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춘천 가는 길에 : 생선구이와 주식투자

춘천 가는 길에 ① : 생선구이와 주식투자

 

얼마 전 춘천에 있는 벤처기업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벤처기업 투자유치를 위해 모 창투사 이사님에게 그 회사를 소개해 주기 위한 방문이었죠. 역삼동에서 이사님을 태우고 46번 경춘국도를 접어들면서 저는 동행한 창투사 이사님께 말을 건넸습니다.

 

“어휴, 요즘 경기상황도 안좋고 주가도 폭락을 하는데 이거 어째야 합니다. 참… 알다가도 모를 게 주식투자라고 … 5월초만 해도 그래도 우리 증시가 하반기까지 2000포인트 간다며 떠들어 대지 않았습니까?”

 

“허허,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주식투자한지가 대략 15년은 되는 것 같은데 할 때마다 모를 게 바로 이 주식이란 놈이네요.”

 

“그래로 듣자 하니 이사님은 주식으로 꽤 수익률이 좋으셨다고 하던데요. 목돈도 많이 버셨다고… 그 비결은 뭡니까?”

 

“비결이란 게 뭐 있겠습니까? 허허허 그냥 재수가 좋았겠죠.”

 

“에이 그래도 남다른 주식 투자에 대한 혜안이나 철학이 있지 않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주식투자란 생선을 후라이팬에 굽는 것과 같다고요. 특히나 뼈가 가는 생선을 말이죠.”

 

“그게 무슨 의미신지?”

 

“그~ 생선을 구워보면 잘 아시겠지만 말입니다. 그게 좀더 잘 익혀 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집다간 생선구이를 아예 망칠 수가 있죠. 특히 뼈가 가는 생선일수록 더 그런데요…

 

그래서 생선을 구울 때는 한면이 충분히 익을 때까지 지긋이 기다린 후, 그 다음에 뒤집어야 하죠. 그래야 다른 면으로 뒤집을 때도 쉽게 뒤집어 지고 생선살도 어스러지지 않거든요.

 

주식투자도 이와 마찬가지란 의미죠. 좀더 벌어보겠다고 아니면 손실을 줄여보겠다고 샀다가 팔았다가 이리저리 머리 굴리며 옮겨 다녀봤자 돌아오는 건 뼈아픈 실패뿐이란 거죠.”

 

“그렇군요.”

 

“저는 딴 건 몰라도 폭락장에서 충동적인 매도는 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면 원칙이죠. 아주 심한 폭락장에는 아예 시세판도 잘 보지 않습니다. 괜히 마음만 흔들리거든요. 어차피 대한민국이 완전히 망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경기도 회복할거고 주가도 오르게 마련이죠. 그때까지 지긋이 기다리는 거죠. 폭우가 쏟아질 때는 버티는 놈이 결국 이기는 거거든요. 제가 너무 무식한가요? 허허”

 

“아닙니다. 일리 있는 말씀이시네요. 그 왜 우공이산(愚公移山)이란 말도 있잖습니까.”

 

 

춘천 가는 길에 ② : 대원군의 쇄국정치

 

잠시 대화가 끊어 졌었죠. 차창 밖의 푸른 자연의 싱그러운 냄새가 코끝에 만져졌습니다.

 

“얼마 전, 광화문 교보빌딩 쪽에 미팅이 있어 갔는데 2시부터 전경차가 도로를 막기 시작하더라고요. 요즘 시국이 어수선해서 참 걱정입니다.”

 

다시 제가 이렇게 말을 꺼냈습니다. 그러자 동행한 이사님이 대뜸 이런 질문을 하시더군요.

 

“구한말에 우리가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긴 게 대원군의 쇄국정치 때문이라 생각하시죠?”

 

“아니, 뜬금없이 그건 무슨 말씀입니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대부분 반사적으로 그렇게 생각을 하죠. 그래서 ‘쇄국=나쁜 것, 개방=좋은 것’ 이렇게 생각하고 있죠. 하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럼 무엇 때문에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는지요?”

 

“문제는 개국이나 쇄국 그 자체가 아닌 거죠. 바로 개국이다 쇄국이다 하며 서로 싸웠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죽도록 말이죠. 서로의 생각이 다를 수도 있고 그리고 어떤 생각만이 무조건 옳은 것도 아닌 게 세상사는 이치 아닙니까?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렇게 다른 점을 서로 양보하고 존중하며 합의해 나가야 하는 데, 서로 자기만 옳다고 죽도록 싸웠기에 결국은 나라가 망한 거죠. 호시탐탐 눈독을 들이고 있던 열강에게는 아주 좋은 핑계거리거든요. 우리나라를 먹을 수 있는…”

 

“그도 일리가 있네요.”

 

“지금도 마찬가지죠. 노무현 정부 때는 정권을 잃은 보수세력들이 기를 쓰고 언론이나 국회를 동원해서 노무현 정부를 반대하고 방해해서 5년 동안 아무것도 못했죠. 그 때문에 무능한 정부라는 낙인이 찍혀 진보세력마저 등을 돌렸죠.

 

그런데 이젠 이명박 정부가 되니까 진보세력들이 기를 쓰고 반대를 합니다. 또 5년 동안 아무 일도 못할 수 있겠죠. 그럼 나라는 망합니다.

 

물론 제 말은 지금 정부가 무조건 옳고 촛불이 무조건 틀렸다는 게 아닙니다. 다만 쇄국이든 개국이든, 보수든 진보든, 분배든 성장이든 서로 양보하고 존중하며 합의점을 찾으려 하지 않고 이토록 싸우기만 하면 결국 득을 보는 것인 미국이나 일본, 중국 등 21세기 세계 열강들이 되겠죠. 전 그게 걱정입니다.”

 

춘천 가는 길.

 

눈앞에 펼쳐진 싱그러운 신록과 확 트인 호수와는 대조되는 다소 무거운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쩌면 독자분들이 공감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죠. 하지만 한번쯤 생각해 보자는 의미에서 두서없이 올려봤습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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