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이란 무엇인가? ①

입력 2008-05-18 20:37 수정 2008-05-18 22:47


최근 들어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타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중순 장중 최저 1537.53이었던 종합주가지수가 두 달만인 지난 5월 16일에 1888.88로 훌쩍 올라 1900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정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사태나 국내 경기불황 등을 이유로 주식시장이 당장이라도 붕괴될 듯이 불안했는데 이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상승에 상승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려.

 

물론, 서브프라임의 부실도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며, 우리 경제의 불황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만… 그런데도 주가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상승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동안 우리 주식시장이 워낙 저평가를 받아 아무리 대내외적인 상황이 나쁘더라도 이 정도는 올라야 하는 것 아니냐는 가격조차 오르지 못했었다는 시각도 있고요.

 

그 동안 기염을 토하며 상승을 하던 중국, 인도, 베트남 등의 이머징 마켓이 급격하게 불안정해지고 있기에 그래도 안전한 이머징 마켓(아직도 우리나라 증시가 이머징 마켓으로 분류되고 있다는 게 불만이지만요…쩝)인 우리 증시에 외국인의 투자가 몰려서 그렇다는 시각도 있죠.

 

여기에 더해서 갈 곳이 없는 돈들이 펀드로 몰렸고, 이를 통해 먹고 사는 금융기관들이 이런 추세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서로 주고 받으며 주가를 올리고 있다는 시각도 없잖아 있습니다.

 

모름지기 불황 때는 상승장을 생각하고, 상승장에는 버블 붕괴를 걱정해야 합니다. 그런 뜻에서 이런 상승장에 생뚱 맞게 버블에 대한 글을 하나 인용해 볼까 합니다.

 

제가 5~6년 전에 선물 받아 책장에 쳐 박아 두었던 (선물하신 분에겐 좀 죄송스럽군요.^^;) 책을 최근에 꺼내 읽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헤이세이 버블의 연구(상,하)>라는 책(원제: 平成バブルの研究(上、下))입니다. “왜 일본경제는 연착륙에 실패했는가?”라는 부제도 보이는 군요.

 

이 책은 일본의 ‘동양경제신문사’에서 편찬한 책인데요. 일본 버블형성과 붕괴에 대해 연구한 여러 경제학자와 전문가의 논문과 기고를 묶어놓은 책입니다. 물론, 국내에 번역이 되었는지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책 중에서 버블에 대해 정의해 놓은 부분을 읽어 보니 여러분들도 한번쯤 읽어 보시는 게 어떨까 하여 제가 책 내용을 직접 번역해서 이 칼럼에 올려 봅니다. 부디 한번 읽어보시고 버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버블이란 무엇인가? : 제1편 <헤이세이 버블의 연구 (동양경제신문사刊) 中에서>

 

여기에서 ‘버블’이란 현상이 무엇을 말하는 가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해두고자 한다. 그 본질은, 실은 그것보다 간단한 것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일반적으로 버블이라 불리는 현상은 ‘주식이나 토지 등의 스톡(stock)의 가격이 이상하게 계속적으로 상승하는 것’이라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그와 같이 정의하는 버블은 엄밀하게는 2개의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제1은 주식이나 토지의 펀드멘탈 가격이 이상하게 상승하는 부분이고, 제2는 펀드멘탈 가격에서 이탈하여 가격이 상승하는 부분이다.

 

먼저 ‘펀드멘탈 가격’을 성명해보자. 스톡(stock), 예를 들어 토지의 가격은 기본적으로는 그 토지에서 장래에 어느 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다만, 장래의 수익은 이익률을 사용하여 할인해서 계산할 필요가 있다. 다른 투자기회, 예를 들어 은행예금에 예치를 한다고 생각하면 (명목이자율이 제로(0)가 아닌 한) 100만엔의 원리금 합계를 장래에 얻는 것은 100만엔을 명목이자율로 할인한 금액만큼을 현재에 예치하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토지의 가격은 장래의 수익을 (명목수익) 이자율로 할인한 즉, 할인현재가치의 합계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이 가격이 통상적으로 ‘펀드멘탈들(fundamentals)’ 또는 ‘펀드멘탈 가격’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따라서 이자율이 낮을수록, 또 토지에서 얻을 수 있는 장래수익이 높을수록 펀드멘탈 가격은, 즉 스톡 가격(정확히 말해 가격수준이지, 상승률은 아니다)이 높게 된다.

 

상기의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이자율이 예상 외로 낮아져, 현재의 시점에서 장래의 기대수익이 상향 수정되는 경우, 펀드멘탈 가격은 그에 따라 상승한다. 이와 같은 펀드멘탈 가격의 상승은 원래 경제학에서는 버블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에 의해 가격은 크게 변동할 가능성이 있고, 일본이 경험했던 지가(地價)상승의 일부는 금융완화에 의한 명목이자율의 하락이나, 토지세제의 왜곡에 의해 기대수익이 이상하게 높아진 것 (또는 높아졌다고 인지된 것) 등의 요소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여하튼 여기에서 ‘펀드멘탈 가격’이라 부르는 것은 정확하게 말하면 ‘합리적 예상으로 계산된 펀드멘탈 가격’이라 불러야 한다. 이는 사후적으로 본 경우로, 소유하고 있는 스톡에서 얻을 수 있다고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수익’과 ‘실제수익’과는 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후적으로 생각해서 진짜 펀드멘탈이라고 하는 것은 사후적으로 실현되어진 수익을 사후적으로 실현되어진 이자율로 할인한 값이라 정의해야 한다. 이것을 앞으로는 ‘사후적 펀드멘탈 가격’이라 부르도록 하자. 한편 실제 스톡가격은 아직 장래의 수익이 확정되지 않은 사전의 단계의 예상치에 의존하여 결정된다.

 

그 때문에 사전 단계에서 (합리적 예상으로) 계산되어진 ‘펀드멘탈 가격’은 ‘사후적인 펀드멘탈 가격’과 괴리될 가능성이 있다. 그 차이는 장래, 보유하는 스톡이 가져오는 이익에 대한 예상이 틀렸다는 것, 이자율의 예상이 틀렸다는 것 등을 반영한 부분이다. 이 부분을 앞으로는 ‘(합리적)예상의 오류에 기초한 버블’이라고 부르기로 하자.

 

스톡가격의 상승분 중에는 펀드멘탈 가격의 변화에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경제이론에서 ‘버블’이라고 말해지는 부분이다. 달리 말하면 세간에서 언급되는 ‘버블’ 중 일부는 위에서 설명한 ‘펀드멘탈 가격의 상승’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고, 일부는 ‘(합리적) 예상의 오류에 기초한 버블’이며, 나머지가 그것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경제학에서 정의하는 버블’의 부분이다. 다시 말해, 합리적 예상에서 계산된 펀드멘탈 가격에서 조차 괴리된, 비합리적인 예상으로밖에 설명되지 않는 가격 상승분이 있는 것이다. 혼란을 피하기 위해, 앞으로는 이것을 ‘협의의 버블’이라고 부르기로 하자.

(다음 편에 계속)  <헤이세이 버블의 연구 (동양경제신문사) 에서 / 번역: 김의경>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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