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제조업의 금융업 진출 어떻게 볼 것인가?

“저는 제조업 자본이 금융업을 지배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입장입니다.”

 

“아니 그 이유가 뭔가?”

 

“물론, 제조업 자본이 금융업에 진출하더라도 금융업이 독자적으로 경영과 운용을 하도록 독립성을 보장해 준다면 문제가 안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대기업 총수의 영향이 강력한 우리나라 여건상 제조업으로부터 독립성을 보장 받기라 쉽지 않을 테니까요.”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제조업 출신 중에도 경영능력이 뛰어나고 유능한 분들이 많은데, 무조건 문제가 된다고 볼 수는 없지 않은가?”

 

“무조건은 아니겠죠. 하지만 대부분은 문제가 될 것입니다. 최근에 현대중공업 관련 TV 광고를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그래, 봤네. 故 정주영 회장이 불굴의 정신으로 차관을 빌려 모래밭에 조선소를 세운 그 광고 말이지?”


 

“그렇습니다. 정주영 회장이야 말로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가죠. 정말 존경할만한 인물입니다. 특히 그분이 존경 받는 이유는 가능성이 희박해도 불굴의 정신으로 시장에 도전하고 개척해 나갔기 때문이죠. 그런 분들이 제조업을 일궈 성공을 하십니다. 그런 마인드가 바로 프론티어 정신이고 기업가 정신이죠.”

 

“그 말은 나도 동감이네. 그러니 제조업을 하시는 경영자 분들 중에는 정주영 회장처럼 대단한 분들이 많다는 것이지. 그런 분들의 경영 능력을 자네는 의심한다는 말인가?”

 

“아닙니다. 대단한 경영능력을 가지셨으니 그만큼 제조업을 반석 위에 올려놓고 아울러 그 자금으로 금융업에도 진출하려고 하는 거겠죠. 문제는 바로 제조업에서의 대단한 경영능력이 금융업에서는 위험천만인 것이 된다는데 있습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인가?”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제조업의 경영능력에는 시장에 도전하고 시장의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합니다. 온갖 위험이 닥쳐도 이를 타개해 나가는 개척정신 말입니다. 하지만 금융업은 다릅니다. 금융은 시장을 도전의 대상으로, 헤쳐나가려는 자세로 임했다간 결국은 자멸할 가능성이 큽니다. 금융업은 시장과 싸워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시장에 순응해야 성공합니다. 위험을 극복해서는 안됩니다. 위험을 어떻게 해서든 피해나가고 헤지를 해 나가야 합니다. 안되면 되게 하라는 불굴의 정신보다는 다소 쫀쫀하더라도 리스크를 관리해 나가며 가늘고 길게 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금융이 잘못되면 그 여파는 자신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 어마어마한 타격을 주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금융기관이 다루는 돈은 바로 서민들의 예금이며 펀드자산이기 때문입니다.”

 

“…”

 

“제조업을 하신 분들은 규모를 늘이려고 합니다. 하지만 금융업은 매출 규모를 늘리면 별 이변이 없는 한 수익도 늘어나는 제조업과는 다릅니다. 여신금액이 늘어나면 부실이 생길 확률도 덩달아 늘어납니다. 투자금액이 늘어나면 투자손실을 볼 가능성이 덩달아 늘어나는 겁니다. 과거 IMF 이전 ‘여신규모 몇 조원 달성’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수많은 금융기관이 여신규모 확대 전쟁을 벌이다. 결국은 외환위기로 인해 한방에 날라갔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LG그룹의 LG카드사태도 그와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감히 말씀드립니다. 시장과 싸워서 기업을 키워나가고, 난관을 뚫고 성공을 맛본 경험이 있는 제조업의 경영자 분들이 지금까지의 성공 마인드로 금융업에 손을 댔다가는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입니다.”

 

“자네 말을 들으니 그도 일리가 있군.”

 

“얼마 전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이런 말을 본 적이 있습니다. ‘당신의 과거 성공의 경험이 미래 실패의 단초가 될 수 있다.’ 한번쯤 새겨봐야 할 말인 것 같습니다.”

증권회사에서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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