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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中 대출정책(재할인제도)

몇 개월째 우리경제는 ‘돈맥경화’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엔 일반 서민들도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유동성문제나 통화정책은 우리 서민들의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답니다.

 

한국은행의 3대 통화정책 중 마지막 하나가 바로 ‘대출정책’입니다.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이 기업이나 가계에 대출을 해주는 것처럼 한국은행도 금융기관에 대출을 해줍니다. 물론, 이러한 대출은 예대마진을 먹기 위한 비즈니스 목적이 아니죠. 한국은행은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사기업이 아니니까요.

 

한국은행의 대출목적은 바로 통화량을 적절하게 조정하기 위한 것입니다. 앞 칼럼에서도 언급했듯이 한국은행의 최대의 존재의의는 물가안정이라 할 수 있는데요. 물가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바로 통화량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이죠.

 

한국은행이 대출을 통해 ‘시장’에 통화를 많이 풀면 돈 가격이 떨어져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반대로 한국은행이 대출을 회수해 시장에 통화량이 줄어들면 반대로 돈 가격이 올라 물가가 떨어지게 되어 적정 물가를 조절해 나가죠.

 

참고로 여기서 ‘시장’의 경계선은 한국은행을 기준으로 나누면 됩니다. 다시 말해 한국은행의 밖(은행, 증권사, 보험사, 기타 금융기관, 기업, 가계 등)을 전부 시장이라 보시면 됩니다.

 

◆ 대출정책 = 재할인제도

 

모름지기 대출을 할 때는 담보를 잡거나 대출약정서를 쓰거나 해서 나중에 상환 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 놓는 게 일반적이죠. 여기엔 한국은행의 대출도 예외는 아닙니다.

 

가장 먼저 대출정책을 시작했던 영란은행(영국의 중앙은행)은 20세기 초까지 돈을 빌려 줄 때 주로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어음을 할인·매입하는 방식을 사용했답니다.

 

금융기관은 기업이 가지고 있는 어음을 할인해서 기업에 자금을 공급합니다. 이렇게 해서 금융기관이 보유하게 된 어음을 영란은행이 다시 할인해서 자금을 공급했기 때문에 ‘대출정책’을 흔히 ‘재할인제도’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여기서 ‘할인’이란 선이자를 떼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A기업이 거래처로부터 액면 10억원짜리 어음을 물품대금으로 받았습니다. 만기는 6개월 이후지만 당장 돈이 필요합니다. 그럼 은행에 찾아가 6개월 미리 당겨 돈을 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럼 은행에서는 해당어음의 위험도나 기간이자를 생각해 적정이율만큼 차감하고 돈을 지급합니다. 예를 들어 그 이율이 연15%가 된다면 10억원에 대해 7,500만원만큼 차감을 하고 나머지 9억2,500만원의 돈을 내어주는 것이죠.

 

‘7,500만원 = 10억원×연15%×일수(6/12)’

 

이때 7,500만원이 선이자이고 이러한 방식으로 어음이나 증권을 매입하는 방식을 할인방식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시장에 돈이 부족해서 은행에서 어음을 할인해서 내어줄 돈이 없어진다면 기업들은 자금을 확보하는 데 차질이 생길 것이고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게 되겠죠. 이럴 때 중앙은행이 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어음을 재할인방식으로 대출을 해서 돈을 공급하게 되면 은행은 그 돈으로 다시 기업의 어음을 할인하게 될 것이고 마침내 시장에 돈이 돌게 되는 시스템인 것이죠.

 

◆ 대출정책 = 적격증권담보로 확대

 

이후 각 나라 중앙은행에서는 어음 재할인방식뿐만 아니라 증권을 담보로 해서 금융기관에 대출을 해주게 되었는데 이때 대상이 되는 담보증권은 국채나 안전성이 높은 적격증권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들 담보증권이 부실화 되면 중앙은행 대출자체가 부실화 되어 경제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죠.

 

대출정책을 실시할 때는 대출금리를 변경하거나 대출규모를 직접 조절함으로써 금융기관의 유동성과 자금조달비용에 영향을 주게 되고 이것이 나아가 기업이나 가계에도 영향을 미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금융시장이 개방되고 발달된 나라에서는 이러한 대출정책은 한계가 있습니다. 은행뿐만 아니라 비은행금융기관 및 기업 등 다양한 경제주체가 직접 참여를 하는 금융시장에서 한국은행의 다소 인위적인 대출조정은 시장메커니즘에 어긋나는 뜻하지 않는 방향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요즘은 실시시기나 조작규모와 조건 등을 필요에 따라 수시로 조정할 수 있어 신축적인 정책운용이 가능한 공개시장조작이 통화정책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렇듯 대출정책은 지급준비정책과 함께 대부분이 금융시장이 아직 덜 성숙한 경제개발 초기단계에서 주로 사용되는 통화정책이며 금융경제가 어느 정도 발전한 단계에서는 공개시장조작을 주로 활용하고 있답니다.

 

◆ 대기성여수신제도

 

물론, 최근 들어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 주요국가의 통화정책이 ‘금리중시’ 통화정책으로 바뀌면서 정책금리 자체를 인상 또는 인하하여 통화량을 조절하고 물가를 안정화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앞 칼럼에서도 설명했듯이 한국은행의 경우 정책금리를 콜금리에서 RP금리로 바꾸면서 콜금리가 시장의 수급에 반영하여 움직이도록 시장친화적으로 바꾸어 놓았죠. 다만 콜금리가 너무 큰 폭으로 움직여 시장의 불안정성을 조장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대기성여수신제도’를 마련하였습니다.

 

이는 은행들이 금액이나 횟수에 상관없이 자금을 하루 동안 한국은행에 예치하거나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로 미국식 재할인제도와 비슷한 형태죠.

 

은행이 빌릴 때는 기준금리보다 1%포인트 금리를 더 내고, 맡길 때는 1%포인트 금리를 낮게 받도록 되어 있죠. (지준마감일에는 기준금리의 ±0.05%포인트) 따라서 콜금리가 아무리 많이 움직여도 일정 바운드리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죠. 참고로 이 제도의 도입으로 유사한 기능을 했던 일시부족자금대출 및 유동성조절대출제도는 폐지가 되었습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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