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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도요타자동차의 같은 점과 다른 점

 

우리나라와 일본을 대표하는 제조업체는삼성전자와 도요타자동차다. IT(정보통신)와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이들 글로벌 기업은 개별 회사 차원을 넘어서 양국 경제의 ‘자존심’을 상징한다.

두 기업은 창업 시기, 매출, 직원수 등 외형 지표에서 엇비슷하다. 창업 연도는 도요타자동차가 1937년으로 삼성(1938년)보다 한 해 먼저다. 그룹 전체 매출액(2014년 기준)은 도요타가 27조2345억 엔으로 삼성(22조6831억 엔)보다 앞선다. 전체 직원 수는 삼성이 약 40만 명으로 도요타(34만 명)보다 조금 많다.

창업자로부터 이어지고 있는 양사의 오너 경영은 공통점이다. 도요다 아키오 현 회장은 창업가문의 3세 경영자다. 2009년 도요타자동차의 11대 사장으로 취임했다. 삼성그룹은 창업 2세인 이건희 회장이 1년째 병상에 누워있다. 창업가문의 3세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있다.

 

## 도요타자동차와 삼성그룹, 공통점과 다른점 ##

 

일본 보수언론인 월간지 사피오(SAPIO)는 8월호 특집기사로 한국을 다뤘다. 삼성과 도요타자동차의 경영자를 비교한 기사도 실었다. 카리스마를 가진 이건희 삼성 회장과 귀공자형인 도요다 아키오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비교, 양사의 미래를 짚었다. 잡지사와 필자인 기시 겐이치의 주관적인 시각이 담긴 내용이다. 해외의 비판적 관점도 수용, 활용하면 우리 기업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에서 원문을 소개한다.

 

## 삼성과 도요타의 경영 스타일 비교 ##

 

양사의 공통점은 창업자 일족이 경영 근간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너경영은 전근대적인 스타일이란 비판을 받고 있으나 근시안주의와 의사결정의 분산화를 피할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너경영을 하고 있지만 두 회사간 차이점도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의 훈풍을 타고 2014년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 반면 삼성의 올 1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4% 감소한 약 47조 원에 그쳤다. 원화 강세와 스마트폰의 판매 부진 영향이다. 실적 부진의 이유는 또 다른 곳에도 있다.

비슷한 세습 경영이지만 양사의 DNA에 큰 차이가 있다. 삼성그룹의 총수는 창업자의 3남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선친인 이병철 회장은 1938년에 삼성을 창업, 반도체 사업에 진출해 당대에 거대 기업을 일궜다. 장남인 이맹희 씨가 경영 후계자로 지명됐으나 치열한 내부 경쟁을 거쳐 이건희 회장이 1987년 그룹 회장에 취임, 삼성을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키웠다.

“부인과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 이건희 회장은 취임 직후 국내 대기업 지위에 안주해온 회사 임직원들에게 강력한 변화를 주문했다. 당시 삼성은 해외시장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미국의 대형 할인점을 방문한 이 회장은 매장에 화려하게 전시된 일본제품과 달리 구석에 처박혀 먼지를 뒤집어 쓰고있는 삼성 제품을 보고 큰 충격과 위기감을 느꼈다.

시장이 적은 한국에선 아무리 대기업이 돼도 의미가 없다. 세계 1위 자리에 오르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다. 최근 스마트폰의 특허권을 둘러싸고 미국 애플과 거친 소송을 벌이는 것도 경영자로서의 생존본능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 도요타자동차, 세계 1위에도 국내 생산 중시 ##

 

도요타자동차그룹의 출발점은 섬유기계 메이커다. 섬유산업의 불황기 때 자동차 제조로 전환했다. 창업기를 지탱해온 도요타 사기치와 도요타자동차를 설립한 아들 도요다 기이치로 등 우수한 경영자들이 있었다. 하지만 탁월한 경영 판단으로 기업성장을 주도한 삼성의 이씨 부자와 비교하면 영향력이 적은 편이다. 오너 3세 사장인 귀공자풍의 도요다 아키오는 취임 당시 ‘도련님’으로 야유받기도 했다.

걸출한 경영자 개인이 기업 성장을 이끈 삼성과 달리 도요타는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일본경제의 성장과 함께 사업을 확대해왔다. 국가와 성장에 발맞춰 회사를 키웠다. 자동차 산업을 발전시켜 국가 융성에 기여했다.

도요타자동차의 ‘산업보국(産業報國)’ 사상은 도요다 가문에 대대로 전수됐다. 세계 1위 자동차 회사에도 불구, 국내 공장에서 생산의 30%를 유지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동북 지방의 공장이 폐쇄됐을 때도 아키오 사장은 공장 유지를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미국과 전면전을 펼치며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선 삼성. 세계를 의식하면서 일본 지반을 지킨 도요타자동차. 양사의 차이점은 경영 스타일에도 드러난다.

