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최근 들어 비상장회사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상환전환우선주’가 선호되고 있다는데, 이게 도대체 뭡니까?

 

[답] 상환전환우선주 투자는 향후 코스닥 상장(IPO)을 앞두고 있는 비상장회사에 투자를 할 때 주로 사용하는 방법인데요.

 

벤처캐피탈(창업투자회사)에서는 몇 년전부터 일반화된 투자방식이고요. 최근 들어서는 은행이나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에서 만든 메자닌펀드(저의 칼럼 371번 <어정쩡한 펀드?!, 눈먼 펀드?!> 참조)에서도 ‘RCPS’라고 해서 선호하기 시작한 투자방식이죠.

 

‘RCPS’란 상환전환우선주의 영문 명칭인 Redeemable Convertible Preference Shares의 이니셜을 일컫는데요. 그냥 테헤란로에서처럼 상환전환우선주라고 해도 될 것을 여의도에선 괜히 더 전문적인 느낌이 들고 싶어서인지 다들 이렇게 부르고 있더군요.

 

(*창업투자회사가 많이 모여있는 곳이 테헤란로이고 증권사가 많이 모여 있는 곳이 여의도)

 

그럼 질문하신 것처럼 상환전환우선주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비상장회사에 투자를 할 경우 투자를 받는 회사 쪽이나 투자를 하는 기관(창업투자회사나 증권사)이나 가장 곤란한 문제가 과연 주당 얼마에 투자를 해야 하느냐 입니다. 상장회사만 해도 주가(시장가)라는 게 있으니 이를 기준으로 투자단가를 정하면 되지만 어디 비상장회사야 얼마라고 공인된 시장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따라서 여러 가지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 기법을 이용해서 회사의 가치와 그에 따른 1주당 가격을 산출해내야 하죠.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잣대일 뿐 객관화 하기가 힘듭니다. 회사측에서야 가급적이면 1주당 가격이 높게 나오도록 밸류에이션을 할 것이고 투자자 측에서야 낮게 나오도록 밸류에이션을 할테니까요.

 

회사: “이번 10억 투자 건에 대해 우리회사는 주당 10만원 정도의 가치가 있으니 그 가격에 투자를 하시오.”

 

투자자: “무슨 소리하시오. 당신 회사의 주당 액면가격이 5천원밖에 되지 않는데 주당 10만원이라니 너무 비싸지 않소. 주당 2만원으로 책정해도 충분하오. 그러니 이번 10억 투자건은 주당 2만원에 결정합시다.”

 

회사: “에끼 이보시오. 우리 회사가 추진하는 이번 신 프로젝트로 말하자면 내년과 내후년에 500억 이상의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오. 그런데 주당 2만원에 투자하겠다는 건 그저 먹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오.”

 

투자자: “당신 회사의 신 프로젝트가 상당히 기대되는 것은 우리도 모르는 바 아니오. 하지만 내후년까지 500억 이상의 실적을 낸다는 것은 너무 낙관적이오. 우리가 볼 때는 100억 정도의 실적을 낸다고 보는 게 타당하오. 그러니 주당 2만원이면 족하지 않소.”

 

아무래도 미래의 일이다 보니 이렇게 투자를 받는 회사와 투자를 하는 기관의 입장이 다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서로의 입장이 다르다고 끝까지 자기 주장만 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이럴 때 현명한 방법이 바로 상환전환우선주인 것이죠.

 

투자자: “그럼 이렇게 하면 어떻겠소. 일단은 보통주식이 아닌 우선주로 투자를 하겠소. 주당 5만원에 말이오. 그리고 내후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오. 만약 회사가 말한대로 내후년에 실적이 500억을 달성하면 주당 10만원에 보통주로 전환하는데 응하겠소. 하지만 내후년에 실적이 100억 밖에 되지 않는다면 주당 우리가 말한대로 주당 2만원에 보통주로 전환해 주시오.”

 

회사: “음… 그것 합리적인 제안인 것 같구려. 그럼 그렇게 하지요.”

 

투자자: “아울러 회사가 호언장담한 신 프로젝트의 내후년 실적이 우리가 예상한 100억에도 미치지 못해 아예 마이너스가 될 경우에는 투자한 금액의 상당부분을 상환할 용의는 있소?”

 

회사: “물론, 그렇게 하시오. 우리는 이번 신 프로젝트가 자신이 있으니 전혀 문제 없소. 대신 우선주이니 보통주가 가지는 의결권은 없는 것으로 하겠소.”

 

투자자: “무슨 소리하시오. 우리가 우선주로 투자하는 것은 다만 내후년의 실적을 보고 보통주로 전환하기 위해서이지 배당 더 많이 받겠다고 우선주에 투자하는 것은 아니지 않소. 그러니 기관투자자로서의 정당한 의결권은 보장을 하시오.”

 

회사: “그럼 그렇게 하리다. 그 대신 앞서 말씀하셨듯이 배당을 더 많이 받기 위함이 아니라 했으니 통상의 우선주와는 달리 배당은 아주 적게 하겠소.”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상환전환우선주(RCPS)’인 것이죠.

 

그렇다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전환사채(CB)와 별반 다를 바 없지 않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군요. 이 역시 투자할 당시에는 원금을 상환 받을 수 있는 사채로 투자를 했다가 회사의 실적이 좋아지면 정해진 전환가격으로 보통주로 전환을 할 수 있는 투자방법이니 말이죠.

 

물론, 맞습니다. 비슷한 건 사실이죠. 하지만 전환사채의 경우 투자 당시에는 재무제표에 부채로 기록이 됩니다. 사채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겠죠. 그럼 비상장회사는 부채비율이 높아져서 재무상태가 좋지 않게 되죠.

 

하지만 상환전환우선주는 (비록 상환할지도 모른다는 위험요인은 있지만) 명색이 우선주인 주식입니다. 따라서 재무제표에 부채가 아니라 자본 계정으로 올라갑니다. 즉, 비상장회사의 자본이 충실해져 오히려 부채비율을 낮게 만들게 된다는 장점이 있죠.

 

이러한 상환전환우선주는 아무래도 투자를 받는 회사보다는 투자자들이 우위에 있을 때 많이들 사용하게 되죠.

 

왜냐하면 비상장회사에 대한 일반적인 보통주 투자의 경우 그 회사가 사업에 실패하게 되거나 사업성과가 신통찮게 되면 투자한 돈을 다 날릴 수 있지만, 상환전환우선주는 여의치 않을 경우 원금을 상환 받을 수도 있고 유리한 전환조건으로 보통주로 전환을 하여 회사의 경영권을 빼앗을 수도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기존의 주주에게는 그리 달가운 투자방법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비상장회사가 상환전환우선주로 투자를 받을 때는 반드시 주주총회를 거쳐 정관에 발행에 대한 근거를 명시해놓도록 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창업투자회사뿐만 아니라 은행, 증권, 자산운용사 등의 메자닌펀드에서도 이러한 상환전환우선주 투자방식이 유행하는 것은 돈을 가지고 있는 투자기관들의 힘이 세기 때문인 이유도 있겠고 아울러 그 동안 벤처기업이 많이 망해서 투자를 했던 벤처투자기관들이 많이들 피해를 봤기에 보다 안전한 장치를 마련하고 싶은 이유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줄을 서서 제발 투자 좀 하게 해달라고 할 정도의 정말 좋은 비상장회사나 벤처기업의 경우는 여전히 보통주 투자를 고집하고 있으니 역시 실력이 있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대접을 받는 것인가 봅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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