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금리인하정책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무려 1%포인트나 떨어뜨렸습니다. 그 동안 계속해서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시장금리가 마치 청개구리 새끼처럼 되려 오르는 바람에 여간 곤혹스러웠던 게 아닙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시장이 놀랄 정도의 메가톤급 강수를 둔 것입니다.

 

이에 따라 특히 우리 서민들의 관심사인 CD금리(주택담보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므로)도 0.69~0.70%포인트 정도 내릴 것으로 내다 보고 있습니다.

 

시장금리가 내리면 기업이 자금을 빌리기 쉬워 신규사업 투자가 용이해지며 이를 통해 일자리가 창출되고 가계소득이 늘어나게 됩니다. 가계 역시 금리가 내리면 가계대출 이자부담이 줄어들어 그만큼 소비여력이 늘어나므로 내수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게 됩니다. 내수가 늘어나면 기업들 이윤이 늘어나니 더욱더 고용이 창출되겠죠.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이론적으로 그렇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금리인하가 되어도 해당 국가의 경제주체들(가계·기업·정부)이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180도 달라지게 됩니다.

 

둘 다 금리인하 정책을 썼던 일본과 미국의 대조적인 사례가 이를 잘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부동산과 증시 버블이 심각해지자 90년대 초부터 지속적인 금리인하정책을 씁니다. 심지어 99년에는 제로(0)금리를 선언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경기부양효과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일본 사람들에게 있었습니다. “경제가 앞으로 더욱더 안 좋아질 텐데, 노후준비도 전혀 안되어 있고, 게다가 이자도 쥐꼬리만해서 큰일 났군. 가급적 돈을 쓰지 말고 더욱더 저금을 많이 해서 노후에 대비해야겠어!” 다시 말해 줄어드는 이자만큼 저축을 더 많이 해서라도 돈을 모아야겠다는 것이죠.

 

미래를 암울하게 보고 현재의 불안심리로 팽배했던 일본사람들이 더욱더 돈을 풀지 않으니 경제는 그야말로 그들이 생각한 대로 불황의 늪에서 빠져 나올 수 없었습니다. 이게 바로 10년 불황의 악순환이었죠.

 

반면, 미국의 경우도 2001년 경기후퇴를 맞이합니다. 이때도 경기활성화를 위해 미국 정부는 금리인하를 단행하죠. 2000년 기준금리 6.5%였던 것이 2003년에는 1.0%로 떨어졌습니다.

 

미국 경제주체들은 앞으로 미국경제의 미래는 발전가능성이 있으니 저금리를 이용해 신규사업에 투자하고 생산활동에 투자했습니다. 이로서 미국은 불황을 탈출하여 호황으로 달렸습니다.

 

물론, 여기서 더 욕심을 내어 저금리 레버리지로 위험천만의 파생상품이나 부동산투기를 했던 것이 지금의 참혹한 사태를 불러 온 것은 사실입니다만, 당시 미국의 불황 타개책으로 썼던 저금리 정책은 미국 사람들의 긍정적 마인드에 힘입어 큰 성공을 이루었다고 평가합니다.

 

어떤 정책이든 그 성공은 해당 경제주체의 마인드가 좌우합니다.

 

지금 우리는 어떤 마인드일까요?

 

모 인터넷 논객이 장안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의 글모음이 책자로 만들어져 팔릴 정도라고 합니다.

 

저도 몇몇 꼭지를 읽어봤습니다.

 

그 글의 진위여부를 떠나 한가지 아쉬운 점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나라 사느니, 이민이나 가라.’ ‘이러다 나라 망한다.’ 하는 식의 증오에 찬 독설이 많이 눈에 뜨이더군요.

 

하지만 문제는 그 논객에 있다기 보다 이를 추종하는 우리들의 심리에 있습니다.

 

미래에 대해 비관적이며, 자포자기와 불안심리에 빠져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우려가 듭니다. 물론, 그만큼 우리가 경제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안감과 미래에 대한 비관으로 더욱더 꽁꽁 얼어붙는다면 금리인하 정책은 불황 탈출은커녕 장기불황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일본처럼 말이죠.

 

희망을 가집시다. ‘뭐 좋은 일이 있어야 희망을 가지기라도 하지!!’ 라고 볼멘소리를 하실 분도 있겠죠.

 

하지만 희망은 좋은 일이 생겨서 가지는 게 아니라 앞으로 좋아지기 위해서 가지는 것입니다.

 

이 금융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금리인하정책보다 더 확실한 정책은 우리 경제주체들의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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