 

## 신상필벌 인사 강조한 이건희 삼성 회장 ##

 

이건희 회장은 철저한 톱다운 방식의 경영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신상필벌과 성과주의의 인사원칙이 이를 뒷받침한다. 약 40만 명의 직원을 가진 삼성그룹에는 2000여명의 임원이 있다. 임원이 되면 고액 연봉과 고급 승용차 등 파격적인 혜택을 누린다. 상무로 승진하면 보수가 수십% 늘어나고, 전무가 되면 두 배 이상 증가한다.

임원은 모든 사원들의 꿈이다. 하지만 임원이 되는 평균 연령인 46세까지 승진하지 못하면 퇴직 위기에 몰린다. 게다가 임원이 돼도 압박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경영 실적으로 제대로 내지 못하는 임원들은 돌연 회사를 떠나거나 장기휴가 명령을 받는 인사도 있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이 평소 자주 강조하는 ‘어록’이 있다. “나의 인사방침은 신상필벌이다. 매우 일 잘하는 사람은 과감하게 발탁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에겐 기회를 주지 않는다.”

도요타그룹의 전체 직원은 약 34만 명. 하지만 이들 임직원을 묶는 것은 삼성과 정반대 사상이다. 모노즈쿠리 현장에서 만들어진 인재육성 방식이다. 업무상 과실이 일어나도 ‘사람을 벌하지 않고, 그런 시스템(방식)을 고치는 것’이다. 사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개선(가이젠)해 회사 업무 역량을 높이는 형태다.

아키오 사장은 평소 다음과 같은 말을 강조한다. “현장은 더욱 자유롭게 해도 좋다. 그 대신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결과와 숫자에 따른 흔들리는 일이 없는 창업가문 사장다운 말이다. 아키오 사장은 취임 이후 숫치 목표를 내세운 적이 없다. 그는 대신 “더욱 좋은 자동차를 만들라”고 강조하곤 했다.

그렇다면 좋은 자동차는 뭘까. 사장이 직접 정의한 적이 없기 때문에 개개인들이 ‘좋은 자동차’의 개념을 스스로 파악해야 했다. 아키오 사장은 이 점에 대해선 반성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7대 사장 이후 3대 연속 창업가문이 아닌 전문 경영인이 사장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도요타는 숫치 목표에 묶여 확대 성장 정책을 추구했다. 이를 위해 수익성이 기대되는 대중차 생산에 매달렸다. 실제 1990년 대 후반부터 2007년까지 도요타는 거의 매년 해외에 신공장을 신설, 연간 50만 대 규모로 생산대수를 늘렸다.

하지만 회사 능력을 넘어선 공격 경영의 결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동차 수요 급감으로 위기를 맞았다. 공장가동률은 급락했고, 급기야 4000억 엔이 넘는 영업적자를 냈다. 반석위에 놓인 것처럼 보였던 누각이 실제론 위기를 잉태했다는 것을 아키오 사장은 인식했다.

고위 간부들은 최고경영자(CEO)에게 좋은 것만 전한다. 모노즈쿠리의 ‘혼’을 잃은 현장에선 ‘무개성적’인 자동차밖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아키오 사장은 일대 개혁을 추진한다. 그것은 현장에 권한을 대폭 넘겨주는 조치였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취임 초기 ‘쇼크 요법’으로 사내 개혁에 착수한 것과 대조적인 경영 스타일이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해 5월 자택에서 쓰러진 뒤 1년 넘게 무의식 상태로 입원 생활을 하고 있다. 사장의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사원들을 몰아부쳐 급성장한 기업은 그 원동력을 잃으면 급속이 성장세가 둔화된다. 이제 거대 삼성을 이끌 임무를 맡은 경영자는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뒤 일본 게이오대와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엘리트다. 하지만 자신이 손댄 사업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다. 삼성의 엄정한 신상필벌 인사 속에 커온 일부 사원들 사이에선 “왜, 실력도 없는데 최고경영자가 되는가”라는 지적도 나온다.

후계를 둘러싼 다툼으로 조직이 약화되는 것은 많은 한국 기업들이 안고 있는 문제다. 경영난을 불러왔던 현대자동차나 최근엔 롯데그룹에서도 후계 자리를 놓고 형제간 분란이 있었다. 이건희 회장 이후 삼성의 경영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그런 삼성 입장에서 같은 세습 기업이면서 삼성과 정반대로 경영을 해온 도요타자동차가 참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1988년 말 한국경제신문에 입사했습니다.
2004년 3월 도쿄특파원으로 발령받아 2007년 3월 말까지 도쿄에서 근무했습니다. 2004년 3월 도쿄특파원으로 발령, 도쿄특파원 근무를 마친 후 2011년 3월부터 한경닷컴 뉴스국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숙명여대, 선문대 등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교양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저서로 '일본 기업 재발견(중앙경제평론사)' '다시 일어나는 경제대국,일본(미래에셋연구소)' '창업으로 하류사회 탈출하기(중앙경제평론사)'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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