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M&A후, 하이마트의 고민

문)

가전제품 양판점으로 잘 알려진 ‘하이마트’가 지난해말 유진그룹으로 인수가 되었는데요. 하이마트가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 차례의 인수과정에서 부풀어진 영업권 때문에 IPO(증권시장 상장)가 쉽지 않다고 하던데요. 이 경우 ‘부풀어진 영업권 때문’이라는 게 무슨 의미인가요?

 

답)

통상 M&A를 할 때, 피인수 기업의 대주주는 결코 주식의 가격(보유주식수×주가)만큼만 돈을 받고 회사를 넘기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가진 경영권과 그 기업의 브랜드가치 및 지적재산권 등 무형의 가치와 그리고 앞으로 해당 기업이 벌어다 줄 수익에 대한 프리미엄까지 고려해 더 많은 돈을 받기를 원하죠.

 

물론, 기업을 인수하는 측도 도둑 심보가 아니면 이에 대한 충분한 프리미엄을 얹어서 인수가격을 책정하고 M&A를 하게 되죠. 그 왜 우리도 앞으로 집값이 오를 지역의 분양권은 프리미엄을 붙여서 사고 팔지 않습니까? 그와 똑 같은 이치로 보면 됩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렇게 지불한 추가 프리미엄 금액이 회계적으로 처리할 때 약간의 문제가 생깁니다.

 

우선 하이마트와 같이 상장이 되어 있지 않는 기업의 주가는 ‘순자산가격(총자산-총부채)’으로 계산을 하는데요. 예를 들어 A기업의 총자산이 200억원이고 총부채가 80억원이면 A기업의 순자산은 120억원(→200-80)이 되겠죠.

 

* 순자산 = 총자산 – 총부채

 

만약 이 기업의 기존 대주주가 100%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고 해보죠. 그럼 숫자상으로 기존 대주주의 보유주식금액은 120억원(→120억×100%)이 됩니다.

 

하지만 M&A를 통해 A기업을 넘길 때는 앞서 설명한 대로 더 높은 금액이 책정됩니다. 만약 인수자와 기존 대주주가 M&A 협상을 해서 그 인수가격을 170억원으로 정했다고 해보죠. 그럼 50억원(→170-120)이 바로 프리미엄이라는 얘기입니다.

 

자! A기업의 재무제표상 순자산은 120억원이었지만 M&A 거래 이후 170억원짜리 기업이 되었습니다. (여러분이 100원 주고 빵을 하나 샀다고 해보죠. 그럼 그 빵은 100원짜리 빵인 거죠. 이와 같은 이치입니다.)

 

그럼 갑자기 늘어난 50억원에 대해서는 회계상 어떻게 처리해야 할 까요?

 

바로 ‘영업권 50억원’으로 처리해서 자산에 올립니다. 다시 말해 M&A 거래 이후 총자산은 200억원에서 250억원(→기존총자산200억+영업권50억)이 되는 거죠. 그리고 여전히 부채 80억원을 빼주면 순자산은 170억원(→총자산250-총부채80)이 되어 ‘170억원짜리 기업’이 맞는 것입니다.

 

* M&A시 기업인수가격 = 기존순자산(총자산-총부채)+프리미엄(경영권,지적재산권,브랜드가치 등 포함)

   → 회계처리시 프리미엄 부분을 영업권(자산)으로 계상시킴

 

 

그런데 이렇게 자산항목에 올라간 영업권은 일반적인 자산이 아닙니다. 회사에 건물이나 기계를 구입해서 늘어난 자산이 아니라, M&A를 성사시키기 위해 인수자가 기존 대주주에게 웃돈을 준 비용에 지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한꺼번에는 아니더라도 해를 거듭하면서 상각을 시켜줘야 합니다. 즉, 나누어서 비용으로 인식시켜 줘야 한다는 것이죠. 통상 20년 동안 일정 금액(정액법)으로 나눠서 상각을 하죠. 많든 적든 20년 동안 비용이 꾸준히 발생한다는 것은 기업의 실적에는 좋지 않는 영향을 미치겠죠. 그게 바로 기업인수에 따라 발생하는 영업권의 상각 문제인겁니다.

 

자! 그럼 다시 하이마트 이야기를 해보죠.

 

‘하~이 마트로 가요~”라는 광고로 우리에게 친숙한 하이마트는 유진그룹에게 인수되기 전에도 한차례 M&A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렇듯 두 번의 인수과정을 통해 프리미엄으로 지불된 웃돈이 자그마치 1조7천억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를 20년간 정액법으로 상각해보면 연간 자그마치 850억원에 가까운 금액이 비용으로 떨어져 나가게 됩니다.

 

참고로 하이마트는 지난해 1조4천253억원의 매출액에 영업이익이 762억7천만원, 순이익은 738억4천6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실로 대단한 실적이라 볼 수 있죠. 하지만 여기에 850억원의 영업권 상각비용을 차감해주면 어떻게 될까요? 당장 순이익이 아니라 손손실로 적자기업이 되는 겁니다.

 

적자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예상할 수 있는 일이죠. 그러니 하이마트는 속이 타는 겁니다.

 

이렇듯 기업인수시 지급되는 프리미엄이 터무니 없이 커진다면 이는 해당 기업의 실적을 악화시켜 기업과 주주들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가 있는 거죠. 여기다 인수한 기업이 새로운 그룹문화에 적응을 못해 그 실적에서도 삐그덕거린다면 설상가상으로 기업은 망가지게 되는 거죠. (물론, 이는 하이마트와는 직접 상관은 없겠지만 말이죠…)

 

M&A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 붓고 그 결과가 좋지 않아 고민을 하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됩니다. 이렇듯 무조건 인수하면 장땡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인수에 따른 영업권의 상각’ 이라고 하겠습니다.

증권회사에서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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