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고객으로부터 예금을 받아 이를 여러 형태의 자산으로 운용해서 그 마진을 먹는 장사를 하는 곳입니다.

 

여러 형태의 자산 중에는 산업시설자금대출, 주택담보대출, 장기채권투자 등 한번 돈이 나가면 회수하는데 오랜 기간이 걸리는 것들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날 갑자기 고객들이 찾아와 예금인출을 요구했을 때 여기에 응할 수 있는 돈을 얼마만큼은 준비해 놓고 있어야 합니다.

 

만약 이러한 돈을 준비해 놓지 않는다면 갑작스런 예금인출에 은행은 당황하게 되고 따라서 시중에서 높은 금리를 주고서라도 돈을 빌려야 할 처지가 되겠죠. 이렇게 되면 예금자들도 불안해 할 것이고 금리도 급격히 뛰게 되어 이래 저래 금융시장이 혼란스러워질 것입니다.

 

따라서 은행들이 준비해두어야 할 일정금액의 돈을 중앙은행에서 강제적으로 맡아두도록 하는 제도가 생겨났는데 이를 바로 ‘지급준비제도’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중앙은행이 은행들의 예금금액에 대해 일정 비율(지급준비율)의 돈(지급준비금)을 강제적으로 맡아두었다가 필요한 경우 이를 다시 내어 주는 방식으로 운영을 하는 것이죠.

 

이 제도는 1863년 제정된 미국 국법은행법(National Bank Act)에서 그 효시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러한 제도를 운영하던 중 중앙은행이 지준율을 변경하여 본원통화(수표나 어음등이 아니라 중앙은행에서 발행한 진짜 Cash를 말합니다)를 조절해서 시중의 전체통화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즉, 지준율을 높이면 은행들은 더 많은 돈을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되므로 시중에 돈은 줄어들게 되고 반대로 지준율을 낮추면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중앙은행에 예치하면 되니까 시중의 돈은 늘어나게 되는 것이죠.

 

특히나 이러한 본원통화의 조절은 ‘승수효과’까지 더해져 전체통화량 조절에 더욱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중앙은행의 유동성조절 수단으로 각광받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승수(乘數)효과란 중앙은행이 본원통화를 공급하면 통화는 승수(money multiplier)배만큼 늘어난다는 이론입니다. 이는 은행의 신용창출능력에 의해 그렇게 되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중앙은행이 100만원의 본원통화를 공급하면 은행은 이중 10만원(지준율이 10%라고 가정)을 지준으로 중앙은행에 예치하고 나머지 90만원은 대출을 하게 됩니다. 그럼 대출받은 사람은 이를 다시 은행에 예치하게 되고 은행은 다시 이 중에서 9만원을 지준으로 예치하고 나머지 81만원을 대출을 하게 되는 거죠. 이는 다시 은행의 예금으로 들어오게 되며 또 다시 지준으로 예치하고 나머지 금액이 대출이 되는 거죠. 이러한 무한정한 반복을 통해 결국 통화는 1,000만원만큼 늘어나게 된다는 이론입니다. 이때 승수는 10입니다.

 

이를 간단한 계산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통화량(M) = 통화승수(m) × 본원통화(MB)

  이때, 통화승수(m) = 1/지준율(r)
 

물론, 지준 외의 돈을 모두 대출해 주고 이것을 대출받은 사람은 그 금액을 모두 예금한다는 것은 가정에 지나지 않습니다. 대출받은 사람이 그 돈을 다른 곳에 사용하게 된다면 그만큼 통화량은 줄어들게 되겠죠. 하지만 큰 맥락에서 이 이론은 상당히 일리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지급준비제도는 승수효과 때문에 지준율을 조금만 변화시키더라도 금융시장에 너무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과 지준율을 바꾸기가 제도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 등의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 들어서는 유동성 조절수단으로 ‘공개시장조작정책’이 더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다음 번엔 ‘공개시장조작정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後記] ‘본원통화’란 정확하게 말하면 중앙은행에서 발행한 화폐발행액과 지준예치금의 합계를 말합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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