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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걸림돌, 부동산 PF 대출 대란

물가는 치솟고 주가는 빠지고 금리마저 오르는 요즘, 그야말로 살기 팍팍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동안 잠잠했던 미국의 서브프라임모지지론 부실이 또 언론에 오르락 내리락 거립니다.

 

하지만 부동산 문제가 나라밖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부동산과 관련된 악재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바로 ‘부동산 PF대출 대란’이 그것입니다.

 

올 3월말 현재 금융권의 부동산 PF를 통한 대출잔액이 73조원인데요. 그 중에서 무려 45조원의 대출이 부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미분양 아파트나 상가가 급증하면서 땅값과 공사비, 대출이자 등으로 자금이 물렸기 때문이죠.

 

지난 7월 17일자 한국경제신문을 보니, 특히나 1년짜리 PF 만기가 몰려 있는 오는 8월말쯤에 부실대출의 시한폭탄이 터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기사가 실려 있더군요.

 

그럼 이렇게 문제가 되고 있는 PF란 무엇일까요?

 

이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의 이니셜을 딴 것으로 실무에서는 그냥 “피에프”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는 엄청나게 많은 돈이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프로젝트)에 자금을 대출해 주는 금융기법을 말합니다. 주로 공항, 발전소, 도로 등 대규모 공사, 지하자원이나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 대형선박의 건조 등이 그 대상이 되지요.

 

그럼 일반 대출과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일반 대출은 사업을 위해 돈이 필요한 기업에 직접 돈을 빌려주는 것이죠. 하지만 PF는 기업이 아니라 그 기업이 수행하는 특정 공사(프로젝트)에 돈을 빌려주는 것이죠.

 

따라서 그 기업이 어떻게 되든 그것은 상관이 없습니다. 다만 그 특정 프로젝트가 성공하여 수익이 생기면 그 수익에서 원금과 이자를 받아가는 것이죠. 설령 기업이 다른 프로젝트에서 실패해서 전체적으로는 적자가 나더라도 PF는 해당 프로젝트만 성공하면 우선적으로 원리금을 가져 갈 수 있답니다.

 

왜 이런 방식이 필요했을까요?

 

일반적으로 프로젝트는 대규모인 반면, 이를 수행하는 기업은 대규모의 자금을 빌릴 수 있을 만큼 신용도나 재무상태가 양호하지 못할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금융회사가 머리를 쓴 거죠. 우선, 프로젝트 수행 기업과는 별개로 프로젝트 자체의 성공가능성과 그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얼마의 돈이 순차적으로 들어 올지에 대해서만 평가를 하는 거죠. 그리고 이를 근거로 돈을 빌려주게 되는 거죠. 물론, 해당 프로젝트의 자산을 담보로 잡고 말이죠.

 

PF의 시초는 1930년대 미국 남부에서 석유채굴사업에 대해 금융지원을 한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당시 군소 석유채굴회사는 그야말로 몇 명의 인부와 약간의 채굴장비가 전부였으니까요. 그래서 PF를 받아서 그 자금으로 석유채굴작업을 해서 유정(油井)을 발견하면 석유채굴회사나 PF를 해준 금융회사나 모두가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죠.

 

그럼 최근 부실불안에 떨고 있는 ‘부동산PF’란 어떤 것일까요?

 

대규모 아파트단지나 대형 상가를 짓기 위해서는 엄청난 금액의 공사비가 필요한데요. 이 돈을 부동산 개발업체(시행사)가 마련하기란 역부족입니다. 따라서 금융회사(은행, 저축은행 등)로부터 돈을 빌려야 하는데요. 하지만 이들 금융회사가 개발업체의 신용도만 보고는 도저히 거금을 빌려줄 수가 없겠죠.

 

따라서 해당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게다가 공사를 하는 건설업체(시공사)가 보증을 서는 방식으로 이른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하는 것이죠. 그리고 공사가 다 끝나서 분양이 되면 이 수익금으로 부동산 PF의 원리금을 우선적으로 갚는 것이죠.

 

특히, 이러한 부동산 PF는 2000년대 중반까지 부동산 가격폭등 시기에 상당히 많은 액수가 집행되어 무려 그 잔액이 73조에 이른 것이죠.

 

그런데 최근 부동산대출규제에다 경기침체 등으로 미분양 사태가 속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집행된 부동산 PF의 상환이 불투명해졌고 따라서 대출 잔액의 62%에 이르는 45조가 부실이 될 지경에 이른 것이죠.

 

7월 17일자 한경 기사에서도, 미국에선 비우량주택담보 개인대출로 빚어진 서브프라임 사태가 금융권 부실→집값하락→경기침체로 확산되었듯이, 우리나라는 주택대출규제→미분양→시행사.시공사 자금난→금융권 부실로 이어질 ‘동반자살’이 우려되는 상황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상황은 그리 녹녹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껏 우리는 IMF 외환위기도, 신용카드대란도, MMF환매대란도 잘 대처해 왔습니다. 지금도 역시 슬기로운 대처가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쓸데없이 부화뇌동하지 말고 말이죠…

증권회사에서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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