데 이분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산을 운용하는 것에 대해선 감각이 살아있기 때문이죠. 물론 전문적인 펀드매니저도 아니고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신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한국전쟁 당시 홀홀 단신으로 월남하여 사회적인 백그라운드가 거의 없으신 분입니다. 다만 젊은 시절부터 부지런히 운수업이라는 한 우물을 파서 그 많은 재산을 일구셨죠. 그런데 어떻게 그런 투자 감각이 있으신지 저로서도 의문스러웠죠.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2006년 초가을 즈음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의 후배가 분가(分家)를 하면서 집을 사겠다고 했더니 후배의 아버지가 이렇게 말하며 반대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집값이 빠질 텐데, 지금 집 사서 뭐 하려고. 일단 전세로 살다가 나중에 집값 빠지면 그때 사!”

 

후배는 감히 아버지를 거역할 수 없던 터라 그냥 전세로 살게 되었다며 필자에게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30대 중반이 훨씬 지났는데도 그런 것까지 아버지로부터 간섭을 받는다는 것이 썩 유쾌하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여러분들도 다 알고 있듯이 2006년 가을은 검단 신도시 발표로 부동산 가격의 최고 정점기였죠. 너도나도 집을 사겠다고 아우성이었죠. 실제로 그때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서민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 2007년, 2008년 집값이 얼마나 빠졌는지는 제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후배 아버지의 예상이 적중한 것이죠.

 

2008년 중순 즈음 저는 그 후배를 다시 만난 적이 있습니다. 우연히 집값이야기가 나왔길래 저는 당시 후배의 아버지가 그토록 반대했던 이유를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형, 딴 것은 모르겠고. 우리 아버지는 금리를 자세히 보는 것 같애. 그렇다고 우리 아버지가 무슨 금리 전문가라는 말은 아니야. 그냥 자연스럽게 금리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것이지.”

 

“자연스럽게 금리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생각해봐. 일반 사람들은 은행에 기껏 예금이 있어봤자 1억 미만이잖아. 그러니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고 내리고를 피부로 느끼기란 쉽지가 않아. 원금 자체가 몇 백, 몇 천만원 수준인데 금리가 변해봤자 이자가 몇 푼 변하겠어? 그러니 금리가 어떻게 변하는 지 관심을 안 가지는 거지. 오히려 우리 아버지 표현을 빌리자면 별 재미도 못 보면서 괜히 쓸데 없이 주가 등락에 왔다 갔다 한다는 거지. 하지만 우리 아버지 같은 경우는 좀 다르지. 몇 십억씩 통장에 예금이 되어 있다고 생각해봐. 금리가 0.25%포인트 올라가고 내려감에 따라 들어오는 이자금액이 확확 달라지거든. 세상 어느 누구도 몇 백만원, 몇 천만원씩 이자가 차이 나는 데 민감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어? 그러니 자연스레 금리에 민감해 질 수밖에 없으신가 봐. 그래서 금리가 내리기 시작하면 은행에서 돈을 빼서 뭔가에 투자를 하시더라구. 그게 채권이 되었던 부동산이나 펀드가 되었던 말이지. 그러다 금리가 다시 오르면 예금으로 돌리시는 거지.”

 

그렇습니다. 후배의 아버지와 같은 부자들은 금리에 민감합니다.

 

일반 사람들과 달리 정말 거액의 현금을 은행(금융기관)에 예금해 두었는데 금리가 떨어진다면 민감해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죠. 그리하여 예금을 빼서 투자를 하기 시작합니다.

 

반대로 금리가 올라가면 투자를 정리하고 다시 예금을 하는 것이죠. 이들이 움직이는 돈은 적지 않은 액수입니다. 따라서 그 영향은 금융시장과 투자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죠.

 

이들은 결코 금리와 다른 경제변수들의 관계를 이론적으로 상세히 알고 있어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금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그런 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금리를 변동시켜 통화량을 조절하려는 한국은행의 노고에 부응하기 위해서 금리에 민감한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다만 매달 또는 매년 들어오는 이자 액수에 엄청난 차이가 나기 때문에 금리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토록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에 더욱더 강력하고 더욱더 확실한 것이겠죠.

 

앞서 말했듯이 돈을 벌려거든 부자들과 같은 줄에 서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들 역시도 금리에 민감해져야 합니다. 금리를 알아야 돈의 흐름을 알게 되고 그 길목에서 돈을 잡을 수 있기 때문… – 혹시 돈을 잡지는 못하더라도 터무니 없이 잃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 이 글은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에서 발췌했습니다. ^^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김의경 지음 / 위너스북)

증권회사에서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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